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베르호얀스크

하지만 여름철인 6월부터 8월까지는 영상 10도 이상의 선선한 날씨가 유지돼 수목이 자라고 경작도 가능하다. 극한의 추위에도 현재 1,300명가량이 살고 있는 이유다. 사람의 정착은 16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골·오스만튀르크 등에 쫓겨 동토를 헤매던 슬라브계 유목민족 카자크족이 둥지를 틀었다. 자유를 찾아 떠돌다 베르호얀스크에 도착한 카자크족이 외침을 막기 위해 깃발을 꽂고 요새를 구축한 게 도시의 시초다. 이후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던 얼어붙은 땅에 집이 생기고 생명의 온기가 퍼져 오늘에 이르렀다.
‘위쪽에 있는 도시’라는 뜻처럼 베르호얀스크는 추운 변방 지역에서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집권 당시에는 정치범 유배지로 쓰였다. 인근 베르호얀스크 산맥에 도로를 건설할 때 이 지역에 수용된 정치범 가운데 많은 사람이 강제노동 도중 사망했다. 이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스탈린 사후 베르호얀스크에는 ‘스탈린의 죽음의 반지(Stalin’s Death Ring)’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최근 베르호얀스크 기온이 역대 최고인 섭씨 38도까지 치솟았다. 이 지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885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이상고온에 놀란 세계기상기구(IMO) 등에서 러시아 당국에 확인을 요청하자 로만 빌판드 러시아 기상청장이 공식적으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영상 38도’ 기록을 밝히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뜨거운 베르호얀스크’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동토층까지 덮친 온난화의 역습이 빨라지고 있다.
/임석훈 논설위원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주택 전량 30대 특공?..40대 "우린 뭐냐" 부글
- 지민, 권민아 괴롭힘 논란 끝에 탈퇴..AOA 활동 치명타
- MB 비판하더니..文정부, 예타면제 27조 더 남발
- 서동주, 황금 드레스 입고 섹시한 자태.."엄마보다 세련미 느껴져"
- 100조원+α..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13일 나온다
- 윤석열 조준한 조국..SNS에 이틀간 '저격글 3건' 업로드
- "북핵에 앉아서 당할수만 없다"..'핵무장' 목소리 커지는 야권
- [단독] 대통령 말 한마디에..무력화된 예타 검증
- 20년된 관악구 아파트 30평이 8억..중저가도 껑충
- 이재명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