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서울시장실 책상 뒤편에 샤워실 .. 부산시장실엔 화장실·탈의실

김도연 기자 2020. 7. 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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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대형스크린(왼쪽 벽면)을 통해 서울시 정보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디지털 시민시장실’로 바뀐 서울 중구 서울시청 6층 시장 집무실 모습. 박원순 전 시장이 사망한 뒤 현재 시장 집무실 문은 잠겨 있다.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 이목 집중된 지자체장 집무실

광역단체장 집무실 기준면적 165.3㎡…침실설치는 지자체 자율

서울시장실 기준면적 맞췄지만

직원도 모르는 ‘비밀공간’ 논란

부산시장실 별도 접견실 마련

오거돈 사퇴뒤 집무실은 폐쇄

권영진 대구시장 집무실 74㎡

코로나 당시 야전침대 들여놔

경기지사실 접견실 따로 없이

책상·회의용 테이블로만 구성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 씨 측이 시장 집무실을 추행당한 장소로 거론하면서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 수장의 ‘집무실’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공기관장의 집무실 규정과 실태 등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집무실이 시민을 위한 행정의 핵심공간인 만큼 이번 기회에 공공기관의 집무실을 모두 점검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2일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무총장은 “말로는 투명한 시정을 외쳤지만 실제는 투명하지 못했던 공간으로 인해 박 전 시장의 철학과 정반대의 일이 일어난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집무실 공간’을 낱낱이 조사, 국민에게 공개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화 청사’ 논란 뒤 시행령 제정 강화 =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자체 단체장 집무실의 기준 면적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으로 규정돼 있다.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및 특별자치도의 기준 면적은 165.3㎡이다. 기초자치단체인 시의 경우 행정구 유무에 따라 구분돼 적용된다. 천안·용인·고양·수원·안산 등 행정구가 설치된 시는 132㎡, 행정구가 설치되지 않은 시는 99㎡가 기준 면적이다. 군 및 자치구는 99㎡이다. 기준 면적은 비서실과 접견실을 포함한 면적이다. 장·차관급 44개 정부기관도 정부청사관리규정 시행규칙에 따라 165.3㎡가 집무실 기준 면적이다.

지자체장의 집무실 기준면적을 시행령으로 규정한 것은 2010년 8월이다. ‘호화 청사’ 논란이 불거지자 지자체 조례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것을 청사면적과 함께 지자체장 집무실 면적도 법령으로 규정해 강화한 것이다. 2009년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은재(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자치단체장 집무실 면적 현황’에 따르면 16개 광역시·도의 경우 단체장 집무실 평균 면적은 267.43㎡로 기준면적인 165.3㎡보다 무려 100㎡나 초과하는 등 전국 시·군·구 단체장 집무실의 평균면적은 기준면적에 비해 30∼100㎡가량 더 넓었다.

집무실 내 공간운영에 대한 별도의 제한 규정은 없다. 행안부 관계자는 “집무실 내 샤워실, 화장실, 간이침대 등 설치는 지자체 자율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집무실 운영 실태 = 박 전 시장이 지난 9일 사망하기 전까지 사용했던 집무실은 서울시청 6층 일부에 자리하고 있다. 전체면적은 165㎡로, 집무실 기준 면적에 맞췄다. 시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비서실(52㎡)이 나오고, 비서실 안쪽 출입문을 통해 시장 집무실(113㎡)로 들어갈 수 있다. 박 전 시장은 ‘열린 시장실’을 표방하면서 집무실 한쪽을 통유리로 만들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그의 사망 후인 현재 집무실 문은 잠겨 있다. 서울시장 집무실은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 씨 측이 13일 기자회견에서 “범행 발생 장소는 시장 집무실과 그 안의 침실 등이었다”고 밝히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앞서 여러 언론은 박 전 시장이 2013년 신청사 입주 당시 집무실 안에 샤워실과 화장실, 간이침실 등을 마련한 바 있다고 전했다. 샤워실과 화장실, 간이침실 등은 시가 신청사에 입주한 뒤 처음으로 지난해 1∼4월 시장 집무실에 대해 리모델링을 시행한 후에도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들은 박 전 시장의 사적 공간으로 활용돼 시 일반 직원들에게는 노출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책상 뒤편 벽에 가려져 노출되지 않는 곳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 23일 성추행 사실을 밝히며 사퇴하기 전까지 사용했던 부산시장실은 7층에 집무실(121.5㎡)과 비서실(43.8㎡)로 나누어져 있다. 의전실 개념의 접견실(99㎡)은 별도로 마련돼 있다. 1998년 2월 시청이 현재 위치로 온 이후 22년 동안 그대로 사용 중이다. 집무실엔 최대 20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사각형 형태 탁자와 의자, 6명가량이 앉을 수 있는 원탁 및 의자, 시장 책상과 휴식공간이 있다. 휴식공간에는 화장실과 탈의실 등이 있다. 현재 외부인사를 위한 접견실만을 간간이 사용하고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이 부시장실을 사용해 비서실과 집무실은 3개월 가까이 폐쇄된 상태다.

대구시청 본관 2층에 있는 권영진 시장 집무실 전체 면적은 164㎡다. 이 가운데 집무실은 74㎡, 접견실은 40㎡, 비서실은 50㎡다. 권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에서 확산할 당시 35일 동안 집무실에 야전 침대를 마련하고 쪽잠을 자기도 했다.

최근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부활’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집무실 면적은 100.8㎡로 별도의 접견실 없이 책상과 회의를 위한 테이블로 구성돼 있다. 집무실 안에 세면과 용변 정도가 가능한 화장실이 있다. 집무실 옆에는 59.85㎡ 면적의 비서실이 자리 잡고 있다.

◇“간이침실·샤워실 등 사적 공간 있어선 안 돼” = 박 전 시장의 집무실 성추행 의혹을 계기로 집무실 공간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임헌조 사무총장은 “기관장의 집무실이 투명하지 않은 음습한 공간이라면 공적인 일이 아닌 탈법·불법을 저지를 수 있는 어두운 공간, 일탈의 장소가 될 수 있다”며 “간이침실, 샤워실 등을 갖춘 서울시장 집무실의 사례처럼 시 공무원들도 존재를 모르는 사적 공간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무실 개선 목소리는 정치권에서도 나왔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특단의 대책으로 “단체장 집무실의 침대를 없애고 가급적 투명유리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남해군수 7년간 안이 훤히 보이는 투명 유리 벽 집무실에서 근무했다”며 “염태영 수원시장은 독대 자체를 없애기 위해 기록 비서를 옆에 두고 사람을 만난다고 하니 그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김도연·최준영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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