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한 마리만 남은 것으로 알려진 '하얀 기린'의 뿔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부착됐다.
이 기린은 수컷으로 지난 3월 암컷과 새끼 하얀 기린 등 두 마리가 밀렵꾼에게 도살돼 해골 상태로 발견됐다.
하얀 기린은 피부와 털 등이 희거나 밝게 변하는 루시즘(leucism)이라 불리는 희귀한 유전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 비영리단체 이샤크비니 히롤라 보호구역(IHCC)은 17일 성명에서 "지난 8일 하얀 기린 뿔 한쪽에 GPS가 부착됐다"며 "추적 장치가 위치를 매시간 업데이트해 밀렵꾼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IHCC의 모하메드 아메드누어 매니저는 기린을 비롯해 여러 야생 동물 보호에 도움을 준 환경 보호론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최근 비가 많이 내려 목초지가 잘 형성돼 있다"며 "하얀 기린의 먹이는 풍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냐야생동물협회(KWS)는 "하얀 기린처럼 유일한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케냐에서 하얀 기린은 지난 2016년 3월에 처음 포착됐다. 앞서 이웃 나라 탄자니아에서 하얀 기린이 발견된 지 두 달 만의 일이었다.
그로부터 1년 후, 케냐 가리사 카운티 관리소가 촬영한 하얀 기린 모자가 다시금 화제가 됐다.
아프리카국 15여 개국에서 서식하는 기린은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포유동물이다.
아프리카 야생동물재단(AWF)에 따르면, 기린은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해 밀렵당해 지난 30년 동안 개체 수가 40%나 줄었다.
기린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책정한 레드리스트(Red List)에서 '취약종'으로 지정돼 있다. 추정 개체 수는 6만8293마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