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나선 문 대통령 "징계절차 정당성 중요"

이완 입력 2020. 12. 3. 19:16 수정 2020. 12. 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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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추-윤 징계 갈등' 첫 직접 언급
징계위 결과 역풍 차단 의도
추 장관, 10일로 징계위 연기
문, 지지율 37.4% 취임 뒤 최저
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의 진퇴를 판가름할 징계위원회 소집을 앞두고 청와대가 연일 징계 절차의 정당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3일에는 “징계위 운영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사항을 공개했다. 청와대의 이런 모습은 징계 심사 도중 빚어질 수 있는 분쟁의 여지를 최소화해 징계위 결정을 두고 벌어질 논란의 폭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된 뒤 윤 총장이 낸 징계 심의 연기 요청을 받아들여 4일로 예정했던 심의기일을 10일로 늦췄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징계위원회는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했다”며 “문 대통령은 신임 이용구 법무차관에게 징계위의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중요 사안에 대해 취재진 앞에서 대면 브리핑을 한 것은 9일 만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서면 메시지와 개별적 전화 취재 응대로 브리핑을 대신해왔다.

‘징계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지시는 이날 청와대 참모들과 점심을 같이하는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현재 징계위가 어떤 결론을 미리 내려놓은 것처럼 예단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예단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리겠다”며 “청와대는 이미 윤 총장 징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징계 절차에 가이드라인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징계위가 열리는 동안 가이드라인은 없다는 입장은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의 이런 입장은 전날 내놨던 메시지와 달라진 게 없다.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징계위 결론이) 어디로 가는지에 관심이 없다”며 “차관 인사는 윤 총장 해임을 강행하겠다는 게 아니라, 징계위 소집이 예정돼 있으니 빈자리를 메워 그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소명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듣고, 결정을 내리는 시기도 충분히 늦출 수 있다. 문제가 생겼으니 나머지 절차라도 공정하게 가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징계의 절차적 정당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경징계’나 ‘징계 부결’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징계가 부결되거나 해임에 준하는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징계를 주도한 추 장관의 지위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추 장관을 방임한 문 대통령에게도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청와대의 거듭된 강조는 윤 총장 해임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그에 대한 징계가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시비의 차원을 넘어 정권의 정치적 위기로 번지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백신 처방’에 가깝다. 강 대 강 충돌 국면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 외엔 다른 해법을 내놓기도 쉽지 않다는 것도 청와대의 고민이다.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젠 더 이상 타협과 절충이 불가능한 국면이 돼버렸다”며 “징계위 등 앞으로 남은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제도 개혁을 마무리짓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움직임에는 오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교통방송>(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전국 유권자 1508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2.5%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6.4%포인트 떨어진 37.4%로 나왔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의 지표로 간주되던 40%선이 깨지면서 정권 출범 뒤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완 김원철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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