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어 5호: 중국이 달 표면에 오성홍기를 꽂았다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3일(현지 시각) 달 표면에 오성홍기를 꽂았다. 미국이 달 표면에 성조기를 꽂은 뒤 50여 년 만의 일이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창어 5호가 달 토양과 암석 샘플을 싣고 떠나기 전에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바람 없는 달 표면 위에 가만히 서 있는 오성홍기가 보인다.
창어 5호의 착륙기에 붙어 있던 상승기가 달 표면을 이륙하기 직전, 오성홍기가 펼쳐졌다고 한다. 이 과정에는 인공위성 등의 태양광 패널을 펼칠 때 사용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중국 탐사선이 달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이전에 달에 갔던 창어 3·4호는 탐사선 기기에 중국 국기가 그려져 있었고, 따로 표면에 국기를 꽂지 않았다.
CNSA는 창어 5호가 지구에서 명령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이륙 임무를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은 1969년 유인 아폴로 11호 임무 중 달에 첫 국기를 꽂았다. 1972년까지 이어진 임무 동안 달 표면에는 다섯 개의 성조기가 추가로 꽂혔다.
201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위성 사진을 분석해 성조기들이 여전히 표면에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태양 빛 때문에 국기 색이 허옇게 바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우주비행사 올드린이 처음 꽂은 성조기는 착륙 모듈에 너무 가까운 곳에 꽂힌 바람에 모듈이 이륙했을 때 날아가 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이번 성과에 대해 뭐라고 평했나?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오성홍기가 미국 아폴로 임무 수행 중 느꼈던 '흥분과 감흥'을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달에 꽂힌 국기는 가로 2m, 세로 90㎝이며 무게는 1㎏가량이다.
리윈펑 프로젝트팀장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기 모든 부분에 낮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며 "지구에 있는 일반 국기는 혹독한 달 환경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창어 5호는 지난달 24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서 발사돼 7일 만인 이달 1일 밤 11시 11분 달 앞면의 화산 평원인 '폭풍우의 바다'에 착륙했다.
창어 5호의 임무는 달 표면의 바위와 흙 등의 샘플 채취였다.
이 탐사선이 성공적으로 귀환하게 되면 중국은 미국과 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달에서 샘플 채취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