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캠프 MVP에서 난세영웅으로..김민규의 뜻 깊은 첫 가을

2020. 11. 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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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가 생각지도 못한 일을 해낸다. 이번 가을 바로 김민규(두산)가 그렇게 야구를 하고 있다.

지난 18일 NC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영웅은 김민규였다. 정확히 말해 난세 영웅이었다. 5-1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이영하가 1사 만루에서 적시타 두 방을 맞고 한 점차 추격을 허용한 상황.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은 김민규는 1사 1, 2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서 박민우를 헛스윙 삼진, 이명기를 1루수 땅볼로 잡고 혼란을 깔끔하게 수습했다. 경기 종료였다.

김민규는 아직 야구팬들에게 낯선 이름일 수 있다. 휘문고를 나와 2018 2차 3라운드 30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3년차인 올해부터 두각을 드러냈기 때문. 2019년까지 1군 경험이 2경기뿐이었던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서 구슬땀을 흘리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월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생각보다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진다”며 김민규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캠프 MVP인 ‘미스터 미야자키’ 역시 김민규의 차지였다.

스프링캠프에서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김민규는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9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9의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올해 이용찬의 부상 이탈, 이영하의 보직 변경, 크리스 플렉센의 발 골절상 등 유독 선발진에서 부침을 겪은 두산이다. 그럼에도 3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던 건 김민규, 최원준 등이 대체 선발 또는 롱 릴리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김민규의 진가는 이미 지난 플레이오프서 한 차례 드러난 바 있다. 2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긴 그는 4차전에서 ⅓이닝 만에 무너진 선발 유희관의 뒤를 이어 4⅔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견인했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승리와 함께 데일리 MVP의 영예까지 안은 하루였다.

김민규의 가장 큰 강점은 침착한 멘탈에서 나오는 제구력이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포수가 원하는 곳으로 자기 공을 던질 줄 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과연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지만 이는 기우였다. 김태형 감독 역시 전날 왜 김민규를 택했냐고 묻자 “그래도 제구가 믿음이 가서 선택을 했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막기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잘 막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우승까지는 3승이 남은 상황이다. 특히 3차전과 4차전은 비교적 약한 국내선수가 선발로 나서기에 불펜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 즉, 다시 한 번 김민규의 배짱투가 절실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가을 거듭된 호투로 자신감은 충만한 상태다. 김민규는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하면서 성격이 바뀌었다. (승리도 하고 세이브도 했으니) 이제 우승하고 환호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민규. 사진 = 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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