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1급 발암물질 석면' 마구잡이 철거.."업체 신고에만 의존"

김진화 2020. 7. 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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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급 발암물질 석면은 그 위험성이 높아 엄격하게 관리돼야 하는데요.

하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 공사현장에선 석면을 마구잡이로 해체해 방치했다가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이곳에서 석면 방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재개발 지역, 높은 가림막 안, 공사 현장은 멈췄습니다.

지난달 2일, 노동부 현장점검에서 석면 부실 관리가 적발돼,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김미자/상도4동 주민대책위원장 : "땅에 그냥 집하고, 슬레이트하고 벽돌하고 같이 뒤섞여 있어요. 그냥."]

당시 철거된 주택 모습입니다.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습니다.

공기 중 석면이 날리는걸 막기 위해 철저히 포장해 폐기해야 하지만, 부서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공사업체는 10여 년 전 철거된 석면이 이번에 발견된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김희준/시행사 대표 : "기존에 존치돼 있던 가옥에서 일반폐기물 작업을 하다가 바닥에서 석면이 나온 겁니다."]

집이 헐린 주민들 말은 다릅니다.

최근에도 일부 주택은 석면 분리작업이 없었다는 겁니다.

[서울 상도동 주민/5월 16일 철거/음성변조 : "허연 석면도 엉망진창이고. 그냥 폭삭 내려앉혀 놨어요."]

현장 주변엔 주택과 학교 등이 밀집해 있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이런 사실조차 모릅니다.

[서울 상도동 주민 : "아기 키우는데 안 좋은 게 나오면 좀 불안하기는 한데..."]

이 지역은 2008년 재개발 추진 이후 10년간 석면이 방치돼 있었습니다.

2017년 15톤가량을 치웠지만, 올해 공사가 재개되면서 또다시 석면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업체 측 신고에 의존하는 석면 관리, 감시 체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 "감리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고 있어요. 구조적으로 철거, 건설 이런 것과 얽혀 있는 일종의 이해 당사자인데 마치 감시하는 것처럼..."]

노동부는 석면업체와 감리업체를 모두 교체하고, 공사 현장에 대한 석면 전수조사를 다시 실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김진화 기자 (evolut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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