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자 증언제도' 재조명..힘빠진 검찰조서 공백 메울까
공판중심주의 실현 기여..법조계 "현실적으로 활성화 어려워" 지적도
![경찰 조사실 녹화장면 [연합뉴스TV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8/16/yonhap/20200816071509108bmdo.jpg)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실제 활용도는 낮은 '조사자 증언제도'가 하반기 검찰청 직제개편안에 형사부 업무시스템 재정립안 중 하나로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으로 일부 진술 위주의 사건에서 증거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조사자 증언제도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신문조서에 의지해온 수사 관행을 완전히 탈피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성급한 추진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 검사·경찰이 피고인과 법정에서 직접 '자백 진실성' 공방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마련한 검찰청 직제개편안에서 '조서 없는 수사 환경' 확립 방안 중 하나로 공판 단계에서 조사자 증언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현재 사법경찰관이 수사 단계에서 작성한 신문조서는 피의자가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면 재판에서 진실을 다투는 증거로 채택될 수 없다.
다만 조사자가 법정에 나와 피의자가 부인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특신상태)에서 이뤄졌음을 증명하면 증거로 채택하고 있는데 그 근거가 바로 조사자 증언제도다.
![유치장 조사실 신체검사실 [연합뉴스TV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8/16/yonhap/20200816071509198nvhj.jpg)
여기에는 수사기관의 신문조서보다 조사자가 법정에서 위증의 부담을 안고 반대 신문과 맞서 한 진술이 증거로서 더 우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조사자 증언제도는 2007년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처음 명시됐지만 활용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그러나 검찰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사법경찰관 조서 수준으로 제한을 받게 되면서 조사자 증언제도가 최소한의 증거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공판 중심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성범죄·뇌물 등 사건관계인 진술이 중요한 사건에서 검찰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도 여겨지는 분위기다.
현재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는 피의자가 나중에 부인해도 실제 검찰에서 그렇게 말한 사실만 확인되면 재판에서 증거로 받아들여지지만, 2022년 1월부터는 경찰 신문조서와 같은 수준으로 증거능력이 제한된다.
![신임 여환섭 광주지검장 "검찰은 조서를 버려야 한다" 지난 11일 취임한 여환섭 광주지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8/16/yonhap/20200816071509253nbre.jpg)
여환섭 신임 광주지검장도 지난 11일 취임식에서 수사 과정에서 조사자 증언제도를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여 지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직제개편안에 힘을 실은 그의 발언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물증 확보 위주의 수사 체계를 확립하고 필요시 조사자 증언제도를 활용하면 인권침해 요소를 막고 실질적인 공판중심주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실적으로 증거능력 인정 쉽지 않아" 지적도…경찰 업무부담 늘 수도
그러나 조사자 증언제도가 10년 넘게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점에 비춰 당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관측도 많다.
검찰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제한된다고 해서 '사문화' 평가를 받기까지 한 조사자 증언제도의 활용도가 갑자기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법조계에선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된 상황에서 조사자 증언에만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재판부로서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활용도가 낮은 이유기도 하다.
애초 신문조서와 조사자 증언을 동시에 허용해놓고 증거능력을 달리 부여한 형사소송법 자체에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인석 피고석 [연합뉴스TV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8/16/yonhap/20200816071509357bhmm.jpg)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판사는 "재판 과정에서 가끔 조사자 증언 신청이 들어오면 받아들이지만 신문조서와 달리 조사자 증언에만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며 "제도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검사를 중심으로 개편안의 성급한 추진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이런 복잡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차호동(41·사법연수원 38기) 대구지검 검사가 최근 검찰 내부망에서 "조사자 증언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경찰·검찰·법원의 깊은 이해가 있어야만 함은 물론 직제개편으로 바로 도입할 수 없는 제도"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직접 수사가 줄고 법정에서 경찰 수사 단계의 진술을 부인하는 사례가 늘면 잦은 조사자 증인 신청으로 경찰의 업무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간간부급의 한 검사는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이 법정에서 쉽게 부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의 증인 출석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만만찮은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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