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채식급식 왜? 최고의 조기교육은 '미각' 교육"

2020. 11. 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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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접한 학생들 환경 관한 깊은 고민
먹거리는 문화 변화·관계 개선 도움
방임의 가장 기본은 의식주에 대한 무관심
먹거리도 양극화..결국 분배정의의 문제
있는 아이들에 소홀하면서 무조건 낳아라? '기만'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이라영 작가, 정은정 작가

◇ 김종대> 김종대의 뉴스업이 우주의 기운을 모아 기획한 코너. 매일매일의 코너가 다 그렇습니다마는 오늘 처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바로 관계업입니다. 여러분들은 관계 맺기 잘하고 계시나요? 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빈약한 우리들의 관계를 업시켜 주실 분. 모든 것에 대한 관계 맺기의 달인. 이라영 작가님 어서 오세요.

◆ 이라영> 안녕하세요.

◇ 김종대>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관계를 업시켜주실 분도 모셨습니다. 농촌사회학 연구자 , 정은정 작가님 죄송합니다. 어서 오세요.

◆ 정은정> 안녕하세요. 정은정입니다.

◇ 김종대> 우리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작가는 이런 책을 쓰셨네요. 대한민국 치킨전. 장안의 화제가 된 책으로 제가 이야기를 드렸는데 전국의 치킨집이 3만 6000여 개.

한국인들이 치느님. 이게 치킨과 하느님의 합성어입니다. 치느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랑하는 치킨을 집중 조명하는 책을 내셨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동화책도 내셨다고요.

◆ 정은정> 아무래도 책은 어린이들밖에 안 읽는 것 같아서. 그런 면도 진짜 분명히 있어요. 책도 상품이니까요. 굉장히 위대하고 이런 건 아니고. 그런데 어린이들에게 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치킨으로. 먹자 말자 이런 건 아니고요. 치킨을 배달 받을 때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까. 치킨 배달 받을 때 어떻게 해야 될까요?

◇ 김종대> 막 집 앞에 쫓아나가서 그냥 받아안고 계산하고.

◆ 정은정> 맞습니다. 그렇게 해야 되는데 의외로 또 그런 세상이 아니에요. 대면하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앱으로 시키고 그리고 라이더들 왔을 때, 배달 왔을 때 귀하게 대하지를 않아요.

그래서 그냥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치킨을 배달받으면 너무 단순합니다. 두 손으로 받고 고맙습니다 하고 그리고 사회가 업 되려면 거기에 한마디 더 보태면 좋겠죠. 고맙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이 정도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면 좋지 않을까라는 그런 마음 담고 싶었습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해서 우리 집까지 온 건지 알고서 먹자. 그다음에 배달해 주시는 이 많은 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자.

◆ 정은정> 닭 기르는 농민 그리고 닭을 튀기는 노동자. 그러니까 사장님들이시죠. 그리고 배달하는 라이더들까지. 이렇게 전체 과정들에 대해서 조금 그리고 싶었고 그림이 예뻐요. 제가 그린 건 아니고요. 그림 작가님이 워낙 그림을 잘 뽑아주셔서 그림 보는 재미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종대> 아는 만큼 맛있다.

◆ 정은정> 그렇습니다.

◇ 김종대> 정리 잘했습니까?

◆ 정은정> 잘하시네요. 이제 조금 적응하셨나 봅니다. (웃음)

◇ 김종대> 칭찬받으니까 어쩔 줄 모르겠네요. 제가 칭찬에 좀 약해요. (웃음)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많은 식품들. 수많은 관계들이 농축돼 있죠. 만드는 사람, 나르는 사람, 진열하는 사람, 포장하는 사람, 또 주문하면 날라주는 사람.

이런 어떤 관계망 속에서 우리가 식탁에 음식이 올라오는 이런 어떤 상황을 한번 쭉 생각해 보면 더 맛있어집니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시죠?

◆ 이라영> 사실 좀 더 젊을 때는 잘 안 했고요. 그냥 맛이 있다, 없다, 몸에 좋다, 나쁘다. 이렇게 먹는 입장에서만 생각했지 솔직히 얘가 어디서 오고 이런 걸 별로 생각을 안 했었고요. 그런데 이제 점점 그렇게 생각하게 되고 이제는 이 먹거리가 무엇이 아니라 누구인가. 좀 주어가 바뀌게 되더라고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비건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 관계자들이 지구의 날을 맞아 채식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기자

◇ 김종대> 오늘 우리 관계를 업시켜줄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로 하자. 얼마 전에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 번 선언한 탄소중립을 오늘 국무회의에서 또 말씀하셨습니다.

국회에서도 여야 합의로 기후위기대응 비상결의안을 의결한 바 있고요. 두 분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런 기후위기 대응 제대로 하자는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정은정> 늦었죠. 많이 늦었고 기후악당 이런 얘기도 듣는데요. 특히 저야 농촌에 살다 보니까 농촌하고 농업, 농민 입장에서 좀 많이 고민을 하거든요. 저도 농민의 딸이었고. 그런데 그런 이야기 많이 합니다, 생산자들은. 만약에 이렇게 탄소 제로라고 한다라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농업에서는 당연히 친환경 농업이 중요한데 이 부분은 사실은 거의 정책에 담아져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 정확하게 농업에서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간다라고 선언적인 의미는 있지만 농민들이 친환경 농업을 지을 수 있도록,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안내를 해 주거나 교육을 하거나 혹은 제도적으로 받쳐주거나 이런 거 굉장히 부족하다. 그러니까 선언일 뿐이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죠.

◇ 김종대> 구체성이 좀 결여돼 있다, 이런 지적이신데 도처에서 사실은 나오는 지적입니다. 그런데 농촌 전문가 입장에서 지금 말씀해 주셨는데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중의 하나로 채식 선택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울산에서 10월부터 채식선택급식, 학교에서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 내용 좀 설명해 주시죠.

◆ 정은정> 울산교육청이 시작을 했고요. 원래는 2011년에 전북교육청이 먼저 시작했어요. 전북에서 억울하실 것 같아서 먼저 말씀드립니다.

◇ 김종대> 선구자가 있군요?

◆ 정은정> 네네. 전북이 굉장히 급식 잘합니다. 워낙에 맛의 도시여서 그런지. 그리고 도농복합도시잖아요. 그래서 농업도 굉장히 중요한 지역에서 특히 급식을 많이 신경을 쓰는데요. 20개 정도 학교를 먼저 시범으로 해서 매일매일은 어렵고 매달 한 달에 한 번씩 고기 없는 날이라든가.

◇ 김종대> 고기 없는 날.

◆ 정은정> 그리고 이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채식으로만 이렇게 제공하는 그런 시범들을 했었는데 연구 결과로 보게 되면 채식을 접한 학생들은 더더욱 채식에 관심이 높아지고 그리고 조금 더 환경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한다고 나와 있어요.
그래서 이게 먹어본 맛이 먹는 거죠. 먹어봐야지 아는 거니까요.

◇ 김종대> 그러니까 옛날말이 거꾸로 됐네요. 옛날에는 고기 맛도 먹어본 놈이 안다 이랬는데 요즘은 채식도 먹어봐야 안다, 이거 아닙니까?

◆ 정은정> 고기가 끊기 어려운 게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맛있잖아요. 한 번 먹으면 끊을 수 없는 것처럼. 그런데 나물반찬도 그렇고 채소반찬도 그렇고 이제는 여러 가지로 저같이 워킹맘들도 있고요. 그리고 제일 힘든 요리가 솔직히 나물요리거든요. 고기는 그냥 구우면 되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제는 각 개별 가정에다 맡기는 것도 어렵고 그렇다라면 이제 학교 급식에서 실시를 하는데 반응이 되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후위기 문제와 더불어서 맞물리니까 경남교육청, 서울, 인천 이번에 울산까지 해서 채식급식을 도입하겠다. 그리고 지난 3월에 헌법소원도 있었고요.

◇ 김종대> 헌법소원? 선택의 권리 때문이죠?

◆ 정은정> 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을 하는 사람인데 학교 식단에서는 고기반찬이 제공이 되고 나는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그래서 인권의 문제도 제기가 됐었고요. 그래서 지금 반응이 굉장히 좋고 울산 같은 경우에는 지금 국회에서, 국회에서 답사도 간 거죠. 잘하고 있나.

◇ 김종대> 기후변화포럼이라고요? 국회의원들이.

◆ 정은정> 기후변화포럼에서.

◇ 김종대> 현장 방문을 했다고.

◆ 정은정> 울산여고에 가서 울산여고의 학생 1명이 채식을 실천을 하고 있거든요.

◆ 정은정> 그런데 울산이 더 의미가 있는 건 상시 제공을 하겠다. 일주일에 한 번, 두 번이 아니라 매일.

◆ 이라영> 매일 한다는 거예요?

◇ 김종대> 파격적이네요.

◆ 정은정> 엄청 힘든 일입니다.

◇ 김종대> 우리 이라영 작가님도 채식 지향하시지 않습니까? 이런 소식 환영하십니까?

◆ 이라영> 저는 환영하고요. 그리고 채식급식 선택지가 좀 많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지금 방금 전북교육청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광주의 풍령초등학교 그래서 이걸 2011년부터 시행을 했을 때 예상외로 학생들이 80% 가까이 좋아했어요.

◇ 김종대> 뜻밖이에요.

◆ 이라영> 그리고 학부모들은 더 좋아했고요. 그리고 교사들은 더 좋아했어요. 교사들은 거의 90% 이상이 만족스러워했어요. 그런데 이제 중요한 건 이게 이렇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이제 노동력이 그만큼 또 추가가 되어야 되는데 그때 조리사 1명을 추가로 채용을 했고.

◇ 김종대> 그렇군요.

◆ 이라영> 그러니까 그런 어떤 시스템, 그런 지원 체계가 갖춰진다면 충분히 좀 어려운 시도지만 잘 돌아갈 수 있고 또 먹는 학생도 만족하고 진행하는 교사분들도 만족하고 학부모들도 다 만족하고 그런 결과가 나오기는 하더라고요.

◇ 김종대> 아니, 그러면 현장에서는 말은 좋아요, 채식하자. 그리고 사람도 더 투입할 수도 있는 거고. 그러나 진짜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합니다. 우리 가족이 중학교 교사를 하는데 가장 가슴 아플 때가 학교급식에서 남아도는 나물. 여러 가지 고사리 같은 또 시금치 같은 나물 나오면 엄청나게 버린대요. 그럴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 그래요.

◆ 정은정> 음식물 쓰레기. 학교 특히 영양교사, 영양사 입장에서는 이제는 학교 급식은 정말 민원의 온상이거든요. 학생들부터 해서 이제 학생의 이야기를 듣는 학부모들로부터 해서 그리고 어떤 한 메뉴를 만들어냈을 때 어린이부터 육십 넘은 교장선생님까지.

누구를 만족시킬 수가 없는데 지금 최근의 뚜렷한 현상은 뭐냐 하면 90년대 교사도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이라영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그런 사례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영양교사들이 식단을 짜놓으면 특히 채소나 나물 위주로 해 놓으면 이게 가장 손도 많이 가는데 버려지기도 하고. 그런데 예전에는 그게 학생들만 그랬는데 이제는 교사들도. 저도 안 먹겠습니다. 이런다는 거죠.

◇ 김종대> 아니, 그럼 시기상조 아닙니까? 엄청난 낭비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 정은정> 그런데 미각교육 전문가들은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조기교육일수록 좋은 교육은 유일하게 미각교육일뿐이다. 그러니까 어렸을 때 그래도 나물반찬이 혀 끝을 지나가봐야지만 그 기억을 갖고 있거든요. 저도 쑥버무리 같은 거 어렸을 때 먹어봤으니까 지금 이렇게 도시생활을 하면서도 그거 한 번씩 먹고 싶은데 아예 저희 딸은 몰라요. 쑥버무리가 뭔지도 모르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걔한테 한 번도 안 먹여주면 그거.

◇ 김종대> 평생 못 먹어요.

◆ 정은정> 그래서 버려지는 잔반 같은 경우에도 사실은 체크하지 말자라는 이런 급진적인 이야기도 있어요. 만약에 잔반이 많이 나와서 안 좋은 급식이다 그러면 채소나 나물이 많았던 거고 잔반이나 나물이 하나도 안 나오고 오히려 모자란 게 돈가스 같은 거거거든요.

매일 그런 것만 제공하면 굉장히 좋은 평가받거든요. 그래서 교육이기 때문에 그걸 좀 냉철하게 교육 과정 안에 넣어야 돼서 그건 혹시 청취하고 계시는 학부모님들도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김종대> 게다가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대여섯 명의 급식 노동자가 짧은 시간에 900인분을 준비하려고 해 봐라. 그러다 보면 조리실은 전쟁터다. 무 하나 껍질 벗기는 데 20초 안에 해야 되고 펄펄 끓는 기름통에 수백 인분의 튀김 튀겨야 되고. 사실 안전도 중요하잖아요. 이런 문제 때문에 전쟁터다라는 이런 이야기 있는데. 현행 학교 급식시스템 잘 돌아가고 있나요?

◆ 정은정> 지금 보통 학생 100명당 1명의 조리사라고 얘기하고요. 또 굉장히 상황이 안 좋은 데는 130명당 1명씩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점심에 조리사 선생님들께서 130인분, 100인분을 쳐낸다라고 보시면 돼요. 쳐낸다는 표현이 딱 맞거든요. 그런데 채식급식 뜻도 너무 좋고 메뉴 선택의 다양성 그리고 인권 차원 여러 가지 굉장히 뜻은 좋지만 학교에서는 이렇게 메뉴 하나를 새롭게 라인을 하나 짜려면 동선이 다 바뀌어야 되거든요.

영양교사들은 아이들의 어떤 배식 동선 짜주고 이런 것도 되게 중요한 일상이에요. 그런데 새로운 메뉴 들어온다라는 건 그 급식실에서는 전쟁이 벌어지는 거죠. 그래서 제가 준비를 하면서 영양사 선생님하고 조리사 선생님에게 여쭤보니까 현장에서는 굉장히 새로운 뭐랄까요. 고생거리가 늘었다 이렇게도 받아들이신다고 하더라고요.

◇ 김종대> 이런 뉴스가 우리의 관계를 업시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어쨌든 먹거리를 하나 만드는 건 이제 문화가 바뀐다는 얘기고 새로운 관계를 업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동의하십니까?

◆ 정은정> 네, 그럼요. 동의 안 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 방송에서. (웃음)

◇ 김종대> 동의 안 하면. 방송 끝난 거죠, 뭐.(웃음) 관계 맺기의 달인 이라영 작가님. 사실 이라영 작가님 칼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이라영> 감사합니다.

◇ 김종대> 정 작가님의 이야기 들으면서 어떤 생각 드십니까?

제주시 한 민간 어린이집에 나온 급식. (사진=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 제공)

◆ 이라영> 일단 저도 역시 원론적으로 채식급식 선택지가 확대되는 걸 굉장히 지지하고 바라는 편이지만 한 가지 문제는 이제 계속 정은정 선생님 말씀하셨지만 급식이라는 게 노동 문제와 떨어져서 생각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밥상이라는 게 일단 먹는 사람.

그러니까 학교면 아이들의 돌봄 문제가 개입이 되는 거고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노동 문제가 개입이 되는 거고 밥상만 놓고 볼 때는 이 음식들이 어디서 오는가. 역시 생태와 환경 이 모든 문제가 다 포함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중에서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다룰 수가 없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우리가 이제 기후위기 때문에 채식으로의 어떤 식단 전환. 그러니까 에너지 전환을 이야기하듯이 식단 전환도 이제 중요한 문제인데. 문제는 여기서 우리가 노동 문제를 탈락시킬 경우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학교 현장에서의 일만 늘어나게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 김종대> 사실 그 문제가 교육 현장에서 방과 후 돌봄교사라든가 급식 선생님들이 과연 교육자냐 아니냐. 이런 문제부터 해서 굉장히 논쟁이 심하거든요.

◆ 이라영> 맞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지금 예를 들면 전기차도 그렇고 태양열에너지도 그렇고 아까 탄소 제로 우리가 그런 정책들도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모든 문제를 다 보아도 없는 게 뭐냐하면 거기서 어떻게 노동자들을 우리가 대우할 것인지, 그 문제가 빠진 채로 아무리 우리가 태양열에너지 바꾸고 전기차로 바꿔도 차를 생산하는 시스템은 똑같잖아요.

◇ 김종대> 그렇습니다.

◆ 이라영> 그렇게 되면 여전히 뭘 해도 사람 갈아서 넣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또 한 가지는 이제 돌봄이라는 문제에서 볼 때 여전히 저소득층 아이들 같은 경우는 지금 채식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끼니를 이제 어떻게 해결하느냐. 그게 문제이고 지금 코로나19 이후로 이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지고 있잖아요.

◇ 김종대> 그러니까 채식이냐 아니냐가 누군가에게 사치일 수도 있다. 더 절박한 문제도 있다.

◆ 이라영> 그러니까 이게 저는 원론적으로 저도 굉장히 동의하고 지지하지만 좀 더 섬세하게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러니까 우리가 계층도 다 잘 살피면서. 왜냐하면 얼마 전에 인천에서 두 형제가, 초등학생 두 형제가 이제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8살, 10살 아이가 라면 끓여 먹으려고 하다가 화재로 결국 이제 동생이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잖아요.

◇ 김종대> 맞습니다.

◆ 이라영> 그래서 그런 것도 그 아이들이 이제 학교가 만약 정상적으로 시스템이 돌아갔으면 우리가 급식을 먹었겠죠. 그런데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았고 이제 비대면 수업을 하고 하다 보니까 아이들이 집에서 돌봄 사각지대에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우리가 총체적으로 생각을 해서 일단 무엇을 먹느냐와 함께 지금 누가, 누가 무엇을 먹느냐 함께 생각을 해야 될 것 같아요.

◇ 김종대> 학교가 아닐 경우 보호받을 수 있는 데가 지역의 지역아동센터, 돌봄센터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도 코로나 문을 닫았어요. 그러면 왜 한부모가정이나 갈 데 없는 아이들은 마지막 안전한 공간이 없어진 거거든요.

그래서 특별관리를 하려고 문을 완전히 못 닫습니다. 그러면 저도 지역을 돌아다녀보면 대략 한 30%, 그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30%가 마지막 안전한 공간에 수용되는. 대략 한 30명 중에 7명 정도 되더라고요. 여전히 사각지대인데. 아동센터 너무 열악합니다.

◆ 이라영> 그러니까 먹거리 문제도 결국에는 분배정의의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은 너무 많이 먹어서 단백질이 너무 많이, 너무 단백질을 섭취해서 문제고.

◇ 김종대> 그렇죠.

◆ 이라영> 그리고 실제로 한국은 지금 아동, 청소년 비만율이 증가하는 추세거든요. OECD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 김종대> 성인병도 자꾸 연령이 짧아지죠.

◆ 이라영> 그런데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지금 코로나19로 세끼를 모두 먹는 아이들의 수가 줄었어요. 그러니까 이런 급격하게 양극화되는 현상을 함께 봐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 김종대> 양극화가 우리 아동들 굉장히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까지도 지금 파급되고 있다. 이 공백,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 정은정> 제가 이번에 채식급식 도입, 그러니까 채식선택급식... 채식급식이라 그러면 많은 분들이 이제 풀만 주냐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이런 요구들이 국방부까지 수용을 해서 군인들 중에서도 입대하기 전에 나는 채식을 하던 사람인데 군대에 가면 또 고기를 먹게 되잖아요.

◇ 김종대> 잠깐만요. 제가 국회에서 국방위원을 할 때. 제가 그 공약 만들었어요.

◆ 정은정> 그래서 제가 좀 이렇게 업시켜드리려고 일부러...(웃음)

◇ 김종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웃음) 계속하시죠.

◆ 정은정> 국방부에서까지도 했는데 고기는 배치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라영 선생님이 얘기하셨던 것처럼. 제가 학교 현장에 가보면 여전히 고기에 대한 접근권, 특히 쇠고기. 한우는 저도 사실 많이 못 먹거든요. 좀 고기라고 하면 우리는 다 뭉뚱그리는데 축종별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확실히 학교에서도 돼지고기나 닭고기들은 선택을 많이 하는데 영양교사들도 이렇게 뭐랄까요? 쇠고기는 손이 덜덜 떨리죠. 그리고 구워 먹을 꽃등심을 주는 건 아니고 국을 끓이는 그런 용도의 고기가 제공이 되는 건데요. 여전히 어떤 쇠고기에 대한 접근성은 굉장히 떨어지는 편이고 마른 학생들이 있어요.

◇ 김종대> 마른 학생.

◆ 정은정> 그러니까 BMI지수가 떨어지는. 그러니까 제대로 잘 못 먹어서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마른 학생들에게는 고기가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어느 한쪽에 쏠리는 게 아니라 너무 많이 먹는 쪽에는 조금 덜 먹는 쪽으로 옮겨주고 좋은 고기를 어떻게 배치할 것이냐 이런 고민을 되게 할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꼭 학교 급식에만 한정할 필요는 없고 노약자들, 특히 취약계층들의 어르신들이 그런 얘기 참 많이 하십니다. 공공급식 많이 하죠. 무료로 급식도 하시고는 하는데. 메뉴에 대한 아쉬움을 몰래 토로를 하세요.

고기반찬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경우가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늘 고기 너무 많이 먹는 사회다라고 인정은 하는데 여전히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회가 같이 병립하고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좀 배치를.

◇ 김종대> 경로당도 양극화가 심해요.

◆ 정은정> 그럼요.

◇ 김종대> 아파트촌 잘사는 데 있는 경로당은 운영비도 있고 들어오는 게 많아요. 그런데 다 쓰러져가는 오래된 구도심의 양로원 가면 진짜 반찬이 김치 하나입니다. 아주 끔찍합니다. 거기에 가면 민원이 쌀 좀 더 달라는 거예요. 쌀도 모잘라 할 정도니 반찬은 나중 문제고 그렇게 경로당도 같은 지역 내에서 달라요.

◆ 정은정> 그래서 서울연구원에서 작은 연구라고 해서 대학원생 2명이 아현동의 마을회관, 그러니까 경로당을 계속 이렇게 인터뷰를 한 게 있어요. 쫓아다닌 거죠. 그런데 반찬을 동원하기 위해서 거기의 멤버들, 노인들이 그러니까 예배도 하시고 그렇게 쌀 주는 데를 돌아다니시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또 어떤 한편에서는 우리는 조금 더 잘 먹겠다고 그러니까 여력이 있는 노인들은 회비도 많이 내서 하고 조금 더 음식솜씨가 있는 소위 말하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겠다고 하는데. 옆 동네의 소위 말하는 가난한 동네에서 거기서 반대하셨대요. 너희들이 그렇게 인건비를 올려주면 우리는 아예 사람이 오지 않는다.

◇ 김종대> 그렇죠.

◆ 정은정> 이게 신뢰거든요. 그런 이야기들이 되게 많아요.

◇ 김종대> 그렇습니다. 이게 노인과 아동의 어떤 급식 문제는 앉은 자리에서 갖춰진 식사를 하느냐 마느냐 문제거든요.

◆ 이라영> 코로나19 이후로 특히 이제 노인복지관도 문을 닫았잖아요. 한동안. 그러니까 지금 노인복지관에서 식사를 해결하시던 분들도 갈 곳이 없어졌고 그래서 점점 약자일수록, 저소득층일수록 가장 기본적인 먹는 문제에서 훨씬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게 이게 우리가 좀 너무 비참한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쪽에서는 막 모임을 자제하라 이러는데 한쪽에서는 아예 모일 공간 자체를 박탈당했으니까요.

◇ 김종대> 전혀 딴세상이 됐다... 아니, 그러니까 식탁에서부터 시작되는 정치가 한 가정 내에서도 그렇지만 지역 간에 또 지역 내에서도 극심한 차이를 보게 되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먹는 것 하나만큼은 평등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고요. 이런 공백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핀란드의 경우에는 이런 것까지 다 살펴서 이미 대책을 마련했다고 하던데요?

◆ 이라영> 아무래도 나라마다 물론 조금씩 사정이 다르니까 우리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무조건 우리에게 다 이렇게 맞출 수는 없지만 코로나19가 이제 발생을 하면서 무조건 우리가 다 어디 문을 닫고 폐쇄하고 일단 다 가정으로 이렇게만 할 게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을 해야 되잖아요.

핀란드 같은 경우는 학교 문을 닫고 아이들이 수업은 비대면으로 하더라도 밥은 학교에 와서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밥은 계속 급식제도를 유지를 했는데. 저는 그게 집에서 부모가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재택근무 하는 부모 입장에서 이게 이중노동이거든요. 재택근무 하면서 밥도 차려줘야 되고. 그러니까 이게 말이 재택근무지 거의 지금 일도 제대로...

◇ 김종대> 슈퍼우먼.

이라영 작가(왼쪽)와 정은정 작가.

◆ 이라영> 그렇죠. 그러니까 엄마, 특히 그 노동을 누가 짊어지겠어요. 주로 이제 엄마들이 더 짊어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좀 이중적으로, 이중적으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는데 저는 학교가 아까 그러셨잖아요. 급식조리사들도 과연 교육자냐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했는데 저는 그분들이 명칭을 교육자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돌봄 노동자인 것은 확실하고 그리고 그 돌봄 노동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건 정말 확실한데 거기에 대한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공교육이라고 하면 좀 입시만이 아니라 아이들을 돌보고 먹이는 것, 밥상을 차려서 영양을 갖춰서 먹는 것도 중요한 교육의 일부라는 인식을 좀 공유해야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고. 그리고 흔히 방임이라고 하면 방임의 가장 기본이 이제 의식주를 무관심하게 내버려두는 거잖아요, 가장 기본적인 인간으로서.

그런데 부모가 가정에서 자기 아이의 의식주를 챙겨주지 않으면 아동학대라고 하는데 그렇게 개인에게만 학대의 어떤 원인을 씌우기보다는 공공의 영역에서 어떻게 우리가 의식주, 저소득층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는 아닌가. 그럼 그거 자체가 우리 사회의 방임이 아닌가.

◇ 김종대> 사실은 우리가 말은 조용하게 하지만 제가 제일 분노하는 대목이에요. 우리나라가 저출생 대책 얘기하잖아요. 그런데 그 얘기하기 전에 있는 아이들부터 제대로 키우고 그다음에 얘기하자 이거예요.

◆ 이라영> 맞아요.

◇ 김종대> 낳으면 뭐 할 거냐 이거예요. 굉장히 제가 좀 오늘 화가 납니다. 저는 노인, 아동 얘기만 하면 왜 이렇게 울분이 생기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제가.

◆ 이라영> 그러니까 살아 있는 사람들을 방임한 채로 더 낳아라, 더 낳아라.

◇ 김종대> 그게 바로 기만입니다. 위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동의하십니까?

◆ 이라영> 분노하고 있어요.

◆ 정은정> 저는 오늘 이 방송 여기 와야 되니까 집에 지금 아이 둘이 있거든요. 그래서 조용히 피자를 한판 시켜 먹고 오라고 이렇게 해서. 그러니까 매번 매 끼니 제가 남 얘기가 아니라 제가 감당해야 되는 일들인 거죠.

◆ 이라영> 맞아요.

◆ 정은정> 모여야 되고. 그래서 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그 공간 자체가 교육 공간이었더라고요. 일단은 낮에는 가장 안전하고. 그리고 여름에는 사실은 우리 집보다 훨씬 시원하고요. 시원하고 따뜻하고 무엇보다 범죄라든가 우리 여러 가지 학교 안에서 관계 맺기잖아요, 진짜. 친구들하고도 놀고 밥도 먹을 수 있었고 이번에 아주 절실하게 깨닫는 1년이었죠.

◆ 이라영> 맞아요.

◇ 김종대> 그렇군요. 우리 사회 문제는 이렇게 가장 기본적인 데서부터 사회의 어떤 진화, 진보를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더 실용적이고 생산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오늘 갖게 됐어요. 두 분 오늘 첫 만남인데 어떠셨습니까?

◆ 이라영> 제가 많이 배우고 가려고 작정하고 왔거든요. 많이 배우고 돌아갈 거고 앞으로도 많이 배워야죠.

◆ 정은정>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오늘 보이는 라디오인 줄도 모르고 그냥 딸내미 입었던 티셔츠 그냥 빌려 입고. 그러니까 두 번 빨기는 싫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만 더 입고 빨아야지 하고서 입고 온 건데.

◆ 이라영> 아니, 왜 라디오가 다 보여요, 요즘은 다?

◆ 정은정> 그래서 깜짝 놀랐습니다. (웃음)

◇ 김종대> 관계업 첫 번째 시간. 두 분 오늘 첫 만남 가졌습니다. 이렇게 관계 맺어질 수 있다라는 것은 매우 뜻깊은 경험입니다. 정말 두 분 오늘 감사드리고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은정> 감사합니다.

◆ 이라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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