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교수.. '흑인인 척 살아왔다' 고백
오랜 기간 아프리카와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미국의 한 교수가 자신이 흑인인 척 거짓말을 해왔다고 고백했다.
흑인의 정체성으로 살아온 제시카 크루그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실 자신이 캔자스 교외의 백인 유대인 출신이라고 했다.
그는 글을 통해 "폭력적이고 반 흑인적인 거짓말에 기반해 삶을 살아왔으며, 숨 쉬듯이 거짓말을 해왔다"며 "처음에는 북아프리카의 흑인, 다음은 미국에 뿌리를 둔 흑인, 그 다음은 카리브해에 뿌리를 둔 브롱스 흑인의 정체성이었다"고 말했다.
크루그는 과거를 반성하며 자신의 행동이 "폭력의 전형이며 도둑질과 도용"이며 "흑인이 아닌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행하는 흑인의 정체성과 그들의 문화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성찰했다.
이어 자신이 학술 활동 외 일상생활에서도 흑인인 척을 해왔다고도 고백했다.
'정신건강 문제...하지만 변명 될 수 없다'
크루그는 거짓말을 시작한 이유가 어릴 적 겪은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해주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거짓을 고백하게 된 계기나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인종 문제를 다루는 매체 레이스 베이트르의 하리 지야드 편집장은 그가 정체성을 들켜 어쩔 수 없이 고백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오늘 아침까지 그를 친구라고 불렀다"며 충격을 표하기도 했다.
크루그는 또 제시카 라 봄발레라라는 가명으로 인권운동을 해온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뉴욕의 백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그들이 뉴욕 내 흑인과 라틴계 원주민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크루그가 강의하고 있는 조지워싱턴대 측은 그의 블로그 글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더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2015년 미국에서는 흑인인권 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워싱턴주 스포캔 지부장이던 레이첼 돌레잘의 '인종위조' 논란과도 닮았다 .
돌레잘은 당시 흑인 인권운동가로 유명세를 얻었으나, 부모의 폭로로 백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