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거주불능 지구 - 데이비드 월러스 웰스 [김지석의 내 인생의 책 ⑤]
[경향신문]

과학자들은 2100년이면 지구 평균 온도가 4도 오르고 해수면이 1m 정도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곤 한다. 그런데 2100년이면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은 대부분 이 세상에 없을 때다. 게다가 해수면 1m 상승, 온도 4도 상승은 아무리 심각하게 받아들이려 해도 별로 무섭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까지 앨 고어를 포함해 일부 사람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기자들도 기후변화 관련 소식을 전하면 사람들이 잘 읽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런데 2017년 7월9일 미국에서 꽤 알아주는 잡지 뉴요커에 ‘생존불능 지구(Uninhabitable Earth)’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의 부제도 험악했다. ‘굶주림, 경제 붕괴, 우리를 쪄 죽이는 태양,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 기후변화가 망가뜨릴 수 있는 것들.’
이 글은 게재된 지 몇 주 만에 조회수가 700만을 넘어, 1925년 뉴요커가 창간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읽은 글이 되었다.
이 글을 쓴 데이비드 월러스 웰스는 인터뷰에서 2016년 아주 끔찍한 전망을 담은 기후변화 관련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왔는데도 매체들이 ‘아주 순한 맛’으로 전달하는 게 문제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신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밝혀낸 끔찍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웰스는 이 글의 내용을 확장해 2019년 2월 단행본으로 펴냈다. 한국어판은 ‘2050 거주불능 지구’라는 제목으로 2020년 4월 출간되었다. 최근 사회를 어렵게 만드는 아파트값, 코로나19, 실업 문제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밖에 나가면 몇 시간 만에 쪄 죽는 날씨가 되면 다 무슨 소용인가. 일독을 권한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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