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살 차이' 남녀 정년차별 해소 뜨거운 화두
[경향신문]

중국에서 정년 연장을 계기로 남녀 정년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장기적인 정년 연장 논의에 맞춰 현재 10살이나 차이가 나는 남녀 퇴직 연령을 동일하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찬반 논쟁과 함께 남녀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도 나온다.
8일 글로벌타임스와 매일경제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위원인 정빙원(鄭秉文)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사회보험연구센터 주임은 최근 건강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년 연장 논의를 전제로 “현재 다른 기준으로 돼 있는 남녀 정년을 같은 수준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법적으로 남성은 60세, 여성은 50세(간부의 경우 55세)로 정년 퇴직 연령을 정하고 있다. 남녀 모두 정년을 연장시키면서 점진적으로 퇴직 연령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 주임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남녀의 정년이 같다.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 보다 길다는 것은 중요한 생리현상이다”라며 “문화적으로 볼 때도 여성 정년이 남성 보다 짧은 것은 성차별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년 조정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남녀 정년을 동시에 65세로 연장한다면 사회적 공감도가 떨어져 실현되기 어렵다”면서 “현재 기준에서 남녀 각각 정년이 4년에 1살 정도 늘어나게 속도를 조정하면서 장기적으로 정년을 일치시키면 충분한 과도기를 가지며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제언이 나온 후 온라인 상에서는 남녀 정년 일치 문제가 뜨거운 화두가 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설문 조사도 진행 중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찬반 양론이 갈린다. 남녀 정년을 일치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여성들에게 둘째를 낳으라고 권유하고 정년까지 늦추겠다는 것은 여성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일부는 정년 연장에 앞서 동일 노동에 대한 남녀 동일 임금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택적 정년 연장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한다. 천야야(陳亞亞) 상하이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과거에는 정년이 다르게 설정돼 여성이 일찍 은퇴함으로써 손주를 돌보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는 성차별적 요소가 있었지만, 시대변화에 따라 생각이 바뀐 만큼 성별 구분 없는 은퇴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유연한 방법을 적용해 여성들에게 법적 정년까지 일할 것인지 아니면 그 전에 은퇴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 선택권을 주면 된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자이전우(翟振武) 인민대 교수도 “여성 정년을 늦추는 것은 여성에 대한 존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것이지 의무적으로 60세나 65세에 은퇴하도록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정년 연장 정책은 질서 있게 진행되고, 갑자기 나이를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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