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위: 태국 정부, 텔레그램 앱 차단 조치.. 시위 막을 목적

조회수 2020. 10. 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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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위대는 시위을 조직하기 위해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열린 방콕 반정부 시위 현장

태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가 사용해온 메신저앱인 텔레그램을 차단하라고 인터넷 업체에 지시한 사실이 알려졌다. 관련 내용이 담긴 유출 문서가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다.

경찰은 또한 집합금지를 위반한 혐의로 언론사 4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태국에서는 총리 퇴진과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집회가 수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집회금지 긴급조치에도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 육군 수장 출신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왕정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등 전반적인 개혁을 외치고 있다.

당국은 지난 15일 집회를 금지하는 비상 긴급조치를 내렸지만, 수도 방콕을 비롯해 태국 전역에서 시위는 계속 진행 중이다.

13일을 기점으로 최소 80명이 체포됐다. 태국에는 군주제 비판을 엄격하게 금하는 국왕모독죄가 있다. 구금된 사람들이 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면 긴 형량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왜 텔레그램 사용을 금했나?

지난 19일 태국 현지 언론은 경찰이 검열 구상이 담긴 공식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소셜미디어상에서는 '기밀 사항'이라고 표시된 복사본이 유출됐다.

텔레그램은 태국 시위대가 빠르게 시위를 조직하기 위해 사용하는 메신저 앱이다.

유출 문서는 인터넷 검열 권한을 지닌 태국 디지털 경제사회부가 제작한 것으로 수신 기관은 중앙방송통신위원회였다.

시위대는 '세 손가락 경례' 수신호를 상징처럼 사용한다. 이는 압제에 맞선 묵인의 저항을 뜻한다

문서에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모든 이동통신사에 텔레그램 사용 중단을 공지하기 위해 중앙방송통신 위원회의 협조를 구한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와는 별도로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시위 모임인 '자유청년(Free Youth)'을 차단하라고 디지털 부처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시위를 이끄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런 조치가 민주화 운동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경찰은 또 시위를 실시간으로 전해온 쁘랏차타이, 보이스TV, 더리포터스, 더스탠더드 등의 언론사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는 어떻게 시작됐나?

태국에서는 과거에도 정치 불안과 시위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당국의 야당 해산 결정이 새로운 분수령이 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3월 태국에서 열린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군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선거였였던 만큼 당시 선거권을 처음으로 행사하게 된 유권자가 중요한 표밭이었다. 젊은 유권자들에게 총선은 수년간의 군정에서 탈피할 변화의 기회로 여겨졌다.

총선 결과 군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쁘라윳 찬오차가 재집권했지만, 젊은 층이 지지하던 퓨처포워드당(FFP)도 의석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결과를 냈다.

그러나 지난 2월 헌법재판소는 군부 정부와 각을 세워 온 FFP 해산 결정을 내렸다. FFP가 타나톤 중룽르앙낏 당 대표로부터 차관을 받은 것이 정당법 위반이라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FFP가 해산되자 태국 젊은이 수천 명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시위는 모임을 금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중단됐으나, 지난 6월 저명한 민주화 운동가가 실종되면서 다시 시작됐다.

완찰레암 삿삭싯

2014년 캄보디아로 도피한 완찰레암 삿삭싯은 거리에서 정체불명의 차량에 실려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태국 정부가 이 사건 배후에 있다고 비난했다.

시위대는 또 왕실 자산을 사유화하겠다고 밝힌 국왕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방콕에 본부를 둔 모든 군부대를 직접 지휘하겠다는 국왕의 결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국왕의 왕정 집중 조치들은 태국 현대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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