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배달앱 2위 '요기요' 새주인 누가될까

이진욱 기자 2020. 12. 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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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네이버·신세계 등 인수후보 물망..소상공인·라이더와 마찰은 '리스크'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서울 성동구 요기요플러스 용산허브. 2020.6.2/뉴스1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우아한형제들(이하 배민) 기업 결합 승인 조건으로 제시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 지분 100% 매각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HK는 배달앱 ‘요기요’(거래액 점유율 18%)와 ‘배달통’(0.3%)을 운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장 1위 배달앱 배민을 얻으려면 점유율 2위 배달앱 ‘요기요’를 팔라는 얘기다. ‘요기요’를 인수하면 단숨에 시장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배달 앱 시장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쿠팡과 위메프는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전통 유통업체들까지 인수 후보군 물망에 오르고 있다.
요기요 품으면 단번에 점유율 2위 확보…매각기한 한정돼 인수가 떨어질 가능성도
28일 공정위가 제시한 인수조건에 따르면, DH는 6개월 안에 ‘요기요’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6개월 더 연장이 가능해 최대 1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업계의 관심은 요기요를 누가 인수할 지다. 요기요가 시장 2위 점유율을 보유한 사업자인만큼 후발 사업자들 중에서 몇몇 기업들이 인수를 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쿠팡 이츠와 위메프오는 물론, 네이버나 카카오도 요기요를 품으면 단숨에 2위 사업자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요기요가 시장에 나올 경우 인수 금액이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평가한다. DH의 배민 지분(88%)인수 가치가 4조7500억원에 달했다는 점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앱 이용이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매각 기한이 한정돼있어 제 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장 가능성이 큰 인수 후보로는 쿠팡이 거론된다. 지난해 8월 배달 앱 시장에서 ‘쿠팡이츠’를 출시한 이후 공격적 확장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쿠팡은 마케팅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배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라이더들에게 대폭 인상된 배달비를 지원하고 있다. 입점 식당이나 소비자에게 통 큰 프로모션도 제공한다. 이는 쿠팡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의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고 있어서다. 비전펀드는 2018년 11월 쿠팡에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했다.

쿠팡은 최근 전국으로 배달 지역을 확장했다. 심야 배달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 등 공격적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쿠팡 이츠 이용자는 150만722명으로 1년 새 339.3%나 급증했다. 쿠팡은 배민과 경쟁할만한 유일한 업체로 평가 받는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을 DH에 매각키로 결정한 배경에 쿠팡이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폭발적 성장세의 쿠팡 이츠와 2위 사업자 요기요가 결합할 경우 배민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위메프도 물망에 오른다. 사내벤처 형식으로 시작해 하나의 사업부로 운영되던 위메프오를 지난 10월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면서 배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수백억 원대 적자에 허덕이는 위메프가 인수 자금을 투입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소상공인·라이더 마찰 등 리스크 떠안아야…여전한 시장 1위 배민과의 경쟁도 부담
네이버와 카카오도 배달 시장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인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는 오프라인 스마트오더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배민 ‘배민오더’와 직접 경쟁 중이다.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5.08%를 소유한 주요주주로, 경업금지(특수관계자의 경쟁업종 참여금지) 계약을 맺었지만 지분이 매각되면 계약 역시 해지된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톡 앱 내에서 ‘주문하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 앱 자체가 소상공인, 라이더와의 마찰이 불가피한 시장이어서 양대 포털업체가 리스크를 안고 쉽사리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음식점주와는 수수료로 분쟁이, 라이더들과는 노동 이슈로 얽힌 문제도 적지 않다. 유사한 이유로 롯데, 신세계 등 전통적 유통업체들의 인수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골목 상권으로 알려진 배달 시장 진출 자체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며 “자금 조달 문제도 있고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당장 업태 상황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배달 앱 시장이 출혈 경쟁이 심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 시장은 1위냐 2위냐의 싸움이 아닌 1등만 살아남는 구조”라며 “배민과 요기요의 결합이 무산되긴 했지만 여전히 배민은 압도적 1위 사업자다.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인만큼 부담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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