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급커브 미끄러지는 '관성 드리프트' [영화 속 경제]
[주간경향]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레이싱 영화의 대표작이다. 잘빠진 스포츠카들이 야수 같은 굉음을 내뱉으며 질주하는 스트리트 레이싱 대결은 다른 영화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2001년 시작된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2019년 〈홉스&쇼〉까지 18년간 이어오면서 색깔이 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이싱보다는 액션이나 SF가 더 도드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분노의 질주〉 마니아들은 스트리트 레이싱이 주를 이뤘던 초기 작품들에 대한 향수가 있다.

드리프트는 1990년대 초반 ‘JDM(Japanese Domestic Market) 열풍’이 불던 일본에서 크게 유행했다. JDM이란 일본 내수시장을 의미하는 용어로 일본 내 판매만을 고려해 제작된 차량을 말한다. 하지만 1990년대 자산 버블기 일본에서 차량 튜닝바람이 크게 불면서 JDM은 일본의 튜닝카를 의미하는 단어로 바뀌었다. 저스틴 린 감독이 드리프트 레이싱의 무대를 도쿄로 잡은 것은 이 같은 배경이 있다. 관성은 자연의 법칙이지만 사회과학에도 적용된다.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각도 그동안 해오던 것을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인플레이션 관성’이 있다. 과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실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과거 인플레이션이 이 정도였으니 미래도 이 정도 수준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그러다 보면 현실의 경제에서도 그 정도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때문에 자기실현적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몇 년간 인플레이션이 2%대였으니 내년에도 그 범주가 될 것으로 생각해 내년 임금이나 제품·서비스 판매가격을 2% 수준에서 올리면 사회 전반적으로 2%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경제학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적응적 기대 가설’로 설명한다. 적응적 기대 가설이란 과거의 자료를 바탕으로 예상오차를 조금씩 수정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으로 1960년대 통화주의학파들이 주장했다. 경제 주체들은 사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이용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1930년대 고전학파의 ‘합리적 기대 가설’과 상반된 이론이다.
션은 야쿠자를 뒷배로 둔 ‘DK(드리프트 킹)’와 얽힌다. 다들 DK를 피하라고 조언하지만 돌진하던 관성이 있어 되돌리기는 이미 늦었다. 야쿠자 소굴을 찾아간 션은 위기를 탈출할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일까.
박병률 경제부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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