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미션 스쿨의 교사 채용은 고용차별금지법 적용 안 돼"
미 대법원은 8일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는 미 수정헌법 1조를 들어, 가톨릭교회와 같은 종교기관이 운영하는 미션 스쿨에서 종교 교사(minister)를 채용할 때에는 성(性)·인종·나이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미 연방 고용차별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7대2로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가톨릭계 학교에서 각각 건강 상 이유(이후 사망)와 나이를 들어 재계약이 거부된 두 여(女)교사가 제기한 것이었지만, 미국의 성(性)소수자 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자신들의 권익(權益)을 침해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15일 미 대법원은 1964년에 제정된 미 민권법에서 차별해서는 안 되는 대상으로 명시된 ‘성(sex)’의 개념에 동성애자·양성애자·트랜스젠더와 같은 LGBTQ의 성적 소수자들의 취향을 포함시켜 이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날 다수의 의견을 쓴 사무엘 A 알리토 주니어 대법관은 “종교의 자유를 보호한 미 수정헌법 1조는 판사들이 종교기관의 내부 운영에 개입하는 것을 금한다”며, “미션 스쿨이 교사에게 종교적 신념 면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도록 위임할 때에는, 법원이 학교·교사 간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수정헌법 1조에 위배해 학교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대법원은 2012년에도 고용차별금지법에서 ‘종교(목회)적 예외’를 만장일치로 인정한 바 있다. 알리토 대법관은 “당시 종교적 예외를 인정한 것은 학생들을 종교적 신념에 따라 살도록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은 종교적 사립학교의 핵심적 사명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과목을 가르치던 두 여교사는 ‘종교 교사(minister)’라는 직함 없이, 교리 수업과 학생들의 가톨릭 의례(儀禮) 참여 준비, 기도 등 학교 내 광범위한 종교 활동을 담당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판결이 미국 내 가톨릭계 초·중등학교 10만 여 명의 교사들과, 다른 종교집단 직원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종교 기관이나 관련 학교가 직원 채용 시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가톨릭연합 측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대법원 결정은 종교적 사명을 띠고 설립된 학교들이 정부의 개입이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종교 교사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미 진보적 단체인 시민자유연맹(ACLU)측은 성명을 내고 “특정인을 LGBTQ라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판결했던 대법원이 종교 관련 기관의 고용자가 LGBTQ 교사를 차별하는 것은 여전히 용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수 의견을 쓴 소냐 소토마이어 대법관은 “이런 예외를 인정하면, 인종·성·임신·나이·장애·기타 취향 등 법이 보호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고용주가 종교 교사를 채용하거나 해고할 때에 자유롭게 차별할 수 있게 한다”고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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