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조선시대 매품팔이·똥장수는 얼마나 벌었을까
강문종 외 3인 지음, 민음사 펴냄

“삼십 냥을 받아 열 냥 어치 양식 사고 닷 냥 어치 반찬 사고 닷 냥 어치 나무 사고 열 냥이 남거든 매 맞고 와서 몸조섭 하리라.”
돈으로 ‘매 맞을 몸’을 거래하는 이 안쓰러운 대화는 조선 시대 한글 소설 ‘흥부전’의 한 대목이다. 여러 사료에 따르면 당시 일용 노동자 하루 임금은 약 스무 푼. 한 냥이 100푼이니, 곤장 맞는 조건으로 받는 돈 서른 냥은 무려 150일 치의 임금에 해당했다. 어림잡아 반년 생활비다. 소설에서 꾸며 쓴 허구가 아니다. 조선 시대엔 실제로 ‘맞아야 사는 사람’, 이름부터 안쓰러운 ‘매품팔이’가 존재했다. 흥부가 제안받은 조건은 소설이기에 가능한 파격이었다. 조선 시대 법전에 따르면 곤장 100대는 벌금 일곱 냥으로 대체가 가능했다. 부잣집 양반네들에는 푼돈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대신 맞고라도 벌어야 할 큰돈’이었다. 벼랑 끝 서민들이 감내했던 이 극한 직업은 한 개인의 고달픈 인생을 넘어 당시 사회의 생활, 풍습, 법규, 문화 등을 보여준다.
신간 ‘조선잡사’는 젊은 한국학 연구자들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의 직업 67개를 발굴·연구해 엮은 책이다. 조선 시대 하면 떠올릴 법한 선비·농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어의·군관 같은 ‘익숙한 직업’은 배제했다. 대신 시장·뒷골목·주막 등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었을 그 시절 보통 사람들의 밥벌이를 통해 치열했던 누군가의 삶을 불러낸다. 책 제목의 ‘잡’을 ‘잡다하다’는 의미의 한자 ‘잡(雜)’과 직업을 의미하는 영어 ‘잡(Job)’ 두 가지로 함께 표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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