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위기 파훼법]⑧ 디지털헬스케어 판 키우는 대웅제약…두 가지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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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 제약사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봅니다.

프리스타일 리브레/사진 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선제적으로 시장 형성에 나서며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점과 의약품 판매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대웅의 디지털헬스케어, 혈압·혈당부터 실명질환 진단까지

최근 대웅제약은 반지형태의 연속혈압측정기 '카트 비피'의 판권을 확보했다. 카트 비피는 환자의 혈압 변동기록을 24시간동안 체크해 자동으로 가면고혈압·백의고혈압·저혈압 등의 유무를 병·의원으로 전송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24시간동안 커프를 착용해야하는 기존의 연속혈압측정기의 불편함을 해소하면서 지난 6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결정됐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0년부터 애보트의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를 판매중이다. 프리스타일 리브레는 손가락 채혈 통증없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혈당 수치와 혈당 수치의 흐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당뇨 관리를 좀 더 간편하게 해준다. 측정기기인 프리스타일 리브레 센서는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이 지원된다.

여기에 더해 대웅제약은 내과에서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중대 안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진단보조 솔루션 '위스키'와 안저카메라 '옵티나 제네시스'의 판권을 확보했다. 위스키는 AI를 활용한 실명질환 진단 플랫폼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3대 질환인 당뇨성 망막병증·황반변성·녹내장을 내과 및 가정의학과에서도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반지형 혈압감시기 '카트 비피'/사진 제공=대웅제약

신규 시장 선점·내과 의약품 영업 시너지 기대

대웅제약의 적극적인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진출은 아직 미성숙한 시장에서 빠르게 주도권을 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세부 규정이 확립되지 않은 분야다. 진단 책임과 신뢰성 등이 이슈로 제기되고 있으며 정부 당국도 인허가부터 관리지침까지 새로운 규정을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보다는 시장에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기기를 빠르게 보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이 판매하는 주력 품목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대웅제약이 판매하는 디지털헬스케어 기기는 모두 내과에서 사용하는데 최적화돼있다. 주요 만성질환의 진단과 모니터링을 책임지는 기기다. 내과와 디지털헬스케어 기기와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 펙수클루(펙수프라잔) 등 자사 신약을 함께 파는 전략도 취할 수 있다.

실제로 SGLT-2억제제 기전인 대웅제약의 엔블로는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 성분 의약품들과 경쟁중인데, 이 성분들은 이미 다수의 국내제약사들이 제네릭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펙수클루 역시 동일한 P-CAB기전의 케이캡(테고프라잔)은 물론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제제들과의 매출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당뇨병(엔블로)과 위식도역류질환(펙수클루) 치료제 시장은 내과에서도 영업활동이 가장 활발한 영역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헬스케어 포트폴리오는 대웅제약이 의료진과 영업인력들의 접점 강화를 노리면서 장기적으로 엔블로와 펙수클루 등의 내과질환 치료제의 매출을 확대하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이라며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 공급을 통해 쌓아 온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공격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