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P, H, A, B.. 성폭력 교수들, 알파벳이 모자라다"

이종민 2020. 7.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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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에서 제자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교수들이다.

서울대 교수들의 성폭력 의혹이 잇따르면서 학내에서는 26개인 알파벳으로는 이들을 지칭하기에 모자랄 것이라는 탄식이 나온다.

이들은 학교에 △성폭력과 인권 침해를 저지른 교수를 파면할 것 △교수의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교원징계위원회에 학생 참여를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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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잇단 교수 성추문 뿔난 학생들 "파면하라"
“자연대 K교수, 경영대 P교수, 수의대 H교수, 인문대 A교수, 음대 B교수…”

최근 서울대에서 제자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교수들이다. 서울대 교수들의 성폭력 의혹이 잇따르면서 학내에서는 26개인 알파벳으로는 이들을 지칭하기에 모자랄 것이라는 탄식이 나온다.

한국 최초의 직장 내 성희롱 소송이었던 신 교수 사건이 일어난 지 27년이 지났지만 현실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대 학생들은 ‘권력형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대학본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 음대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28일 서울대에서 성추행 의혹을 받는 교수들의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서정 특위 위원장은 “언제까지 학교를 뉴스에서 봐야 하나, 또 언제까지 뉴스에 나온 그 교수를 다시 학교에서 봐야 하나, 왜 이런 구조적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나”라며 “몇 명의 가해교수가 더 나와야 재발방지를 위해 자정하고자 할 것인가, 서울대는 책임 있는 해결을 통해 악순환을 끊어내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귀혜 인문대 학생회장은 “스승이라는 관계와 그 권위를 뒷받침해주는 학계,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문제제기를 할 수 없게 하는 조직문화, 학생의 자리는 없는 교원징계위, 그 모든 것이 이런 사건들 안에 뒤엉켜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에 △성폭력과 인권 침해를 저지른 교수를 파면할 것 △교수의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교원징계위원회에 학생 참여를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성폭력·갑질 중단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든 채 서울대입구역까지 행진을 벌였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음대 B교수는 지난해 7월 유럽학회 출장에서 제자인 대학원생의 숙소 방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 이후 B교수는 피해자에게 “학업을 계속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오히려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교수는 지난 3월 교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직위해제됐고 현재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음대 C교수가 성추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C교수는 2015년 공연 뒤풀이 도중 피해자를 데려다주겠다고 한 뒤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당시 교수가 차 안에서 자신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수차례 신체를 접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교수에 대한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맡고 있다.

대학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는 데에는 교수와 학생 간 비대칭적인 권력 구조가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해결을 위한 대학가 공동대응단’의 홍류서연 단장은 “대학 내 교수에 의한 성폭력과 인권침해의 문제는 한국공동체 내에서 가해자를 포함한 교수의 비대한 권력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신진희 성범죄 피해 전담 국선변호사도 “신 교수 사건 당시에 비하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졌다. 하지만 성범죄에 대한 감수성이 뒤처지는 사람들이 여전히 대다수의 조직에 존재한다”며 “대학에서 절대 권력을 가진 교수의 성폭력과 갑질은 학생의 인격권,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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