'뷰티업계 애플' 꿈꾸는 에이피알, 올해 신개념 서비스 낸다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이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후에도 '뷰티업계 애플'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널디, 에이프릴스킨 등 다수 패션·뷰티 브랜드를 운영하는 D2C(소비자와의 직접거래) 기업에서 '테크(기술)'를 결합하면서 홈뷰티 디바이스 강자로 떠오른 만큼, 테크 부문은 에이피알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에이피알은 특히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톱티어(일류) 뷰티테크' 기업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는데, 글로벌 지역을 아우르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을 어떻게 선보일 지 주목된다.

에이피알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상장 계획과 미래 사업 비전 및 전략에 대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와 신재하 에이피알 CFO(최고재무책임자)·부대표가 참석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안신혜 기자)

김병훈 대표는 이날 "홈뷰티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뷰티 시장 패러다임을 전환, 국내를 넘어 뷰티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에이피알은 원천 기술을 보유하며 경쟁력있는 국내 1위 홈 뷰티 디바이스 기업으로, 향후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더해 글로벌 1위 뷰티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글로벌 홈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35%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화장품, 에스테틱, 피부과 등을 포함하는 스킨케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4.6%의 7배 높은 수준이다.

에이피알이 패션·뷰티 브랜드 운영 D2C 기업에서 상장 후 시가총액 1조원 이상으로 전망되는 IPO 대어로 꼽히는 현재의 모습을 갖춘 데에는 기존 뷰티 사업에 기술을 접목해 ‘테크기업’으로 변모한 것이 주효했다. 뷰티 솔루션 브랜드 메디큐브가 뷰티 디바이스를 출시하면서다.

에이피알은 여기에 향후 AI 기술을 기반으로 홈뷰티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높여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22년 5월 <블로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뷰티업계 애플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패션 및 뷰티 브랜드나 뷰티 디바이스를 포함하는 제조업, 하드웨어 영역에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가 강력히 결합된 사업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 김 대표는 교환학생으로 갔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PC에서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 기기로 인터넷 환경이 변화하면서 창업을 결심하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이 소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다.

에이피알은 자사 뷰티 솔루션 브랜드 '메디큐브'의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 시리즈와 앱의 높은 호환성을 지향하고 있다. 회사는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와 앱을 함께 출시했다. 에이지알 앱은 소비자의 홈케어 패턴을 읽거나 디바이스를 통한 케어 전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가령 소비자가 디바이스 사용 요일을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로 설정하면 특정 날짜에 알림을 전달하는 식이다. 기기별로 등록해 사용할 수 있어 보다 전문적인 홈케어 루틴을 만들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디바이스 사용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에이피알의 뷰티 솔루션 브랜드 '메디큐브'의 뷰티 디바이스 기기 호환 애플리케이션 '에이지알' 서비스. (사진=에이지알 앱 화면 갈무리)

또 김 대표는 이날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화 추천 솔루션을 고도화해 고객 락인효과(소비자를 묶어두는 효과)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에이피알은 하드웨어 디바이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며 "디바이스 사용에 따른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에게 맞춤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맞춤형 데이터로 고객 경험을 향상시켜 고객들의 메디큐브 에이지알 브랜드 충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는 곧 에이피알의 핵심 목표인 글로벌 1등 뷰티테크 기업 달성과도 맞닿아 있다. 에이피알은 향후 에이지알 앱을 통해 글로벌 지역을 아우르는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블로터>에 "(뷰티 디바이스 사용 방법을 제시하는 목적으로 앱을 론칭한 이후)앱 서비스의 경우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처음부터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고,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모수도 넓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기능도 점차 추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제품 부스터 프로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이후, 새로운 개념의 앱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김 대표는 "(부스터 프로를)2월 국내에, 향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이후 앱 서비스와 관련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국내와 해외 소비자를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소비자 통합 서비스가 될 것이다. 아마 올해 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에이피알은 '초개인화(개인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에 방점을 찍고 인공지능을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 뷰티 디바이스로 직접 피부를 스캔, 초개인화 케어 방향을 제시하는 등의 청사진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피알은 현재 본사 디지털플랫폼실을 통해 IT(정보기술) 및 자사 앱 연동을 포괄하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에이피알의 공모가는 희망밴드(14만7000원~20만원) 상단을 초과한 25만원으로 이날 오후 결정됐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외에도 패션 브랜드 '널디'와 뷰티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등 다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보라색 트랙수트', '김희선 뷰티템' 등 브랜드 인지도 또한 높다.

에이피알은 2020년 글로벌피부과학연구원을 설립한 뒤 2021년 메디큐브의 디바이스 '더마ems샷'을 선보였다. 이후 이듬해인 2022년에는 'ATS에어샷', '유쎄라딥샷', '부스터힐러'를 연달아 출시하며 홈뷰티 디바이스 시장 선점을 이어갔다.

2018년 연매출 1000억원 규모였던 에이피알은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3718억원, 영업이익 698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9%, 277.6% 증가한 수치다. 설립 초기인 2014년부터 2022년 에이피알의 매출액 CAGR(연평균성장률)은 157.4%다.

안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