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뒤로 숨은 설민석, 역사왜곡 논란 책임의식 어디로[TV와치]

황혜진 2020. 12. 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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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역사 강사 설민석이 제작진 뒤로 숨은 채 입을 닫고 있다.

12월 12일 첫 방송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전 세계 곳곳을 온라인 비대면 형식으로 둘러보며 각 나라의 명소를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 퀴즈쇼 등 신선한 포맷과 유명 역사 강사 설민석의 흥미로운 강연에 힘 입어 2회 연속 5%대 시청률(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설민석이 역사를 왜곡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설민석의 강연 내용 중 사실과 상이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문제가 된 대목은 2회에서 소개된 이집트 역사 관련 내용이다.

이집트 고고학자이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자문을 맡았던 곽민수 씨는 20일 SNS를 통해 19일 방송된 이집트 편이 오류 투성이었다고 주장했다. 방송 중 소개된 '알렉산드로스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세웠다' 등 다수 내용이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

곽민수 씨는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제작진은 21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 프로그램은 방대한 이야기의 세계사를 다루다 보니 한 편 당 평균 총 4~5시간 녹화를 하고 있다. 방송시간 85분에 맞춰 시청자분들께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기 위해 압축 편집하다 보니 긴 역사 강연의 내용을 모두 담기 어려워 역사적인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제작진은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결과물을 송출했다. 이에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 제작진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앞으로 더욱 세심한 자료 수집과 편집 과정 등을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더욱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이 같은 공식입장은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당초 고고학자가 지적한 부분은 맥락상 개연성의 문제나 압축 편집으로 인한 누락이 아니라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풍문을 마치 사실인양 전달하는 과장과 왜곡이기 때문. 이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찾아볼 수 없어 반쪽짜리 사과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작진 차원에서의 공식 사과는 이뤄졌지만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설민석은 여전히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첫 역사 예능이고, 자신이 언급한 내용으로 인해 프로그램이 큰 위기에 직면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제작진이 공식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분명 당사자인 설민석에게 사실 확인을 하고 의견을 수렴했을 터인데, 정작 공식입장에는 설민석의 직접적인 입장이 누락돼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자신의 강의에 오류가 있었다면 사과 후 바로잡아야 하고, 쏟아지는 비판 중 억울한 대목이 있다면 명쾌하게 해명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어벌쩡 넘어간다면 신뢰성이 떨어지는 역사 전문가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사진=tvN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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