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 개봉 앞둔 '뮬란'.. 아시아서 거세지는 보이콧

조회수 2020. 9. 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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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은 진정한 뮬란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동명 원작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디즈니 영화 '뮬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차례 개봉이 미뤄졌던 디즈니의 대작 '뮬란'이 드디어 공개됐다.

디즈니는 지난 4일 자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동명의 유명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뮬란'을 첫 공개했다.

이 영화는 코로나19로 미국에서는 상영관 개봉을 하지 않지만,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는 오는 11일 영화관에서 첫 선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 오는 17일 상영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두고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보이콧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보이콧을 주장하는 이들은 뮬란 역을 맡은 배우 류이페이(유역비)를 이유로 내세운다.

류이페이는 홍콩에서 민주화운동이 확산하던 당시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발언 등으로 팬들의 분노를 샀다.

이제 태국과 대만 등에서도 보이콧 운동이 일고 있다.

홍콩에서 시작된 보이콧

지난해 홍콩에서는 중국 본토로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는 '송환법' 제정을 두고 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됐다.

시위는 민주화 개혁과 더불어 경찰의 강압적인 진압조치를 조사하라는 요구로도 이어졌다.

중국 태생의 미국 시민권자인 류이페이는 웨이보에 당시 중국 인민일보에 실린 홍콩 시위진압 사진과 함께 "경찰을 지지한다"라며 "홍콩이 부끄럽다"는 글을 올렸다.

뮬란 역을 맡은 배우 류이페이

그러자 트위터에서는 '#BoycottMulan'(보이콧 뮬란)라는 해쉬태그가 트렌딩했다.

반면 중국 본토에서는 류이페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올해 들어서도 홍콩 소요 사태는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유명 민주화 운동가들이 연이어 경찰에 체포됐다.

초기 시위 원인이 됐던 송환법은 철회됐지만, 지난 6월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이 시행된 것.

홍콩 유명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도 '#보이콧 뮬란'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디즈니와 중국

웡은 디즈니를 비롯한 할리우드 영화 스튜디오들이 중국 영화 배급을 위해 대본과 캐릭터 국적 등을 수정하는 등 영화를 검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원작 뮬란은 1998년에 개봉해 다른 나라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막상 뮬란의 배경이 된 중국에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중국 내에서는 고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중국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방식도 기존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문화 전문가 쉬에팅 크리스틴 니는 "중국 매출이 영화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에서, 디즈니는 뮬란 실사화 영화가 이번에는 (중국에서)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번 뮬란 실사판은 일부 중국에서 촬영했으며, 대본 역시 실제 6세기 중국의 모습을 고증하는 데 신경을 썼다.

밀크티 동맹

뮬란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 아무리 장애물이 많아도 이를 헤치고 투쟁하는 영웅이었다.

류이페이를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은 '진짜 뮬란'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여성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가 체포됐을 당시 지지자들은 그를 '진정한 뮬란'이라고 칭했다.

그렇다면 태국에서 뮬란 보이콧 운동은 왜 힘을 얻고 있을까?

사실상의 군부 통치 중인 태국에서는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한달간 수천 명의 태국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총리 사퇴, 헌법 및 군주제 개혁, 새로운 방식의 선거 등을 요구했다.

태국에 여러모로 영향을 끼치는 중국에 대항하는 반중국 정서도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태국과 홍콩, 대만의 반(反)독재 세력 간 연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소셜미디어상에서는 '밀크티'가 태국·대만·홍콩에서 공통으로 사랑받는 음료라는 점에서 '밀크티 동맹'(#MilkTeaAlliance)이라고 불린다.

태국 학생 운동가 네티윗 초티팟파이잘은 사람들에게 뮬란 영화를 보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그는 "중국 당국의 폭력이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점을 디즈니와 중국 정부에 상기시키기 위해서"라며 보이콧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일부 대학생 단체를 중심으로 뮬란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월트디즈니 코리아 본사 앞에서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세계시민선언, 청년 녹색당 소속 청년들이 '영화 뮬란 보이콧 선포식'을 열기도 했다.

선포식에 참여한 청년들은 "홍콩 민주 항쟁에 연대했던 이 나라의 극장가에 홍콩 시민들은 탄압하는 국가폭력을 묵인한 영화가 있을 자리는 없다"며 "우리는 폭력이 수입되고, 탄압이 상영되는 것을 무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은 월트디즈니코리아에 '뮬란' 수입과 배급 중단을, 국내 멀티플레스들에는 영화 상영을 거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디즈니는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만화 영화를 실사화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15년부터 실사화된 작품은 신데렐라, 정글북, 미녀와 야수, 라이언킹, 알라딘, 덤보 등 총 6편이다. 박스오피스 합산 수익은 총 58억달러(약 6조8846억원)에 달한다.

뮬란 예고편이 공개되자 중국에서는 역사적 오류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반응은 호의적이다.

웨이보에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1만5000명 이상이 예고편에는 우선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중에는 "드디어 중국도 자신들의 디즈니 공주가 생겼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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