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가스 누출' 의정부 맑은물사업소, 정수장 설비 바꾼다

김지호 시의원 "사고 후 점검 불구
또 누출된건 집행부 관리 소홀 탓"
사업 담당 "지난해 설계 완료 사안
7월까지 교체 작업 마무리할 것"
22일 의정부시 맑은물사업소 내 가능정수장 염소투입 저장실에서 소독설비 교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석중기자

의정부시 맑은물사업소 내 가능동 정수장에서 두 차례 맹독성 염소가스가 누출돼 시의회의 지적을 받은 가운데, 시가 염소가스 사용을 중단하고 안전한 살균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소독설비 교체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 13일 오후 1시 3분경, 의정부시 맑은물사업소가 운영하는 가능동 정수장에서 염소가스저장탱크 3기중 예비탱크 1기 헤드밸브쪽에서 유해화학물질인 염소가스(20-40ppm)가 누출됐다.

이어 불과 닷새 만인 19일 0시 25분경, 가능동 정수시설 염소용기에서 5킬로그램 상당의 염소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의정부시의회 김지호 의원은 지난달 열린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염소가스는 정수시설에서 수돗물 살균제로 사용되고 있으나, 화학물질관리법상 염소가스는 유해 화학물질로 산화력이 강한 맹독성 가스"라며 "공기중에 30-50ppm 농도로 30분~ 1시간 정도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 사고 발생 이후, 염소가스 공급업체가 보수점검을 했는데도 닷새 만에 재차 염소가스가 누출된 것은 염소가스를 공급하는 업체의 안전 점검 미흡과 공급업체를 관리하는 집행부의 관리 소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행부는 의정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의정부시 맑은물사업소 내 가능정수장 염소투입 저장실 내부 모습. 이석중기자

도내 정수장을 운영하는 27개 지자체 가운데 수원을 비롯한 14개 지자체는 이미 대체 소독제로 맹독성이 없는 차아염소산나트륨(차염)을 사용하고 있지만, 의정부를 비롯한 13개 지자체는 여전히 염소가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염소가스가 눈이나 코, 목의 점막에 닿으면 피부나 살이 짓무르며 다량 흡입할 경우 폐에 염증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2차 누출사고 이후 정수장 가동을 멈추고 안전한 물질인 차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소독설비 교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맑은물사업소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설비 교체를 검토해 9억원의 예산을 세우고 실시 설계까지 완료했던 사안"이라며 "긴급 발주를 통해 공사에 착수했고 오는 6~7월 경 교체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홍기·이석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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