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만히 앉아 땅 넘겨받은 호반건설..회장 측근 동원?

최경재 2020. 10. 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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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아파트 단지나 상가를 지을 수 있는 노른자 땅, 공공 택지를 분양할 때 추첨을 해서 선정합니다.

대형 건설사가 독점하는 걸 금지하고 여러 건설사에 기회를 주기 위해서인데요.

어찌된 게, 결국은 이 땅들이 특정 건설사로 넘어간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최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에 호반건설이 세운 아파트 단지입니다.

축구장 9개를 합친 규모.

1,500세대가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LH로부터 이 택지를 낙찰받은 업체는 호반건설이 아닌 다른 중소건설업체.

무려 134:1의 경쟁률을 뚫었습니다.

이 업체는 낙찰받은지 일주일 만에 호반건설에 택지 전체를 팔았습니다.

금액도 420억원 그대로였습니다.

근처의 또다른 아파트 단지.

약 6백 세대가 조성됐는데, 이 택지도 같은 중소건설업체가 낙찰을 받았습니다.

이곳 역시 일주일 만에, 똑같은 금액만 받고 호반건설에 넘겼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공택지를 분양받은 중소 건설사가, 별다른 이득도 없이 대형 건설사의 배를 불려준 셈입니다.

그 이유가 뭘까?

이 중소건설업체의 대표 임 모씨, 호반건설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호반건설 엔지니어 출신으로, 퇴직해 별도의 업체를 차린 뒤에도 호반그룹이 운영하는 문화재단에서 6년동안 이사로 활동했습니다.

또 광주상공회의소의 회장과 감사로 호반건설 회장과 호흡을 맞춘 적도 있습니다.

호반건설과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배임을 저지른 셈인데, 이유를 물으려 했지만 연결이 닿지 않았습니다.

[해당 업체 임원] (호반건설쪽에 다 넘겨주시더라고요?) "그 부분은 기억이 잘 안나서… 직접 회장님하고 연결할 사안은 아닌 것 같아서…"

지난 10년간 호반건설이나 그 계열사에 공공택지를 팔아넘긴 외부 법인은 모두 11곳.

분양가 기준 5,422억원 상당입니다.

그런데 이들 외부 법인 상당수가 비슷한 방식으로 호반건설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11곳 중 7곳의 법인 대표가 호반그룹이 운영하는 문화재단의 이사를 역임한 사실이 확인됐고, 1곳은 호반건설의 택지사업에 참여한 시행사였습니다.

[문정복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사적 관계를 동원해서 아파트 택지를 전매하는 이런 것은 최초로 드러난 거고요. 국토부와 공정위는 빠른 조사를 해야 할 것이고…"

계열사나 관계회사는 물론 유령업체까지 동원해 벌떼처럼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하는 건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입니다.

경기도가 지난해 6개월간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유령회사를 설립한 건설사만 39곳을 적발하기도 했습니다.

국가와 공공기관의 공정한 택지분양 업무가 심각히 방해받고 있는 건데, 공교롭게도 공정위가 적발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건도 없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 / 영상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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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재 기자 (econom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42210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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