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필립 아직 그리워..나는 게이입니다"
친지·대중들에 격려와 지지 받아
[경향신문]

미국에서 90세 할아버지가 커밍아웃한 후 친지는 물론 모르는 사람들로부터도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미국 ABC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국 덴버 외곽에 사는 케네스 펠츠는 최근 페이스북에 동성애자의 상징인 무지개 후드티를 입은 사진을 내걸고, “나는 자유롭다. 나는 게이다. 나는 커밍아웃했다”고 밝혔다. 그의 이야기는 지난 11일 미국 성소수자들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의 날’을 맞아 ABC방송이 특별 취재한 것으로 보인다.
펠츠가 뒤늦게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건 20대 시절인 1958년 만났던 첫사랑 필립을 잊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출을 못하면서 자서전 집필에 전념하던 그는 이혼한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외동딸 레베카 메이스에게 필립과의 사랑 이야기를 털어놓은 게 커밍아웃으로 이어졌다고 방송은 밝혔다.
최근 그의 페이스북을 보고 필립을 찾도록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이도 나타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필립은 2년 전 사망했다. 딸인 메이스도 동성애자다. 그녀는 이미 20년 전 아빠에게 레즈비언임을 털어놓았지만 펠츠는 당시 딸의 얘기를 들으면서도 커밍아웃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펠츠는 “과거에 게이임을 밝혔다면 사회적 멸시와 씨름해야 했을 테고, 변태나 성도착자로 낙인찍혔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람들은 요즘, 동성애자에 대해 훨씬 더 흔쾌히 인정해주는 모습이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1952년 미군 전함의 해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해 북한까지 진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페이스북 첫 장에 해당 사진을 걸어놓고 있다.
펠츠에게는 격려의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오다니 멋지다. 모든 사람에게 답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소수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며 “커밍아웃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주영 기자 moon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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