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차관에 택시기사들이 분노하는 이유

입력 2020. 12. 26. 09:01 수정 2020. 12. 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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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물론 이 차관이 폭행한 기사는 법인택시가 아닌 개인택시 기사입니다.

사실 더 슬픈 이야기는 "만약 (해당)택시 기사가 (이 차관과)합의를 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택시 기사의 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차관이 야밤에 폭행한 사람이, 그 기사가 아니라 그저 보통의 택시 기사였다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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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극심한데 정부 관료기 폭행하다니"
"합의금이라도 받으면 마다할 기사 누가 있겠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동과 모임이 줄어 승객이 감소한 택시들이 지난달 말 서울역 인근 도로에서 승객을 기다리며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지난달 6일 오후 11시께 당시 서울 서초구의 한 로펌 변호사 신분이었던 이 변호사가 자신의 자택인 같은 서초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 택시를 멈추게 한 뒤 운전석에 앉은 기사의 멱살을 잡아 논란이 된 사건인데요.

최근 운전 기사의 최종 진술이 최초 진술과 달리 번복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민적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최초에는 “운행 중에도 욕설을 했고 정차하기 전에 목덜미를 잡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는데, 사흘 뒤 경찰에 출석해서는 “정차 뒤 멱살을 잡았다”는 식으로 표현이 순화된 것이죠.

만일 정차하기 전에, 그러니까 운행 당시에 기사에게 폭행을 했다면 선처가 안 됩니다. 피해를 당한 운전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특가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운전자 폭행’으로 가중처벌되기 때문이죠. 이를 두고 경찰이 자체적으로 ‘내사 종결’ 처리를 하고 끝내면서 이 차관에 대한 특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코로나 시국인데, 얼마나 기사들이 힘듭니까. (사회적 거리두기)단계를 올려 택시 손님도 줄어든 데에는 정부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정부에서 법을 관장한다는 고위 공무원이 택시 기사 멱살을 잡고 시비를 걸었다니, 화가 안 나게 생겼습니까.”

이 말은 택시 운전만 30년 하셨다는 50대 김모 씨가 지난 23일 밤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정부의 방역 지침으로 인해 많은 손실을 이미 감내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정부의 관계자가 함부로 행동할 수 있냐는 이야기였죠.

택시 기사라는 직업도 서비스업이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많은 스트레스가 쌓일 것입니다. 야밤에 술 취한 사람, 집을 못 찾고 헤매는 사람, 돈 안 내고 도망치는 사람, 욕하고 폭행하는 사람 등 여러 유형의 사람을 만나다 보면 기사 분들도 피곤할 수밖에 없겠죠.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관련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연합]

그런데 최근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택시의 밤 손님이 뚝 끊긴 상황입니다. 특히 법인택시는 아직도 불법 사납금이 있습니다. 기사는 하루에 15만~18만원가량의 사납금을 채워야 겨우 120만원 내외의 월급을 받을 수 있죠. 그런데 그런 악조건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멱살을 ‘법무부 차관’이 잡았다니, 택시업계에서 일하는 분들 입장에서 화가 안 날 수 없는 것이죠.

물론 이 차관이 폭행한 기사는 법인택시가 아닌 개인택시 기사입니다. 그러나 법인 기사든 개인 기사든, 코로나19 시국에 돈벌이가 변변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 중론이죠.

사실 더 슬픈 이야기는 “만약 (해당)택시 기사가 (이 차관과)합의를 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택시 기사의 답이었습니다. 저와 대화를 나눈 기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영업이 너무 안 되는데, 이럴 때 100만원 혹은 200만원이라도 주면 감사한 것이지. 그걸 택시 기사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있습니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려고 해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데, 돈 많이 버는 사람이 합의금 명목으로 목돈을 주는 걸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물론 실제 이 차관에게 폭행당한 분의 정확한 입장은 아직 모릅니다. 그러나 이 차관이 야밤에 폭행한 사람이, 그 기사가 아니라 그저 보통의 택시 기사였다면 어땠을까요.

택시 기사의 최초 진술이 왜 달라졌을지, 그 당시 기사의 속마음은 무엇이었을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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