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만났네 또만났어, 동갑내기 르브론과 이궈달라

장민석 기자 2020. 9. 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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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파이널에서만 5번째 맞대결
84년생 동갑내기 르브론 제임스(오른쪽)과 안드레 이궈달라가 파이널에서 통산 5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 AP 연합뉴스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안드레 이궈달라(마이애미 히트)는 1984년생 동갑내기 NBA(미프로농구) 스타다. 물론 두 선수는 이뤄놓은 성과에선 큰 차이가 있다. 르브론은 통산 득점이 3만4241점으로 역대 3위. 시즌 MVP 4회, 파이널 MVP 3회에 16차례 올스타에 선정됐다. 명실상부한 현 NBA 최고 선수 중 하나다. 이궈달라의 통산 득점은 1만3552점으로 르브론의 40% 수준이다.

올 시즌만 놓고 봐도 르브론은 정규리그에서 어시스트 1위(10.2개), 득점 12위(25.3점) 등 리그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이궈달라의 이번 시즌 기록은 4.6점 3.7리바운드.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성기에 비해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사실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를 할 수 없는 두 선수지만, 둘의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둘이 또 파이널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벌써 5번째다.

르브론과 이궈달라는 우승 횟수가 3회로 같다. 르브론은 마이애미 히트 시절인 2012년과 2013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시절인 2016년 NBA 정상에 올랐다. 이궈달라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유니폼을 입고 2015년과 2017년, 2018년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르브론이 캐벌리어스, 이궈달라가 워리어스에서 뛸 때 두 선수는 4년 연속 파이널에서 만났다. 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이궈달라에게 파이널MVP의 영광을 안긴 무대였다. 이궈달라는 3연승으로 우승을 확정한 4~6차전에서 평균 20점을 넣었다. 무엇보다 시리즈 내내 상대팀 에이스인 르브론을 잘 막아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궈달라는 당시 파이널에서 르브론의 야투율을 39%까지 떨어뜨리는 등 수비에서 맹활약했다.

르브론은 1년 만에 자존심을 회복했다. 2016시즌 파이널에서 르브론의 캐벌리어스는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워리어스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당시 89-89 동점으로 종료 1분50초를 남긴 7차전에서 이궈달라의 결정적인 슛을 전력으로 달려와 막아낸 르브론의 모습은 아직도 많은 농구 팬들의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다. 르브론의 체이스다운 블록 장면은 NBA가 뽑은 지난 10년간 ‘톱 100 플레이’에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르브론은 2017년과 2018년 파이널 때도 고군분투하며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케빈 듀랜트가 맹활약한 워리어스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궈달라는 우승을 확정한 2017년 파이널 5차전에서 20점으로 힘을 보탰다. 2018년 파이널에선 활약이 크게 없었다.

2019년 파이널에선 이궈달라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르브론은 LA 레이커스로 이적한 첫 시즌 부상으로 고전했고,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궈달라의 소속팀 워리어스는 토론토 랩터스와 맞붙은 파이널에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이궈달라는 6차전에서 22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진 못했다.

이궈달라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멤피스 그리즐리스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그리즐리스에서 프로답지 못한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며 그리즐리스 선수단 합류를 거부한 그는 결국 다시 트레이드로 마이애미 히트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그 히트가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동부 5번 시드로 올라온 히트는 4번 인디애나 페이서스, 1번 밀워키 벅스, 3번 보스턴 셀틱스를 잇달아 꺾고 파이널에 올랐다. 이궈달라는 보스턴 셀틱스와 벌인 동부 콘퍼런스 결승 6차전에서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15점을 기록, 팀의 파이널행을 이끌었다.

이로써 이궈달라는 파이널에 6년 연속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워리어스 소속으로 2015~2019년, 히트 소속으로 2020년 파이널에 오른 것이다.

반면 르브론은 2011~2018년, 8년 연속 파이널에 올랐다가 작년엔 플레이오프 진출에 아예 실패했다. 파이널에 그동안 9번 올랐지만 우승 3회, 준우승 6회로 우승 커리어가 아쉬운 르브론으로선 이번 파이널이 그만큼 중요하다.

개인 통산 네 번째 우승을 거둔다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에 이은 역대 2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보스턴 셀틱스의 레전드인 폴 피어스는 “슈퍼팀만 만든 르브론은 올타임 넘버 5에도 들 자격이 없다”고 했다가 최근 “레이커스가 이번 타이틀을 따낸다면 르브론은 조던 다음으로 넘버 2에 둘 만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르브론과 이궈달라는 코트가 아닌 회의 석상에서 의견을 달리 한 적이 있다. 지난 8월 흑인 피격 사건에 분노해 NBA가 시즌 중단 움직임을 보였을 때 르브론은 선수 회의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며 리그 중단을 이어갈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선수협회 부회장인 이궈달라는 “사회적 변화는 정치 참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여기 있는 선수들은 몇 명이나 올해 말 대통령 선거 투표에 유권자 등록을 했는가. 자료를 보면 NBA 선수들의 등록률은 매우 낮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즌이 이대로 끝나면 거리로 나가 시위대에 동참할 것인가”라고 물은 뒤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왜 그만두려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선수들은 시즌을 완주하기로 뜻을 모았다.

두 베테랑의 이번 파이널 대결은 또 어떤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까. LA 레이커스와 마이애미 히트의 NBA 파이널 1차전은 한국 시각으로 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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