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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가짜 후기'로 몸살 앓는 아마존

조회수 2020. 9. 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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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별 1개짜리 후기들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Amazon one-star graphic

아마존 마켓에서 일부 판매업자가 경쟁업자에 피해를 주려고 별 1개짜리 등 허위 후기를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에서는 감시기관이 이미 온라인 허위 후기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소비자 권익 단체들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허위 후기와 관련해 아마존은 리뷰 조작에 대해 '가차 없이' 처리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일부 표적이 된 판매업자들은 이 문제를 뿌리 뽑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자체 집계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이후부터는 매년 개별 판매업자들이 올리는 판매 수익은 아마존 자체 판매 수익보다 높다.

가짜 후기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영국에서 230억 파운드(약 35조9076억원) 상당의 온라인 쇼핑거래가 후기에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

일부 온라인 판매업자들이 공정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도 후기의 영향력 때문이다.

아마존 개인 판매자인 잰슨 스미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별 5개 등 좋은 평가가 50개 정도 있어도, 별 1~2개 후기가 한두개라도 있으면 경쟁하기 매우 어려워진다"라고 말했다.

별 1개 후기를 하나 받고, 별 5개 리뷰 20개를 추가로 받는 건 어떠하냐는 질문에 그는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허위 후기는 오랫동안 아마존에서 문제가 돼 왔다.

앞서 일부 리뷰어들이 제품에 호의적인 후기를 남겨주는 대신, 금품 또는 제품을 대가로 받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주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 아마존의 유명 후기 작성자 일부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아마존은 지난 주말 2만여 개의 가짜 후기를 삭제했다.

하지만 일부 판매자들은 이제는 후기를 호의적으로 조작하는 방식이 아니고, 경쟁 업체에 별 1개 후기를 허위로 작성하는 행태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짜 후기에 사업까지 접어

엘라 키이스는 아마존에서 임신 관련 상품을 판매했다.

그는 약 60건의 후기를 받았었는데,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한다.

한 달에 대략 3000파운드(약 468만원) 정도 수익을 냈다.

그러던 어느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별 1개짜리 후기들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엘라 키이스는 아마존에서 임신 관련 상품을 판매했다

키이스는 "그전에 긍정적인 후기가 많았기에, (부정적인 후기가) 처음 한두개 정도 달릴 땐 큰 영향이 없었다"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이런 후기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판매율이 저 아래로 떨어지게 됐다"며 "평균 (4.5) 이하면 끝장난 것"이라고 했다.

키이스는 이런 부정적인 평가들 중 일부는 가짜라고 믿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골머리를 앓았다.

몇 달 후 그는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잰슨 스미스 역시 자신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전에는 사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받은 부정적인 후기를 실제 주문건과 비교를 했다.

그 결과 의심스러운 몇 개 계정들이 이런 후기와 연관됐다는 점을 알게 됐다.

스미스는 아마존에 이런 후기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그는 온라인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아마존 판매자들을 돕고 있다.

잰슨 스미스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아마존 판매자들을 돕고 있다

그는 "이제 판매자들은 별 4,5개짜리 후기를 조작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제는 우리 후기 점수를 상대적으로 더 높게 만들어보자'와 같은 셈법인 것"이라고 했다.

글 내려달라고 괴롭힘 당하기도

개별 독립 판매자들은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500억 파운드(약 234조 810억원)의 매출을 창출한다.

틈새 시장을 찾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비도덕적인 행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물론, 부정적인 후기를 내리는 합법적인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판매자 책임이 아닌 배송 불량으로 안 좋은 피드백을 받는 경우 아마존에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

반면, 고객에게 대가성 물건이나 협박 메일 등을 통해 글을 내리라고 하는 행위는 금지 사항이다.

하지만 일부 부도덕한 판매자들은 이런 방법도 시도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구매 고객은 뜨개질 바늘을 주문했지만 물건을 받지 못했다고 BBC에 말했다.

후기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판매자

이 고객은 부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그러자 이를 본 중국인 판매자는 글을 삭제하면 전액 환불해 주겠다고 했다.

이를 알리자 아마존 측은 판매자를 계정을 중단시켰다.

영국 소비자 단체 '위치?(Which?)'는 이 문제가 특수한 것이 아니며 다른 온라인 상점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 캠페인 책임자 니나 바티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후기를 남기면 글 삭제 관련해 판매자와 협상을 해야하거나, 어떨 땐 심지어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마존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확신을 갖고 쇼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마존 측은 "우리는 리뷰어와 판매 파트너 모두를 위해 커뮤니티 기능 오남용을 막는 명확한 정책이 있다"며 "이를 위반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이용 중지, 금지,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CMA는 온라인 후기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위치?'측은 이 조사에 부정적인 후기 조작도 포함되야 한다고 보고 있다.

CMA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거절했다.

어떤 방법을 쓰던지간에, 후기 조작 막기는 미봉책이라는 말도 있다.

한 곳의 허점을 발견해서 한숨 돌리면, 또 다른 곳에서 허점이 발견되곤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스미스는 "아마존이 할 수 있는 건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약간 고양이 쥐 잡기 게임 같다고 생각한다"며 "아마존은 한박자 뒤쳐져서, 항상 뒤에서 따라잡으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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