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돗물 수질·맛 세계 최상… 국민들 몰라주니 섭섭아리∼” [S 스토리]
‘못믿을 물’ 오명 십분 이해
지금은 세계 최고 ‘믿을 물’
국민 사랑받는 ‘먹는 물’로

그런데 요즘 들어 고민이 참 많습니다. 인천에 사는 동생 ‘미추홀 참물’ 때문입니다. 지난해엔 ‘붉은 물’로 사고를 치더니 지난달엔 깔따구 유충 사태로 졸지에 전국의 수돗물을 ‘믿을 수 없는 물’로 만들어 버렸죠. 유충 사태 이후 환경부가 전국 49개 고도처리정수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인천 공촌과 부평 등 7곳에서만 유충이 발견됐죠.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많은 국민이 필터를 사거나 정수기를 놓고 생수를 쟁여놓더군요.
이런 국민들 불안감은 십분 이해가 됩니다. 매일 마시고 쓰는 수돗물에서 징그러운 벌레가 나온다면 얼마나 공포스럽겠습니까. 솔직히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이후 우리 가족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특히 이번 유충 사태는 너무 아프게 다가옵니다. 국민에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불안과 관계 당국에 대한 불신, 수돗물에 대한 전반적인 비토 분위기를 심어줘서입니다.
◆한국 수돗물 맛과 품질은 세계 최상위권



그런데 아쉽게도 이처럼 저렴하고 위생적이며 맛도 좋은 수돗물을 드시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다시 서울시청을 방문한 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응답자의 74.8%는 밥이나 국, 찌개 등 음식을 조리할 때 저를 찾지만 냉수를 그대로 마실 때는 저(23.8%)보다 정수기물(41.9%)이나 생수(27.5%)를 더 찾았습니다.
다른 동생들 형편은 더 열악합니다. 경남 수돗물의 음용률은 43.5%이지만 직접 마시는 비율은 7.0%에 불과했습니다. 수돗물홍보협의회와 수돗물시민네트워크의 2017년 수돗물 음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직접 음용)는 응답자가 7.2%에 그쳤습니다. 수돗물을 ‘끓이거나 조리해서 마신다’는 비율도 절반에 못 미치는 42.2%였습니다.

지역별 격차도 상당합니다. 상대적으로 관할 면적이 좁고 재정여건이 좋은 서울시의 노후관은 0.5%인 반면 경남 진주시는 50%가 넘습니다. 농촌지역 사정은 더 딱합니다. 살림도 빠듯한 데다 가성비(비용 대비 효과)가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수돗물 품질이 낮은 지자체가 오히려 수도요금은 더 받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관계 당국의 공급 위주 마인드를 깼으면 합니다. 물론 공공기관으로서 정수기 회사나 생수회사처럼 대놓고 광고를 할 순 없겠지요. 하지만 미추홀 참물 유충 사태처럼 고도정수처리장 역세척에 관한 매뉴얼이 없거나 단체장이 별다른 사과 없이 “총리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식으로 대응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수도행정에 대한 불신을 쉽게 거두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집 수돗물 안심 확인제’처럼 국민들에게 ‘관리받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체감형 서비스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9일 인천에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서구 왕길동의 한 가정집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인천상수도사업본부로 접수된 것이다. 이후 서구지역 맘카페 등에는 관련 게시글이 동영상·사진과 함께 잇따라 올라왔다. 가느다란 붉은 실같이 생긴 벌레가 필터에 걸러져 꿈틀거린다는 등의 내용과 유충이 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유충은 서구 일대 수돗물을 공급하는 공촌정수장에 이어 인근의 부평정수장에서도 발견되며 확산됐다.
28일 이번 사태가 벌어졌던 부평정수장을 찾았다. 이곳은 국가기반시설로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제한된다.

당장 활성탄 공정은 멈췄지만 향후 언제든 재가동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부평정수장 관계자는 “기존 활성탄을 빼내 완전히 세척한 뒤 다시 채워 넣고 운전하고 있다”며 “깔따구 알의 부화와 유충으로 성장까지 20일가량 걸린다는 지적에 역세척 주기는 2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부평·공촌정수장 수계의 노후수도관도 2025년까지 교체한다.
이 외 애플리케이션이나 전화로 신청하면 가정을 방문해 수질 상태 등을 점검하는 ‘인천형 워터케어’를 도입한다. 시민들이 직접 수질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부평정수장 관계자는 “현재 유충이 추가로 발견되지 않고 관련된 민원도 없지만 수돗물에 대한 전반적 신뢰도는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인천의 물을 제공할 수 있도록 꼼꼼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전국종합, 인천=강승훈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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