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침수 없는 곳 이주하고 싶어" 아직도 불안한 철원 이재민

최석환 기자 2020. 8. 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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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걱정 없는 마을로 이주하고 싶어요."

10일 강원 철원군 오덕초등학교에 마련된 수해 이재민 임시 대피소.

이길리 마을 이재민인 김남씨(83·여)는 "비만 오면 침수로 농사 기계가 물에 잠겨 기계값만 물다가 돈을 다 쓴다"며 "침수피해가 벌써 이번이 세번째니 아주 알거지가 됐다. 비만 오면 잠기는데 또 비가 올까봐 큰 걱정"이라고 답답해 했다.

철원군에 따르면 이날도 소방, 군인, 자원봉사자 등 270여 명이 이길리 마을 수마 흔적을 지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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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범람 대피 당시 생각나 소화제 달고 살 지경"
이길리 마을 곳곳 수마가 할퀸 상처 가득
지난 5일 기록적인 폭우로 한탄강이 범람돼 인근 마을 주민들이 강원 철원군 오덕초등학교에 마련된 수해 이재민 임시 대피소로 대피했다. 이재민들이 재난 구호 쉘터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2020.08.10/뉴스1 © News1

(철원=뉴스1) 최석환 기자 = “물난리 걱정 없는 마을로 이주하고 싶어요.”

10일 강원 철원군 오덕초등학교에 마련된 수해 이재민 임시 대피소. 지난 5일부터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 이길리 주민 박명순씨(81·여)는 기록적인 폭우로 한탄강이 범람해 이길리 일대가 침수되기 직전을 희망 잃은 목소리로 회상했다.

박씨는 "아직도 불안하고 심장이 아파"라며 폭우로 강이 범람해 마을 주민 수백명이 긴급대피할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고 토로했다. 대피 후 5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생각나 소화제를 달고 산다.

지난 5일 폭우로 인한 한탄강 범람으로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일대가 침수됐다. (독자 제공) 2020.8.5/뉴스1 © News1

혼자 사는 박씨는 마침 둘째 아들이 찾아와 집에 함께 있었다. 5일 오전 둘째 아들이 한탄강 수위를 보겠다며 나가자 밥을 챙겨줘야 겠다는 마음에 점심 밥상을 차려놓고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면서 대피하라는 방송과 함께 마을 이장이 뛰어다니며 대피하라고 소리치는 정신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휴대폰이 없던 박씨는 바깥 상황을 잘 몰랐고 차려놓은 밥상을 놓고 정신없이 대피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박씨는 “대피소로 와서 여태 집에 한 번도 못갔다”며 “자식들이 집이 싹 다 무너져서 내가 놀라까봐 다 치워지면 오라고 지금은 못 오게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내가 있을때만 벌써 침수피해가 세번째”라며 “이제 마을을 떠나 이런 침수 피해가 없는 곳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한탄했다.

이길리 마을 이재민인 김남씨(83·여)는 “비만 오면 침수로 농사 기계가 물에 잠겨 기계값만 물다가 돈을 다 쓴다”며 “침수피해가 벌써 이번이 세번째니 아주 알거지가 됐다. 비만 오면 잠기는데 또 비가 올까봐 큰 걱정”이라고 답답해 했다.

10일 이길리 마을은 오전에 비가 오지 않다가 오후에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엿새째 철원지역에 최대 700㎜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6일 오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한 주민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한탄천 범람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인근 마을들이 물에 잠기며 주민 780명이 긴급 대피했다.2020.8.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엿새째 철원지역에 최대 700㎜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6일 오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의 한 주택 안이 수해로 어지럽다. 2020.8.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마을에 들어서니 곳곳에 못쓰게 된 가구, 가전제품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었고, 주민들은 치우고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수마가 할퀸 흔적들이 마을 곳곳에 가득했다.

철원군에 따르면 이날도 소방, 군인, 자원봉사자 등 270여 명이 이길리 마을 수마 흔적을 지우고 있었다.

지난 9일에는 주택 5가구가 침수돼 이재민 17명이 발생했고, 일시적으로 33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하기도 했다. 10일에는 이재민 및 대피 인원은 없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철원군 일 강수량(오후 4시 기준)은 양지(철원) 69㎜, 동송(철원) 69㎜, 장흥(철원) 35.5㎜ 등이다.

강원도 비는 내일까지 이어진다. 기상청은 11일 남부지역에 50~150㎜(많은 곳 150㎜), 북부 30~80㎜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또 12일에는 비가 오지 않다가 13~14일 소나기성 비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찾아와 이재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철원에는 156세대 311명의 이재민이 생겼으며 736세대 1390명의 일시대피자가 발생했다.

현재 철원 이재민 중 78세대 150명이 귀가했으며 일시대피자는 687세대 1302명이 집으로 귀가했다.

철원군은 지난 7일 정부에서 선포한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0일 오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철원군 오덕초등학교에 마련된 수해 이재민 임시 대피소를 찾아 피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2020.8.10/뉴스1 © News1 최석환 기자

nuo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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