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오프로드 레이스에서 만난 두 F1 챔피언


니코 로즈버그(좌)와 루이스 해밀턴

세나, 슈마허 등 포뮬러원 최고 드라이버 계보를 잇는 F1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과 그의 전 동료 니코 로즈버그가 다시 맞붙는다. 무대는 F1이 아닌 전기차로 달리는 오프로드 레이스 ‘익스트림 E’다.

이 대회는 포뮬러 E 회장인 알레한드로 아각이 환경 문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 히말라야와 북극, 아마존, 아프리카 사막 등 기후 변화 각종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에서 경기를 펼친다. 내년 3월 20일부터 21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라운드가 열린다.

로즈버그 익스트림 레이싱 팀(RXR)의 경주차

먼저 발을 들인 건 해밀턴이다. 그가 경주차에 늘 달고 나오는 번호 44번을 따 X44라는 팀을 지난 9월 창단했다. 직접 운전대를 잡는 건 아니지만, F1 챔피언이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대회 홍보 효과는 크다. 로즈버그 역시 팀 소유주로 명함을 내민다. 자기 이름을 딴 로즈버그 익스트림 레이싱(RXR) 팀에서 지휘봉을 잡는다. 아각 회장도 두 스타 드라이버의 참가를 크게 반겼다.

한 때 F1을 뜨겁게 달군 두 드라이버가 같은 대회에 참가하면서 모터스포츠 팬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4년 메르세데스가 F1 포디움을 점령하기 시작할 때부터 같은 팀에서 선두를 놓고 경쟁했던 최정상급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카트 팀에서부터 한솥밥을 먹은 그들은 2013년 해밀턴이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로 이적하며 동료이자 라이벌로 다시 만났다. 이듬해부터 메르세데스는 걸출한 경주차 W05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19경기 중 16경기를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중 11경기를 두 드라이버가 나란히 1,2위에 올랐으나 둘의 신경전은 극에 달했다.

2014년과 2015년은 해밀턴이 챔피언을 차지했다. 팀도 컨스트럭터 1위에 올랐지만, 두 해 모두 2위로 마무리한 로즈버그는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2016년에는 로즈버그가 월드 챔피언에 올랐지만 동시에 은퇴도 발표했다. 이 결정에 당시 많은 팬들이 아쉬워 했다. F1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해밀턴과, 유일하게 그를 넘어섰던 로즈버그의 대결이 기다려진다.

오딧세이21

한편, 익스트림 E는 모든 선수가 ‘오딧세이 21’이라는 한 가지 모델로 출전한다. 포뮬러 E 경주차 섀시를 만드는 스파크 레이싱 테크놀로지가 제작하며, 윌리엄스가 배터리를, 콘티넨탈이 타이어를 공급한다. 557마력 전기모터가 1,650kg 차체를 정지 상태에서 4.5초 만에 시속 100㎞까지 밀어준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