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기자평가단] 신라호텔 '애망빙'을 이긴 빙수가 있다고?

심희진 2020. 7. 1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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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면 빙수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1인당 2만원이 넘는 호텔 빙수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끼를 먹더라도 맛있게'라는 소비패턴이 디저트 시장에까지 확산되면서 음식 외에 직원들의 응대, 서빙, 레스토랑 분위기 등도 고급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다. 휴가 시즌임에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에 제약이 생기자 '빙캉스(빙수+바캉스)'를 떠나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기자평가단은 서울 시내 주요 호텔에서 빙수를 추천받아 비교해 봤다. 대상에 오른 품목은 호텔 서울드래곤시티 '애플망고 빙수', 웨스틴조선호텔 '수박 빙수', 신라호텔 '애플망고 빙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 나스 '레트로 쑥 빙수'다. 종합 평점에서 1위를 차지한 제품은 인터컨티넨탈 '레트로 쑥 빙수'(4.2점)다. 신라호텔 '애플망고 빙수'는 4.01점으로 2위, 웨스틴조선호텔 '수박 빙수'는 3.9점으로 3위에 올랐다. 호텔 서울드래곤시티 '애플망고 빙수'는 3.8점을 받았다.

인터컨티넨탈은 개성이 강한 '쑥'을 핵심 재료로 삼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인선 기자는 "아이스크림과 생초콜릿, 연유 등 다양한 형태로 쑥을 활용했는데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모두 맛있었다"며 "걸쭉한 쑥 연유는 적당히 달아 우유얼음과 섞어먹었을 때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는 "쑥이나 팥 등 고전 식재료를 활용한 호텔 빙수는 그 이름만으로도 낯선데, 실제 먹어보니 타 제품과는 대체 불가한 독보적 맛을 자랑했다"며 "외국인 손님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한국적인 메뉴를 개발한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는 "빙수에는 다소 생소한 쑥을 맛깔스럽게 표현했다"며 "평소 녹차를 즐겨마시는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쑥의 쌉싸름함이 은은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쑥 이외에 부재료들을 풍부하게 담았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박대의 기자는 "처음 보자마자 시리얼볼이 떠오를 만큼 호두, 마카다미아넛츠, 아몬드, 크렌베리 등이 1일 권장량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수북히 쌓여있었다"며 "호텔 빙수임에도 가성비가 훌륭했고, 이를 고려해 1인용 사이즈를 마련한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쑥과 우유, 얼음만 있었다면 조화로운 맛을 내기가 어려웠을텐데 견과류 토핑을 활용한 덕분에 고소하면서도 새콤달콤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는 "빙수 한 그릇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는 "식후 디저트보단 식사대용으로 즐겨도 무방할 정도로 포만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라운지나 그릇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강민호 기자는 "조명이 과하지 않고 음악도 잔잔해 일행과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로얄 코펜하겐과 협업한 덕분에 그릇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무늬가 도기에 그려져 있어 동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들었다"며 "층고가 일반건물의 2층 높이쯤 돼보이고 테이블 간격도 널찍해 프라이빗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많은 종류의 견과류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키도 했다. 박대의 기자는 "말린 과일류가 이에 달라붙어 불편했다"며 "쑥 빙수라 중장년층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몇몇 사람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어 사전에 별도 안내가 필요할 듯"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는 "특히 건포도 식감이 너무 딱딱해 온전히 씹어 삼키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쑥 젤리는 다소 뜬금 없었는데 차라리 들어간 재료의 가짓 수를 좀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박대의 기자는 "호텔 빙수의 원조라 불릴 만큼 어떤 감미료도 첨가되지 않은 우유얼음과 제주산 애플망고 등 두 가지만으로 맛을 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며 "칼로 긁어낸 듯한 모양의 우유얼음은 아삭한 식감을 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망고의 한 면이 손가락 한마디 반 정도 될 만큼 큼직해 재료를 아낌없이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곁들여나온 수제 팥은 달지 않아 슴슴한 빙수의 감칠맛을 돋웠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는 "'Less is more'를 잘 구현해낸 빙수"라며 "특히 애플망고의 향과 식감, 당도 등이 최상이었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는 "지난 10년간 레시피를 한번도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만큼 깔끔함이 매력적이었다"며 "빙수를 투명 캡에 씌운 채 서빙한 점도 관리에 신경을 쓴 듯한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대의 기자는 "원가가 높다고 하지만 판매가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구성이 너무 단조로워 다양한 토핑과 단맛에 익숙한 사람들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3인분이라 했을 때 1인당 2만원격인데 이를 주고 먹을 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유얼음이 부드럽기보단 뽀득뽀득거리는 빳빳한 식감을 내서 호불호가 갈릴 듯"이라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는 "그 자체로 유명한 데다 주말에 판매되지 않아서 그런지 평일인데도 다소 붐빈다는 점이 음식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웨스틴조선호텔은 수박 특유의 개운함을 십분 살렸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심희진 기자는 "함안산 수박 자체를 통째로 갈아넣은 제품이라 얼음조각만 먹어도 시원함이 느껴졌고 뒷맛이 깨끗했다"며 "디저트용으로 입가심하기 좋아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도 즐겨찾을 만한 메뉴"라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물이나 우유 등을 더하지 않아서인지 수박 향이 확 퍼졌다"며 "수박얼음이 명란젓 알갱이보다 작은 입자로 입안에서 흩어졌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데, 부드럽게 녹는 식감도 좋았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는 "분홍빛 빙수가 마치 닌텐도 '별의 커비'를 닮은 듯해 귀여웠다"며 "방울토마토 형태로 얼린 수박 부분과 씨를 형상화한 초콜릿도 아삭거려 맛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파의 무게중심이 낮아 다른 손님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고 음식을 즐길 수 있었고, 탁 트인 라운지 덕분에 환구단이 잘 보여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곳이란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강민호 기자는 "20분가량 지났는데도 잘 녹지 않아 대화를 나누며 먹기에 적합했다"며 "1인용 메뉴의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달달한 맛이 강하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대의 기자는 "입맛에 따라 당도가 세다고 느낄 수 있을 듯"이라며 "여타 빙수들이 과일 자체를 그대로 담아낸 것과 달리 수박 과즙을 주재료로 삼고 있는 만큼 가격을 좀 더 낮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동그란 모양의 수박 알갱이도 달달했지만 얼음은 그보다 1.5배정도 더 달았다"며 "빙수 자체는 예뻤지만 반투명한 그릇과 앞접시가 무난하다는 점도 다소 아쉬웠다"고 말했다.

호텔 서울드래곤시티는 빙수 하나에 다양한 맛을 담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희진 기자는 "애플망고뿐 아니라 코코넛 튀일(웨이퍼와 비슷한 프랑스식 과자)과 망고 젤라또, 퓨레, 팥, 연유, 떡 등의 부재료가 풍성하게 들어있어 여러 종류의 빙수를 먹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언택트 시대에 걸맞게 로봇이 서빙을 한다는 점도 재미 요소"라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는 "빙수 하나로 바삭함, 고소함, 쫄깃함 등을 한번에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중반쯤부터 단맛이 거의 안 나는 우유얼음과 퓨레를 함께 먹으니 감칠맛이 배가됐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3만원대 빙수로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라며 "층층이 쌓은 퓨레에 프로폴리스 성분을 넣어 차별화를 꾀한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빙수와 곁가지 토핑을 모두 놋그릇에 담았는데, 애플망고와 톤이 묘하게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다만 라운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강민호 기자는 "카페와 호텔로비가 완전히 분리돼있지 않고 유명한 팝송들이 배경음악으로 선곡되다 보니 음식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는 "레스토랑 자체가 가늘고 긴 구조라 조금 산만했고 테이블 간 거리도 가까워 편하게 대화 나누며 음식을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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