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다우디 "동료 덕에 코로나 블루 훌훌..우승으로 보답하겠다" [추석인터뷰]

천안|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입력 2020. 9. 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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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현대캐피탈 다우디 오켈로가 지난 23일 충남 천안아산역 인근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안|박민규 선임기자



남자배구 현대캐피탈 다우디 오켈로(25)가 어느덧 한국에서 두 번째 추석을 맞았다. 한국인들에게 추석은 가족의 정을 나누는 명절이지만 다우디에겐 갈 수 없는 고향 우간다와 그곳의 가족을 그리워하는 시간이다.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가족과 생이별한 다우디는 이제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매진하면서 다가오는 V리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3일 충남 천안아산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다우디는 “우간다에 가겠다는 생각은 지난 6월말쯤 포기했다. 가더라도 8월에는 돌아와야 하는데, 자가격리 기간 등 여러 가지를 따져보니 우간다에 다녀오는 게 무리일 것 같았다”며 “마음을 내려놓은 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슬슬 하면서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다우디는 한국 프로배구 최초의 우간다 출신 선수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말 V리그가 조기 종료된 뒤 우간다에 다녀오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우간다 공항이 폐쇄되는 바람에 고향에 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8월8일 우간다에서 하려던 결혼식도 무기한 연기했다.

팀 동료들이 가족에게 돌아간 비시즌 내내 다우디는 홀로 외로움을 견뎌야 했다.

그는 “길게는 하루 6시간씩 여자친구,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그리움을 달랬다”며 “주로 집에서 영화를 많이 봤다. 반려견 ‘키미’를 산책시킬 때를 제외하고는 밖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 후에야 그는 서울 이태원의 한 식당을 찾아가 우간다 음식을 먹었고, 통역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7월 팀 훈련이 재개돼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게 된 건 그에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다우디는 “두 번째 시즌인 만큼 팀원들에게 좀 더 익숙해졌고 서로 간의 소통도 더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팀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매주 일요일 한국어를 공부한다. 한국인 선수들도 다우디와 대화하기 위해 영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우디는 “주장 신영석이 영어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홍민기, 이시우, 여오현 코치님도 영어를 잘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쌓은 경험은 그의 자산이 됐다. 그는 “상대팀 특징을 파악하고 있고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서 “최태웅 감독님이 서브와 스텝, 블로킹 등에서 새로운 기술을 주문하셨다.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고치면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디는 우간다에도 크리스마스, 독립기념일, 부활절 등 큰 공휴일이 있지만 추석과 비슷한 개념의 명절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추석날 보름달에 빌고 싶은 소원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주저없이 “건강과 팀의 우승, 하루 빨리 가족을 만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우디는 “내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을 때 팬들이 나를 걱정한다는 것을 느꼈다. 감사드린다”며 “모두 건강하게 이 시기를 잘 이겨내기를 바란다. 코로나19가 종식돼 하루 빨리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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