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없는 HUG 분양보증 27년 독점..부작용에도 국토부 '뒷짐'
“2020년까지 분양보증 기관으로 보증보험 회사를 추가 지정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2017년 7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7년째 독점 중인 분양보증 시장 구조를 개선하라면서 권고한 내용이다.
3년5개월 동안 HUG의 분양보증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속돼 왔지만 연내 신규업체 지정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국토부가 결정을 미룬 탓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9일 “올해 9월 분양보증기관 확대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기관별 면담일정이 지연돼 아직 결과 보고서를 전달받지 못했다”며 “추후 공정위와 협의 기간을 고려하면 분양보증 시장 신규업체 진입은 올해 안에 결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분양보증은 선분양 중심인 주택시장에서 시행사, 건설사 등의 부도로 아파트 계약자들이 낸 분양대금을 받지 못할 때를 대비한 보증상품이다. 건설사 등 주택 사업자는 30가구 이상 주택을 선분양할 때 HUG 분양보증이 있어야 입주자 모집공고를 진행할 수 있다.
현행 주택공급에 따른 규칙에 따르면 분양보증은 HUG 및 ‘국토부장관이 지정하는 보증보험회사’만 취급할 수 있다. 국토부 장관이 지정하면 경쟁시장이 가능하지만 국토부는 1993년부터 27년째 HUG 독점을 유지하고 있다.
‘분양보증 독점’에 대한 국토부와 HUG의 공식 입장은 “분양보증은 정책보증으로 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공공기관이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지만 국토부는 HUG의 분양가 심사를 ‘고분양가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미 분양가상한제가 시작돼 HUG를 통한 분양가 통제는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도 분양가상한제 하의 분양가가 HUG 분양가보다 낮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사실상 독점의 명분도 사라진 상황이라는 얘기다.

HUG가 조합에 분양가 심사기준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비교사업장을 임의적으로 선정하는 능 투명성과 객관성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감사원은 최근 지난해 9월 분양된 ‘대전 유성 대광로제비앙’ 분양가는 3.3㎡당 725만원으로 책정돼야 했지만 HUG가 비교사업장을 잘못 선정해 이보다 325만원 높은 3.3㎡당 1050만원으로 책정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독점 구조로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 탓에 보증료 과다 책정도 문제다. 감사원에 따르면 HUG는 2016년 이후 총 10개의 보증상품 보험료 1179억원을 과다하게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에도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자 국회 차원에서도 별도 입법에 나선 상황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분양보증기관 1곳 이상을 추가 지정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토부와 HUG는 민간 업체가 분양보증 시장에 참여하면 과당경쟁으로 부실화 위험이 있고, 중소건설업체 보증료가 인상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한다. 하지만 이미 민간 보증기관에서도 전세금반환보증, 중금리대출보증 등 각종 공적보증 분야에서 정부 정책에 맞춰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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