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을 조금 고친 르노삼성 뉴 QM6(큐엠식스)를 시승했다. 가격 대비 넓은 공간, 부드러운 승차감 등 여전히 패밀리 SUV로 쓰기 좋은 매력을 가졌다. 소형 SUV까지 넘볼 만큼 가성비가 좋다. 하지만 안전 및 주행보조 옵션은 보강이 필요하다.
글 박상준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박상준

QM6는 2016년 등장했다. 르노삼성은 ‘기존의 틀을 깬다’며 경쟁상대로 싼타페, 쏘렌토 등의 중형 SUV를 지목했다. 우선 2.0L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그리고 이듬해 2.0L 가솔린을 투입하며 라인업을 보강했다. 판매는 성공적이었다. 2017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국산 중형 가솔린 SUV 판매 1위를 기록했다. 2017년 2만7,837대, 2018년 32,999대. 상품성의 큰 변화 없이도 판매는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부분변경도 치렀다. LPG 모델을 추가하며 디젤 중심이던 중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넛 모양 LPG 탱크로 트렁크 공간 손해가 적었고, 뛰어난 정숙성과 낮은 유지비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시장 반응은 좋았고 판매도 늘었다. 르노삼성의 2020년 1~10월 판매대수는 8만722대인데, QM6가 48%에 달한다. 지나치게 치우친 점유율이 QM6를 ‘소년가장’으로 만들었다. 차종 하나에 회사의 ‘흥망성쇠’가 달린 셈이다.


연식변경 모델인 만큼 차체 크기의 차이는 없다.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4,675×1,845×1,670㎜. 중형급 SUV로 보기엔 살짝 작다. 크기를 한껏 키운 신형 투싼과 거의 비슷하다. 사실 QM6의 뼈대는 C세그먼트 급으로, D세그먼트 기반 중형 SUV들과는 차이가 있다. 실내 공간을 좌우할 휠베이스는 2,705㎜로 투싼이 50㎜ 길다. 참고로 경쟁 모델로 지목한 기아 쏘렌토의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4,810×1,900×1,695㎜, 휠베이스는 2,815㎜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
QM6의 꾸준한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완성도 높은 생김새다. 한 설문에 따르면, 구매자의 42%가 구매 이유로 멋진 외관을 꼽았다고 한다(New Car Buyer Survey, 2019). 뉴 QM6의 디자인 테마를 묻는 질문에 르노삼성은 ‘멀리서 보면 단순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복잡한 구조의 한국 전통 디자인을 담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로 직선형 그릴은 육각형 구조로 바꿔 견고한 느낌을 준다. 벌집모양마다 넣은 ‘V’자 장식은 햇빛을 받으면 반짝인다. 그릴 위에는 ‘퀀텀 윙’이라 부르는 크롬 바를 덧댔고, 아래쪽에는 모델명을 새겼다. 헤드램프는 이전보다 야간 시인성을 높인 LED가 기본이다. 램프 아래쪽에는 검정 선을 넣어 두께가 얇아 보이는 효과를 준다. 코너링 램프를 겸하던 안개등은 없앴다.

옆쪽 디자인 변화는 없다. 휠은 17~19인치 중 고를 수 있다. 시승차는 RE 시그니처 트림으로 225/55 R 19 타이어를 신었다. 앞뒤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브레이크를 기본으로 넣어 제동 내구성을 높였다.

테일램프 안쪽에는 ‘빗’을 연상케 하는 패턴을 넣었다. 가운데 자리하던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아래쪽으로 뺐다. 덕분에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얇아 보인다. SM6에서 먼저 선보인 ‘다이내믹 턴 시그널’ 기능도 품었다. 흐르듯 움직이는 방향지시등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차박은 LPe가 편할 수도
실내는 몇몇 장식과 기능 차이만 있다. 갈색 가죽 시트는 화사한 분위기를 만든다. 베젤이 거의 없어 깔끔한 프레임리스 룸미러는 추가 옵션인데, 하이패스 카드가 아닌 전용 유십칩을 넣는다. 이제 공조기를 끄기 위한 복잡한 과정은 필요 없다. 그냥 오토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끝이다. 사실 당연한 기능인데 이제야 생겼다. 컵홀더는 작게 4개로 나눴는데, 큰 컵을 꽂기 어려워 보인다.

뒷좌석은 센터 터널이 낮아 3명이 타기에 좋다. 키 173㎝ 기자 기준으로 무릎 앞에 주먹 두 개 반 정도 공간이 남는다. 널찍한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감을 높인다. 2열 공조기, A-타입 USB 2개, 2단계 열선 등의 편의 옵션도 풍부하다. 뒷좌석 등받이 각도 조절도 가능한데, 범위가 큰 편은 아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이 550L, 뒷좌석을 접으면 1,690L다. 요즘 ‘차박’을 염두하고 SUV를 구매하는 분들이 많다. 차를 숙소로 쓰기 위해 확인할 2가지가 있다. 우선 뒷좌석을 트렁크와 평평하게 180°로 접을 수 있는 지다. 이른바 ‘풀-플랫’이다. QM6는 기울기가 살짝 있고 약간의 턱도 생겨 두툼한 매트를 깔고 자야한다. 여담으로, LPe 모델은 트렁크 높이가 GDe보다 조금 높아 단차가 생기지 않는다. 살짝 올라온 바닥이 차박에는 유리할 수도 있겠다.

두 번째, 누워 자려면 부피보단 크기다. 줄자로 재보니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06×90×84㎝고(가로는 휠 하우스 안쪽 기준), 2열을 접으면 동승석 등받이까지 길이가 최대 200㎝다. 이 정도면 조금 좁지만 성인 두 명이 차박을 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이다. 다만, 높이가 낮아 편히 앉긴 어렵다.

힘은 약해도 편안하니까
연식변경이니 만큼 섀시나 엔진, 변속기 등에서 바뀐 점은 없다. 뉴 QM6 GDe의 보닛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품는다.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m를 내며, 자트코(Jatco)사에서 만든 무단변속기(CVT)와 합을 맞춘다. 크기 대비 낮은 출력 탓에 ‘심장병’이라는 놀림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변속기와의 궁합이 좋아 못 탈만큼 답답하진 않다. 대신, 여럿이 타고 언덕을 올라간다면 추월은 포기하는 편이 낫다. 추후 완전변경 땐 출력을 높이길 기대한다. 브레이크 답력은 일정하고 민감하지 않아 속도 줄이는 데 부담이 없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에 승차감이 좋다. 큰 요철을 지나면 이따금씩 허둥대지만,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금세 자세를 고친다. 고속 안정감은 준수하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감각이 매끄럽다. 운전대를 돌리면 차가 부드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격한 굽잇길에서 한계가 금방 드러난다. 단, 차의 성격상 단점은 아니다. 운전하는 재미는 별로 없지만, 동승자가 좋아할 만한 승차감을 가졌다.

정속 주행을 하자 금세 엔진 회전수가 1,000~1,500rpm으로 내려간다. 갑자기 하이브리드 차마냥 조용하다. 힘을 쥐어짜내며 울부짖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가속페달만 깊게 밟지 않는다면 세단 만큼 정숙하다.
실제로 NVH 성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디젤 모델에 넣던 흡·차음제를 가솔린과 LPG 모델까지 확대했다. 바닥과 휠 하우스 안쪽에서 오는 소음도 줄었다. 정차 시 엔진 소리도 잘 막는다. ‘스톱 앤 고(ISG)’ 기능이 없지만 귀가 불편하지 않은 이유다. 프리미에르에는 풍절음을 줄이기 위해 1~2열 모두 이중 접합 유리를 넣는다.

소형 SUV와 겹치는 가격
뉴 QM6 GDe의 가격은 2,474만 원부터 시작한다. 가성비로 접근하기 좋다. 옵션에 욕심을 내지 않다면 SE 트림을 추천한다. 소형 SUV 살 돈으로, 넓고 편안한 차를 가질 수 있으니까.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등의 시작 가격이 낮긴 하지만, 비슷한 옵션을 놓고 저울질해보면 어느 정도 겹친다. 풀 옵션 B세그먼트 SUV와 놓고 보면 더욱이 그렇다. 시승차는 3,039만 원짜리 RE 시그니처에 옵션을 더해 3,380만 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가격은 모두 개소세 인하 반영)
부족한 안전 및 주행 보조 옵션은 단점이다. 최상위 프리미에르 트림에서도 긴급제동 보조, 전방추돌 경보 등을 넣으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 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시속 50~160㎞에서만 작동한다.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지 않고, 따라서 오토홀드도 없다. 차선 유지 기능도 없다. 옆 차로로 넘어가도 그저 ‘드르륵’하는 경고뿐이다.
뉴 QM6는 나보다 가족의 편안함이 우선인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조용한 실내는 최대 장점이다. 국내 유일 LPG SUV, LPe 모델도 있다. GDe와 놓고 보면 힘, 정숙성 등에서 차이가 거의 없다. 여전히 디젤 SUV를 원하는 소비자도 있다. 르노삼성은 몇 달 안에 디젤 라인업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표]르노삼성 뉴 QM6의 주요 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