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증인' 강경남 할머니 별세
정혜정 입력 2020. 11. 24. 00:04 수정 2020. 11. 24. 06:34
‘강제징용의 산증인’으로 불리며 일본 우토로 마을을 지킨 재일동포 강경남(사진) 할머니가 21일 별세했다. 95세.
비정부기구(NGO) 지구촌동포연대는 23일 강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24일 발인 격인 ‘고별식’을 한다고 밝혔다. 장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가족장으로 치른다.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강 할머니는 8살 때 가족과 함께 일본에 강제징용됐다. 18세에 결혼해 1944년 일본 우지(宇治)시 우토로 마을로 이주했다. 우토로 마을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1300여명이 군 비행장 건설에 동원되며 생긴 마을로 이곳의 동포들은 해방 후 귀국하지 못 하고 이곳에서 막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상·하수도 시설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동포들은 우리말, 문화를 지키려 애썼다. 1987년 일본 정부의 매각 추진으로 동포들이 강제 퇴거 위기에 놓이자 한국인과 재일동포 등이 성금을 모아 우토로 마을에 전달했고, 이 성금으로 구입한 땅에 주민 150여 명이 이주했다.
이 마을 1세대 중 유일한 생존자였던 고인은 2015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재일동포 차별의 아픔을 전하기도 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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