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SSC(Shelby Super Car) 투아타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에 이름을 올렸다. 2회 주행에서 기록한 평균 속도는 시속 508.7㎞. 그러나 기록 공개와 함께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영상 속 투아타라 계기판은 차가 움직이기도 전에 속도가 올라갔다. 이에 SSC CEO 제로드 쉘비는 기록 측정 오류를 인정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과연 이번에는 도전에 성공했을까?

먼저 SSC는 1998년 제로드 쉘비가 세운 미국 슈퍼카 회사다. 역사도 짧고 출시한 모델도 많지 않아 국내 인지도가 높은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첫 차부터 강렬했다. 2004년 출시한 얼티밋 에어로는 최고출력 788마력을 뿜어냈다. 쉐보레 콜벳의 V8 6.2L 가솔린 슈퍼차저 엔진을 얹은 덕분이다.
2007년에는 출력을 1,306마력까지 끌어올린 얼티밋 에어로 TT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에 이름을 올렸다. 기록은 무려 시속 412.3㎞로, 2010년 부가티 베이론 슈퍼스포츠가 기록을 깰 때까지 3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회사 설립 후 9년 만에 이룬 성과다.

투아타라의 두 번째 도전은 이달 12~13일 동안 진행했다. 이번에는 플로리다의 나사(NASA) 활주로를 찾았다. 준비는 철저했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투아타라 지붕과 트렁크 등에 기록 측정 장비만 약 7개를 설치했다.
운전자는 달랐다. 첫 도전에서는 프로 드라이버 올리버 웹이 투아타라 운전대를 잡았다. 이번엔 이 차의 주인 래리 캐플린이 도전 의지를 보였다. 투아타라를 운전해본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SSC는 그의 운전 실력에 맞게 차를 조율했다. 엔진 반응성과 터보 압력을 조금씩 내려 차가 너무 예민하지 않게 만들었다.

준비를 마친 캐플린은 활주로에 나섰다. 출발은 순탄했다. 하지만 초고속 영역에서 문제가 생겼다. 6단 기어로 시속 393㎞를 넘어서는 순간, 엔진 소프트웨어가 과열을 감지했다. 곧바로 엔진 출력을 제한해 회전수를 내렸다. 이때, 점화 플러그 8개 중 2개가 망가졌다.
이후 엔진 냉각에만 2시간이 걸렸다. 인터쿨러 냉각 장치도 끌어왔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점화 플러그 고장은 알아채지 못했다. 캐플린은 그대로 차를 끌고 나가 다시 도전했다. 결과는 뻔했다. 운전 도중 차가 모든 힘을 끌어내지 못한다고 느꼈다. 결국 시속 404㎞에 도달한 후 차를 멈췄다.

SSC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다가오는 1월, 활주로에서 다시 양산차 최고속도 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 목표는 시속 447.2㎞ 이상. 지난 2017년 코닉세그 아제라 RS가 세운 기록이다.


최고속도 기록을 위한 경쟁은 앞으로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미 부가티는 지난해 8월, 시론 슈퍼스포트 300으로 폭스바겐 테스트 트랙에서 시속 490.5㎞를 달성했다. 기네스북 기준을 따르지 않아 공식 1위에 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미국 슈퍼카 튜닝회사 헤네시도 1,842마력 베놈 F5를 지난 15일 출시했다. 역시 목표는 시속 500㎞ 이상이다.

한편, 투아타라는 V8 5.9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750마력, 최대토크 176.9㎏·m를 뿜어낸다. 단 100대만 만들며, 가격은 162만5,000달러(한화 약 17억6,400만 원)부터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S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