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릴리시 & 바클리 빌라 듀오, 아스널 파괴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0. 11. 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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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라, 아스널전 3-0 대승
▲ 그릴리시와 바클리, 자주 패스 주고 받으면서 아스널 우측면 수비 공략
▲ 빌라, 3골이 모두 아스널 우측면 수비 공략해서 나옴
▲ 빌라, 전체 슈팅 중 50%가 좌측면에서 시도한 것(아스널 수비 기준 우측면)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애스턴 빌라가 에이스 잭 그릴리시와 공격형 미드필더 로스 바클리를 앞세워 아스널의 오른쪽 측면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빌라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8라운드에서 강호 아스널을 3-0으로 완파했다. 이와 함께 빌라는 2경기 연속 패배에서 벗어나면서 5승 2패를 기록하면서 EPL 6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빌라는 바클리 임대 영입 이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올리 왓킨스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바클리를 중심으로 그릴리시와 트레제게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존 매긴과 더글라스 루이스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표현)를 구축했고, 맷 타겟과 매튜 캐시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타이런 밍스와 에즈리 콘사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지켰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31라운드부터 즐겨 사용하고 있는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최전방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좌우 측면 공격수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와 윌리안이 위치하면서 스리톱으로 나섰다. 부카요 사카와 엑토르 벨레린이 좌우 측면을 맡았고, 모하메드 엘네니와 토마스 파티가 더블 볼란테를 형성했다. 가브리엘 마갈량이스를 중심으로 키어런 티어니와 롭 홀딩이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구축했고, 골문은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지켰다.

빌라는 기본적으로 바클리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으나 자주 왼쪽 측면으로 빠지면서 팀의 에이스인 그릴리시와 함께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공격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 벨레린과 홀딩 사이의 빈 공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빌라가 이 경기에서 얼마나 고집스러울 정도로 아스널의 우측면 수비 지역을 공략했는지는 빌라의 슈팅 방향 비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빌라가 시도한 슈팅 중 50%가 왼쪽 측면(아스널의 우측면 수비 지역)에서 가져간 것이었다. 반면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슈팅은 13%에 불과했다(하단 그래프 참조).

빌라는 시작하자마자 그릴리시가 측면에서 타겟의 로빙 패스를 받아선 홀딩을 제치고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공격에 가세한 매긴이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는 비디오 판독(VAR) 결과 매긴이 슈팅하는 과정에서 앞에 자리잡고 있었던 바클리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으면서 골키퍼 시야 방해에 따른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됐다. 비록 아쉽게 골은 무산됐으나 빌라는 이를 시작으로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그릴리시와 바클리를 통해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아스널 vs 빌라, 슈팅 방향 비율(그래프 출처: Whoscored)
결국 빌라의 왼쪽 측면 공격(아스널 수비의 오른쪽)에서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24분경, 그릴리시와 바클리가 지속적으로 패스를 주고 받다가 타겟의 오버래핑 타이밍에 맞춰 바클리가 감각적인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고, 타겟이 지체없이 먼포스트로 쇄도해 들어오는 트레제게를 향해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다. 이를 사카가 태클로 저지하려다 자책골을 넣는 우를 범했다. 빌라 입장에선 다소 행운이 따른 골이긴 했으나 빌라의 전술적 노림수가 제대로 통한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그래도 아스널은 더블 볼란테의 오른쪽에 위치한 파티가 자주 커버를 해준 덕에 전반전은 경기 내용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대등하게 마칠 수 있었다. 실제 전반전만 하더라도 아스널은 점유율에서 64대36으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5대4로 빌라보다 비록 하나라도 더 많이 기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단 한 번의 유효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즉 불운한 자책골이 없었다면 0-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아스널이었다.


문제는 후반전이었다. 파티가 허벅지 부상으로 전반 종료와 동시에 다니 세바요스로 교체된 것. 이에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엘네니를 파티가 맡았던 더블 볼란테의 오른쪽으로 이동시키면서 세바요스를 왼쪽에 배치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패착으로 이어졌다. 안 그래도 엘네니는 파티처럼 역동적인 선수가 아니다. 순간 최고 속도가 28.09km/h로 아스널 필드 플레이어들 중 가장 느리다. 당연히 그릴리시와 바클리의 빠른 침투를 커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자연스럽게 후반전 들어 빌라가 공격을 주도하면서 슈팅 숫자에서 11대8로 우위를 점했다.


후반 2분경, 글리리시가 왼쪽 측면을 파고 들다가 연결한 패스를 마갈량이스가 걷어낸 걸 바클리가 잡아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트레제게가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후반 10분경, 그릴리시가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온 바클리를 향해 전진 패스를 주고선 빠른 스피드로 페널티 박스 안까지 쇄도해 들어가선 리턴 패스를 받아 접는 동작으로 홀딩을 제치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결국 후반 16분경, 빌라의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바클리가 이번에도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가자 루이스를 롱패스를 연결해주었다. 이를 바클리가 지체없이 논스톱 크로스로 가져갔고,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왓킨스가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빌라는 곧바로 1분 뒤 다시 골을 추가할 수 있었다. 이번엔 바클리가 우측면으로 빠져나와선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그릴리시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가져간 게 상대 골키퍼를 지나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듯싶었으나 세바요스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낸 것. 하지만 다시 3분 뒤,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공중볼을 잡자마자 곧바로 역습을 전개한 걸 그릴리시가 수비 진영에서부터 공격 진영까지 장거리를 빠르게 드리블로 치고 가다가 전진 패스를 찔러준 걸 왓킨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에이스 그릴리시는 이 경기에서도 도움을 올리면서 이번 시즌 8경기에서 4골 5도움과 함께 경기당 하나 이상의 공격포인트(골+도움)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슈팅 숫자는 5회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였고,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2회와 드리블 성공 2회에 더해 가장 많은 파울(4회)을 얻어내며 아스널 측면 수비를 괴롭혔다.


바클리는 그릴리시 다음으로 많은 4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무엇보다도 무려 6회의 키패스(출전 선수들 중 최다)를 기록하면서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드리블 돌파도 3회를 성공시켰다. 적어도 이 경기만 놓고 보면 바클리의 활약상이 그릴리시보다 더 좋았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렇듯 빌라는 본인들의 강점(그릴리시-바클리)으로 상대의 약점(우측면 수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효과적인 축구로 3-0 대승을 이끌어냈다. 반면 아스널은 빌라의 공격 방식에 아무런 대응조차 해보지 못한 채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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