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로비스트 의혹' 신 회장, "난 연예계 '거물'..수사 무마 힘 있다"

김청윤 2020. 10. 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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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로비스트 지목 스타밸리 신모 전 회장
정치·법원·언론 등 인맥 과시.. 일부 실제로 만나
'검찰 조사받겠다' 인터뷰했지만.. 현재 잠적 중
사진=연합뉴스
5000억원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연예기획사 스타밸리 신모 전 회장.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기억하는 ‘신 회장’은 항상 “XX(유력자)와 친하다. 줄이 닿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본래 알던 인맥이 아님에도 신 회장을 기용해 로비 자금을 주고 일을 맡긴 것도 그를 소위 ‘잘 나가는’ 로비스트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말하는 정치인과 청와대 직원, 판사와 검사, 경찰과 언론인, 이밖에도 감사위와 금융계, 연예계 인맥들은 옵티머스가 사업을 확장하고 불법을 저질러도 충분히 덮어줄 수 있는 ‘열쇠’처럼 보였을 수 있다.

신 회장이 과시한 인맥 중 일부는 실제 그와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 투자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풀기 위해 신 회장이 옵티머스 사업과 관련, 실제로 누구를 만나 어떤 로비를 벌였는지 검찰의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신 회장, “난 방송·연예계의 ‘거물’”

28일 옵티머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누군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을 연예계의 거물로 소개했다고 한다. 실제 그는 유명 개그맨을 배출한 연예기획사의 대표였다. 그의 기획사에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방송 출연자들이 다수 소속돼 있었다.

한 때 잘 나가던 연예기획사가 몰락한 후 신 회장은 두 친형과 함께 기업 투자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만나기 전까지 각계각층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그런 신 회장에게 옵티머스 일을 맡기는 대가로 월 4500만원가량의 서울 역삼동 강남N타워 사무실을 제공한다. 지난해 3월 인테리어 공사를 끝낸 이 사무실은 그야말로 신 회장 인맥의 전시장이었다. 옵티머스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과시했던 화려한 인맥을 실제 눈으로 보고 더욱 신 전 회장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신 회장이 방송계에 몸 담았던 만큼, 사무실이 개업하자 지상파 방송의 유명 전 앵커의 화환이 날아들었다고 한다. 신 회장은 A 전 앵커를 사무실로 부르고 식사를 함께 하는 모습을 주변인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A 전 앵커는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 형”이라며 호형호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옵티머스 관계자들은 신 회장의 호언이 사실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A 전 앵커는 이에 대해 “신 회장을 전혀 모르고 일면식도 없다”며 “신 회장 사무실에 화환을 보내거나 방문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사 무마 힘 있다”... ‘위기관리’ 능력 강조

신 회장이 옵티머스에 무엇보다 강조해서 어필한 것은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신 회장의 과시성 발언은, 현직 경찰서장이 실제로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더욱 믿음직스러워졌다. 신 회장은 당시 서울의 한 경찰서장이었던 B 총경을 사무실과 식사 자리에 불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신 회장은 B 총경을 앞에 두고 “내가 경찰 인사에 힘 써줄 수 있는 사람과 닿는다”며 “진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B 총경은 이에 대해 “개인적 친분으로 사무실에 방문하고 함께 식사했을 뿐 청탁을 주고받은 바는 전혀 없다”며 “진급을 부탁할 처지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신 회장은 검찰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특히, 신 회장 사무실에 일주일에 3~4번쯤 자주 방문했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직원 C씨는 검찰에서 청와대로 파견 간 검찰 수사관이었다. C씨는 신 회장은 물론, 신 회장과 함께 움직였던 로비스트 김모씨와도 형, 동생으로 지내며 옵티머스 사업과 관계된 인사들을 수시로 만났다. C씨는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진 후 청와대에서 퇴직한 상태다.

신 회장은 이밖에도 검찰 전관 D 변호사와의 친분도 과시했다고 한다.

C씨는 언론을 통해 “옵티머스 인사들에게 용돈을 받는 등 옵티머스 사업과 관계된 일을 한 바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D 변호사도 이에 대해 “신 회장 형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으나 연락을 안 한지 오래됐다”며 “신 회장과는 거의 모르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법원, 감사원까지 ‘내 사람’... 현재 잠적 중

신 회장은 현직 판사와 감사원 감사위원 등과의 친분관계도 뽐냈다고 한다.

그는 자신과 친척 관계라며 E 부장판사의 이름부터 내세웠다. 신 회장은 E 부장판사가 구속 등을 막아줄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신 회장은 또 다른 부장판사 F씨를 사무실에 초대해 주변인들에게 소개시켰다.

E 부장판사는 “신 회장과는 친척이 아니다”며 “옵티머스 사건은 언론을 통해서야 알았다”고 의아해했다. F 부장판사는 “형과 개인적인 친분으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것일 뿐 옵티머스 관련 일을 하는 줄도 몰랐다. 신뢰관계가 있던 사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감사위원 G씨와 식사한 사실을 주위에 알리며 자신을 유능한 로비스트로 포장하기도 했다.

G씨는 이에 대해 “동창 모임에서 신 회장을 봤을 뿐”이라며 “옵티머스 관련 일에 연관된 것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잘라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옵티머스 각종 사업에서 신 회장과 김씨, 또 다른 로비스트 기모씨 등 3인방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과 녹취파일 등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 옵티머스 관계자는 “옵티머스가 5000억원대의 펀드 사기를 벌인 만큼 어떤 로비라인이 실체가 있겠지만, 다른 로비라인은 허풍일 수 있다”며 “신 회장이 평소 과장해서 말하는 버릇이 있어 내뱉은 말들이 정말 사실인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털어놨다.

신 회장은 앞서 언론을 통해 자신은 로비스트가 아니라며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인터뷰했지만, 현재는 휴대전화를 꺼 놓은 채 잠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청윤·이창훈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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