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실종 공무원: 서해에서 실종된 한국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으로 살해되기까지

조회수 2020. 9. 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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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한국 군 당국이 24일 확인했다.

어업지도공무원 A씨는 21일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있던 어업지도선에 승선 중 사라진 게 확인됐고 이후 당국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발견되지 않았다.

군 당국은 A씨가 22일 북한군에 의해 총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A씨가 월북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국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한 것은 2008년 금강산에서 발생한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 이후 처음이다.

사건의 경과는?

한국 해양수산부 소속의 어업지도공무원 A씨가 실종됐다는 소식은 23일 처음 알려졌다.

21일 소연평도 인근의 어업지도선에 승선 중이던 A씨가 사라져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이 오전 11시 30분경부터 수색을 시작했지만 배에서 그의 신발만 발견했다고 한다. 이후 당국은 이틀간 수색을 했으나 A씨를 찾지 못했다.

A씨가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소식은 23일 밤 전해졌다. 한국 언론은 정보 당국 관계자 등을 인용해 A씨가 월북을 목적으로 해상에 표류하다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한국 군 당국은 24일 공식 발표로 A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24일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A씨는 어떻게 숨졌나?

군 당국은 A씨가 실종 다음날인 22일 오후 3시30분경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처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한 명이 탈 수 있는 부유물에 탑승한 상태였다고 한다.

북한 선원들은 A씨와 거리를 유지하고 방독면을 쓴 채 A씨의 표류 경위를 확인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한다.

이후 북한군 단속정이 “상부 지시로” A씨에게 사격을 가한 후 A씨의 시신을 불태운 정황을 포착했다고 당국은 말했다. 연평도의 한국 군 감시장비도 이날 오후 10시11분경 시신을 불태우는 상황을 관측했다고 한다.

어업지도공무원이란 무엇인가? 왜 실종됐나?

서해(황해)에서는 한국과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벌인다.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은 서해에서 어선들의 불법조업을 방지하고 어선이 조업 중에 북방한계선(NLL)을 넘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는데 A씨는 여기 소속이다.

처음 A씨의 실종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배 안에 신발이 남아있던 것 때문에 투신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으나 군 당국은 이후 관측된 몇 가지 정황을 들어 A씨가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한다.

국방부는 24일 공개한 군 당국의 사건 일지 및 분석에서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어업지도선에서 사라졌을 때 본인의 신발을 유기했고 바다에서 소형 부유물을 사용한 점으로 미뤄 “월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자세한 경위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24일 A씨가 동료들로부터 수천만원의 빚을 졌으며 최근 법원에서 급여 가압류 통보를 받았다는 동료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남북관계에는 어떤 영향이?

북한이 한국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한 것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 발생한 박왕자 씨의 피격 사건 이후 처음이다.

당시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 사업은 일거에 중단됐으며 이후 지금까지 재개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23일부터 각 부처 관계자들을 불러 회의를 했으며 24일 평소 오후 3~4시에 열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정례 회의를 12시로 앞당겨 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벽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한국 군 당국은 23일 오후 유엔사령부와 합의 하에 북한에 전통문을 발송, A씨의 실종사실을 통보하고 이에 관한 사실을 조속히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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