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told] 트로피 33개-득점왕 5회, 밀란이 블혹 즐라탄과 재계약한 이유
[포포투=이종현 기자]
이제 곧 마흔 살이 되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결국 AC밀란 유니폼을 입고 2020-21시즌도 뛴다. 불혹이라는 나이보다 흥미를 끈 건 그가 재계약을 하면서 밝힌 포부다.
축구계에 즐라탄 같은 캐릭터는 드물다. 그는 자신을 신으로 묘사하면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존재로 보인다. 아약스에서 뛰던 프로 3년 차 즐라탄이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의 입단테스트 제의에 “난 즐라탄이다. 오디션 따위 보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기고 유벤투스로 이적한 일화는 유명하다.

즐라탄은 그런 자신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2000-01시즌 프로 커리어 시작부터 20시즌 동안 이어왔다. 단순히 말만 번드르르하게 했다면 즐라탄은 허풍쟁이로 남았을 거다. 그러나 그는 가끔은 과도하게 느껴질 입담 그 이상의 축구 실력과 묘기를 보여줬다. 유로2004 이탈리아전 힐킥, 2012년 잉글랜드와 평가전 바이시클킥이 증거의 일부다.
즐라탄이 2000-01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아약스, 유벤투스, 인터밀란, 바르셀로나, AC밀란, 파리생제르맹, 맨체스터유나이티드, LA갤럭시를 돌며 수집한 트로피만 33개에 달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게 유일한 흠이다.
개인 기록도 화려하다.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 2회(2008-09시즌 25골, 2011-12시즌 28골), 프랑스 리그앙 득점왕 3회(2012-13시즌 30골, 2013-14시즌 26골, 2015-16시즌 38골)를 차지했다. 스웨덴 올해의 선수상은 홀로 독식하다시피 했다. 2005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2006년을 제외하고 11번이나 올해이 선수 주인공이었다. 세리에A 올해의 선수도 2회(2007-08시즌, 2008-09시즌) 이름을 올렸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이 이어지던 2017년 4월. 즐라탄에게 시련이 있었다.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30대 중반의 즐라탄은 자칫 은퇴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문가의 "1년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예상과 달리 7개월 만에 복귀했다. 복귀 경기 후 “사자는 인간처럼 회복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빠르게 그라운드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즐라탄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를 뛰면서도 56경기에서 42골 14도움으로 건재했다. 전성기가 지난 이후 그저 그런 경기력이 아닌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이자 MLS의 흥행카드였다. "나는 50살까지 잘할거야"고 밝힌 그는 2019-20시즌 친정팀 AC밀란으로 복귀했다.
유럽 빅리그로 돌아온 즐라탄의 실력에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리그 18경기에서 10골 5도움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그는 AC밀란과 재계약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AC밀란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나는 팀의 마스코트가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팀이 있어야 할 위치로 돌려놓겠다"라고 밝혔다.

즐라탄이 AC밀란 소속으로 뛰던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밀란은 리그는 물론 유럽클럽대항전을 주름잡는 팀이었다. 2012년 즐라탄이 떠나고 구단 재정이 악화되고 투자도 줄면서 밀란은 유로파리그도 간신히 도전하는 팀이됐다.
2019-20시즌을 뛰면서 즐라탄은 8년 사이 전혀 다른 팀이 된 AC밀란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에 빠진 듯하다. 연어처럼 AC밀란으로 돌아온 즐라탄이 커리어 황혼기 재계약으로 밝힌 포부는 예사롭지 않다. 보통 자신이 말은 증명해왔던 즐라탄의 말이기 때문일까. 2020-21시즌 AC밀란의 반등을 눈여겨볼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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