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Nostalgia] '가교가 된 터미네이터' 마르틴 스크르텔 – 181

이형주 기자 2020. 7. 18.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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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스크르텔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 온 것에서 나온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일주일에 한 명씩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 '가교가 된 터미네이터' 마르틴 스크르텔 - <181>

지난 26일 맨체스터 시티가 첼시 FC에 EPL 31라운드에서 1-2로 패배했다. 이로 인해 맨시티는 역전 우승 가능성이 사라졌고 리버풀 FC가 올 시즌 EPL 왕좌에 오르게 됐다. 30년 만의 우승이자, 1992/93시즌 잉글랜드 1부리그가 EPL로 새 출범한 이래 첫 우승이다.

위르겐 클롭 하 리버풀 선수들이 그야말로 위대한 업적을 이뤄낸 셈이다. 물론 위업은 현재 선수단이 만든 것이지만 2015/16시즌 클롭 감독 부임 이래 가교 역할을 해준 선수들이 있었다. 그 중 한 명인 이 선수도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된 뒤 "챔피언들♥"이라는 말이 적힌 게시물로 옛 동료들에게 축하를 건냈다. 

스크르텔은 1984년 슬로바키아 한들로바에서 태어났다. SME Sport에 따르면 EPL로 입성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러하듯 스크르텔은 자국에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이에 AS 트렌친에서 1군 데뷔에도 성공했다. 이후 러시아 제니트 상테 페테르부르크로 이적한 그는 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하게 됐다. 

당시 제니트는 자국 내 강팀이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컵 등 유럽 대회를 오가는 클럽이었다. 스크르텔은 제니트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유럽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를 얻게 됐다. 2007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낸 그는 EPL 클럽들의 관심을 받게 됐고 2008년 1월 리버풀 FC로 전격 이적하게 됐다.

당시 리버풀은 다니엘 아게르와 제이미 캐러거라는 굳건한 센터백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아게르는 잦은 부상, 캐러거는 노장으로 불안감을 공존하던 상황이었다. 이에 리버풀이 스크르텔 영입에 힘을 쓴 것이다. 

당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크르텔은 용맹하고, 빠르며 공중볼 경합에 능하다. 멘탈리티 또한 좋다. 현재 좋은 선수지만 미래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그의 영입을 반겼다. 

스크르텔은 "명문 클럽 리버풀에 합류해 기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리버풀이 호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첫 시즌 적응을 마친 스크르텔은 점차 주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었으나 십자 인대 파열이 이를 가로 막는다. 스크르텔은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2008년 10월 상대 수비수 체드 에반스와 경합 후 착지 과정에서 후방 십자인대를 다쳐 부상으로 아웃됐고 이후 회복과 재활, 복귀에 온전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버풀은 2008/09시즌 맨유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다 준우승에 머물게 되는데, 부상으로 팀을 온전히 돕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크르텔 역시 마음이 좋지 않았던 시즌이 됐다. 

하지만 한 시즌 뒤인 2009/10시즌 역시 스크르텔이 부상 악령에 시달리게 됐다. 영국 언론 BBC에 따르면 이번에는 스크르텔이 시즌 중 중족골 부상으로 입었는데 이에 리그 19경기, 모든 대회 29경기에 출전에 그친다. 대개 EPL 주전 센터백들은 30경기 이상을 소화한다. 스크르텔이 나올 때마다 잘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리버풀 이적 후 잦은 부상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스크르텔은 2010/11시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고질병이었던 잦은 부상 문제를 이겨냈고 주로 아게르, 때로는 캐러거와의 호흡 면에서 물이 올랐다. 케니 달글리시 감독 역시 스크르텔에 무한 신뢰를 보내며 실력 상승을 도왔다. 스크르텔은 리버풀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했고 해당 시즌 모든 대회 49경기를 소화했다. 

2011/12시즌은 스크르텔에게도 리버풀에도 긍정적인 시즌이었다. 직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스크르텔은 수비진의 중추로 활약했다. 이 뿐만 아니라 2011/12시즌 리그컵 우승을 견인하며 리버풀의 우승 가뭄을 해갈시켰다. 

2012/13시즌을 앞두고 스완지 시티에서 패스 축구로 이름을 알린 브랜든 로저스가 리버풀에 부임했다. 최후방부터 빌드업을 중시하는 로저스 감독의 축구 하에서 스크르텔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초반 실수가 이어지자, 본인 역시 자신감을 잃었다. 이 시즌 스크르텔은 리그 2라운드 맨시티전에서 백패스 미스로 패배의 원흉이 되는 한편, FA컵 탈락의 단초도 제공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을 통해 "확실히 내가 리버풀에 머물렀던 시즌 중 최악이었다"라고 그가 회고할 정도였다. 

다시 마음을 추스린 스크르텔이었지만 2013/14시즌은 통한으로 남았던 시즌이었다. 리버풀은 이 시즌 2008/09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리그 왕좌에 도전했다. 초반 무서운 기세로 크리스마스까지 1위를 질주하던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막판 추락하며 맨시티에 역전 우승을 내주게 됐다. 시즌 내내 헌신했던 스크르텔이 크리스탈 팰리스전 결정적 3-3 무승부 이후 슬픔의 눈물을 흘릴 때 팬들도 함께 울었다. 

스크르텔이 헌신한 리버풀. 그 홈구장 안 필드.

어느새 유망주 스크르텔은 리버풀의 어엿한 베테랑이자 핵심 수비수가 돼 있었다. 스크르텔은 단순히 대인 마크를 하는 것을 넘어서 마마두 사코, 데얀 로브렌 등 리버풀 신입 센터백들의 적응을 도왔다. 그리고 2015/16시즌이 찾아왔다.

스크르텔은 2015/16시즌 다시 부상에 신음했다. 이 시즌 리버풀은 로저스 감독 하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결국 그가 경질되기에 이르렀다. 10월 리버풀에는 경질 당한 로저스를 대신해 위르겐 클롭이라는 독일 명장이 도착한다. 

하지만 이 클롭이라는 명장도 마법사가 아닌 이상 바로 단번에 역량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스쿼드를 점진적으로 발전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그 가교 역할을 해준 것이 스크르텔이었다. 스크르텔은 리버풀 베테랑으로 클롭 감독이 자신의 축구를 펼쳐보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에 기여했다. 

헌신한 스크르텔이지만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자신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리버풀에는 2016년 여름 조엘 마티프와 라그나르 클라반이라는 새로운 센터백이 영입됐다. 스크르텔은 이에 팀을 떠나게 됐다. 스크르텔의 새로운 행선지는 터키 페네르바체 SK였다. 

스크르텔은 페네르바체에서 3년간 뛰었다. 이후 영국 언론 <토크 스포츠>에 따르면 세리에 A 아탈란타 BC로 2019년 이적이 확정되며 빅리그 복귀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아탈란타가 요구하는 몸상태를 맞추지 못했다.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한 뒤 스크르텔은 다시 터키의 이스탄불 바삭셰히르로 이적했고 현재도 그 곳에서 헌신하고 있다. 

◇EPL 최고의 순간

2013/14시즌 16라운드에서 토트넘 핫스퍼와 리버풀이 맞붙었다. 이날 경기는 해당 시즌 리버풀 경기력의 끝을 보여준 경기였다. 리버풀은 공격수들은 5골을 몰아치며 토트넘을 압박했고, 반대로 수비 과정에서는 상대를 완벽히 봉쇄했다. 리버풀은 5-0 대승을 거뒀고 스크르텔 역시 그 안에 있었다. 

파이팅 있는 수비를 보였던 스크르텔. 세르히오 아구에로와의 몸싸움.

◇플레이 스타일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는 EPL에서도 손꼽히는 피지컬을 지닌 선수였다. 상대 선수와의 공중볼 싸움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고 속도도 준수했다. 잔부상이 많지 않았다면 리버풀에 더 많은 것을 선물할 수 있었던 선수였다.

◇프로필

이름 – 마르틴 스크르텔

국적 – 슬로바키아

생년월일 - 1984년 12월 15일

신장 및 체중 – 191cm, 81kg

포지션 – 센터백

국가대표 기록 – 104경기 6골

EPL 기록 – 242경기 16골

◇참고 영상 및 자료

프리미어리그 2007/08시즌~2015/16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리버풀 FC 공식 홈페이지

<트랜스퍼 마켓> - 선수 소개란

<리버풀 에코> - Reds in £6.5m Martin Skrtel swoop

SME Sport – Škrtel má obmedzené možnosti, zvažuje odchod z Liverpoolu

<가디언> - Martin Skrtel admits he may move on after 'worst Liverpool season'

<토크 스포츠> - Martin Skrtel: Former Liverpool defender has Atalanta contract terminated THREE weeks after joining Serie A outfit

<레퀴프> - Transferts : Martin Skrtel en renfort à l'Istanbul Basaksehir

<데일리 메일> - I feared my career was over, says injured Liverpool defender Skrtel

BBC - Martin Skrtel extends Liverpool contract until 2014

ESPN - Liverpool's 2010-11 squad under Roy Hodgson: Where are they now?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리버풀/안 필드), 뉴시스/AP, 스카이 스포츠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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