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모자' 비극 부른 부양의무자 기준..인권위 "폐지 심의하라"

김윤주 2020. 12. 31. 15:1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가 책임 뒷순위로 하는 종전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회의장에게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조속히 심의하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31일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담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지난 28일 전원위원회에서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일정 수준의 소득과 재산이 있는 가족이 있으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생계·의료급여 등에 적용되는 부양의무자 기준 탓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해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취약계층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재건축 예정 단지에서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60대 여성이 생활고 속에 숨진 뒤 반년 넘게 방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는 생계·의료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지만 이혼한 전 남편과 딸에게 자신의 상황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가장 핵심이 되는 생계 및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이 유지된다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비수급 빈곤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한 폐지를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가족 부양을 우선으로 하고 국가의 책임을 후순위로 하고 있는 종전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가족으로부터 부양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의 최저생활을 국가가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한국 사회는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 만혼·비혼의 증가, 이혼율 증가 등 가족 구조가 변하면서 사적 부양을 제공할 수 있는 가족의 역량과 인식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다”면서 “사적 부양의 사회적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은 제도의 사각지대를 더욱 크게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바로가기: 반년 넘게 방치된 죽음…발달장애 아들은 거리로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4212.html

방배동 모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미적댄 ‘사회적 비극’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4356.html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