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로드]계란과 병아리 사이..'곤계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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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문화입니다.
곤계란은 부화하기 직전에 오리나 닭의 알을 삶은 요리다.
곤계란은 `곪은 계란`을 줄여서 부른다.
국물을 마시려고 곤계란을 먹는 이도 있을 정도로 요리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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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인 거부감 이겨내면 맛 일품이라는데
건강해칠 우려 있어 유통은 불법
음식은 문화입니다. 문화는 상대적입니다. 평가 대상이 아니죠. 이런 터에 괴상한 음식(괴식·怪食)은 단어 자체로서 모순일 겁니다. 모순이 비롯한 배경을 함께 짚어보시지요.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요. <편집자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곤계란은 부화하기 직전에 오리나 닭의 알을 삶은 요리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다. 곤계란은 `곪은 계란`을 줄여서 부른다. 부화에 실패한 달걀을 버리지 않고 먹는 것이다. 동물의 사체를 버리지 않고 먹는 점에서 괴식로드 6편에서 다뤘던 애저와 기원이 유사하다.

일단 먹으면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삶은 알의 윗부분을 깨어서 안에 있는 육수를 먼저 마신다. 국물을 마시려고 곤계란을 먹는 이도 있을 정도로 요리의 핵심이다. 부화를 앞둔 것일수록 국물이 진한 편이다. 낳은 지 10일짜리를 보통으로 먹는데 길게는 보름된 것도 먹을 수 있다. 계란이 통상 부화하기까지 21일이 걸리니 이 기간에 가까워질수록 성체에 가깝다.
식감은 부드럽되 먹다 보면 오도독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뼈나 부리가 씹히기 때문이다. 저 안씹히는 뼈는 뱉으라고 조언한다. 가끔 깃털이 이 사이에 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즐겨 먹는다. 중국에서는 `모계단`이라고 부르고 필리핀에서는 `발룻`(Balut), 베트남에선 `쯩빗론이나 `홋빗론`이라고 부른다. 동남아에서는 길거리에서 파는 흔한 음식이다. 현지에서는 이걸 보양식으로 즐기는 이들도 상당하다. 몸에 좋다면 가리지 않는 한국에서도 이 음식이 빠질 리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곤계란의 유통을 법으로 금지한다. 유통하는 과정에서 변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부화에 실패한 계란은 상한 계란으로 보는 것도 맞다. 법으로 곤계란 유통을 막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보양식으로 먹다가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악용으로 곤계란을 쓰는 데 대한 효능도 검증되지 못했다. 선천적인 결함으로 부화하지 못한 재료가 약재로서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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