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재테크 목표는 '내 집 마련' 1위..실현 가능성은 '글쎄' 72%
-[커버스토리=밀레니얼, 재테크에 빠지다 : 2030 직장인 500명 설문]
-밀레니얼 직장인 500명 설문…재테크 유튜브·주식 리딩방 자주 보지만 정보 신뢰도는 낮아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재테크의 판을 흔들고 있다.
새로운 투자 주역으로 떠오른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돈을 모을까. 이들에게 집을 마련할 희망은 있을까. 한경비즈니스가 밀레니얼 세대 재테크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한경비즈니스는 밀레니얼 세대 500명을 대상으로 오픈서베이를 통해 설문을 진행했다. 이들의 투자 목적과 투자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2030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했다. 표본은 성별·연령별로 균등 적용해 이들의 재무 목표를 더 정확하게 분석했다.
◆결혼 대신 노후 선택한 밀레니얼

밀레니얼 세대가 재테크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는 ‘집을 사기 위해서(35.2%)’다. 집 마련과 함께 ‘노후 자산 축적(35.2%) 역시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20대 남성 직장인의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동안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보다 현재에 더 집중하며 저축보다 자신을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도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집 마련과 안정된 노후가 간절했다.
오히려 여행·레저·쇼핑을 위한 ‘소비 재원 마련(8.2%)’은 500명 중 41명만이 선택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한 번뿐인 삶) 현상은 그들의 단순한 소비 행태가 아니라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과 현재에 충실하고자 하는 삶의 방식일 수 있다.
결혼 자금 마련이 8.8%로 낮은 것 또한 특징이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지 오래고 실제 결혼 건수도 크게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혼인 건수는 9만2101건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
또 다른 재테크를 위한 ‘투자 종잣돈 마련(4.8%)’도 24명의 선택을 받았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내 집 마련’은 실현 가능한 꿈일까. 그들은 집을 사기 위해 재테크를 하면서도 ‘내 집 마련’에는 회의적이었다.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이는 28%에 불과했고 72%가 ‘내 집 마련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그 중 ‘내 집 마련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답한 비율은 14.6%였다.

밀레니얼 세대가 재테크를 통한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펀드 등 금융 투자 상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63.8%가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낮아서’라는 이유를 택했다. 제로 금리 시대가 도래하자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13.0%)’가 2위, ‘월급이 적어서(8.2%)’가 3위에 올랐다. ‘언론과 미디어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는 응답은 4.8%를 기록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단순히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자’는 생각으로 투자에 덤비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현재 하고 있는 재테크는 ‘적금(70.6%, 복수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음으로 국내 주식(45.4%)과 펀드(18.0%) 순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77명으로 15.4%를 기록했고 해외 주식은 12.2%가 하고 있었다.
‘적금’은 여성(77.2%)의 응답률이 타 집단 대비 높은 반면 ‘국내 주식’은 상대적으로 남성(48.8%) 응답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가 돈이 없지 투자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재테크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부동산(53%, 복수 응답)을 택했다. 500명 중 265명이 택한 답변이다. 현재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응답자가 77명인 것을 감안하면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보여준다.
2위는 238명이 선택한 국내 주식(47.6%)이, 3위는 201명이 선택한 해외 주식(40.2%)이 나란히 오르며 주식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안전 자산인 ‘금테크’를 향한 관심도 높았다. 금은 151명이 택하며 30.2%를 차지했다. 2017년 광풍이 불었던 암호화폐는 8.8%를 차지했다.
‘금’은 여성(34.0%)의 응답률이 타 집단 대비 높은 반면 암호화폐는 상대적으로 남성(13.2%) 응답자에게서 높았다.
◆해외 주식, 국내보다 수익률 높고 전망 좋다
올해 해외 주식에도 광풍이 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 주식 결제 대금은 709억1000만 달러(약 85조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할 때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생각하는 해외 주식의 장점은 무엇일까. ‘국내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다(28.8%)’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2위는 ‘유명한 기업이 많다(27.6%)’는 응답이 차지했고 3위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23.4%)’고 응답했다.
‘국내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응답은 9.4%에 그쳤다. 기타 응답으로는 ‘국내 주식보다 배당이 많다’는 응답이 꽤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가 재테크 정보를 얻는 곳은 주로 ‘지인과 가족(51.4%)’이었다. 30대 여성 직장인에게서 특히 응답률이 높았다.
‘언론 기사(46.6%)’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은 2위를 차지했고 ‘유튜브(43.2%)를 통한 재테크 정보 획득도 3위를 기록했다.

본인이 정보를 얻는 통로와 가장 신뢰하는 정보처에는 차이가 있었다. ‘재무·금융 전문가’를 신뢰한다는 답변이 28.6%로 가장 높았고 ‘지인과 가족(19.6%)’은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언론 기사(17.2%), 4위는 유튜브(12.0%)였다. 반면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리딩방을 신뢰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2.4%에 불과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본인들이 이전 세대보다 가난하고 자산을 축적하기 힘들다는 통계에 동의하고 있을까.
이들 중 대부분인 71.0%가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종잣돈 모으기가 힘들어졌다는 데 ‘매우 동의’했다.
‘동의한다’고 답한 24.4%를 합하면 95.4%가 밀레니얼 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자산을 축적하기 힘든 세대라고 답했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0.8%로 4명에 그쳤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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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0호(2020.08.17 ~ 2020.08.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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