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귀 쫑긋' 개·고양이와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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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고양이가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려면 귀가 어느 쪽을 향하는지 보면 된다.
이는 의도적인 행동으로 개, 고양이, 말 등의 귀가 무의식적으로 소리 나는 쪽으로 향하는 것과는 다르다.
소리 나는 쪽으로 귀가 저절로 향하는 기능은 사람과 침팬지 등 사람과 가까운 영장류에서 사라졌다.
사람이 어떤 소리에 주목하면 그쪽 귀의 근육 전기신호가 강해지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는 장치를 만들어 "원하는 소리는 증폭하고 무시해도 되는 그 밖의 소음은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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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근육 신경반응과 미미한 움직임 확인..새로운 보청기에 응용 가능

개나 고양이가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려면 귀가 어느 쪽을 향하는지 보면 된다. 낯설거나 큰 소리, 중요한 소리가 들리면 동물의 귀는 저절로 그리로 향하고 쫑긋 선다. 사람도 미미하지만 다른 동물과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귓바퀴를 움직이는 사람도 있다. 이는 의도적인 행동으로 개, 고양이, 말 등의 귀가 무의식적으로 소리 나는 쪽으로 향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사람의 이런 능력은 귀를 움직이는 근육이 아직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 자를란트대 신경학자들은 정밀 측정장치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사람도 다른 동물처럼 무의식적으로 귓바퀴를 관심 있는 소리 쪽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자들은 2가지 실험을 했다.
먼저 실험자에게 스피커로 따분한 이야기를 들려주다 아기 울음이나 발소리 등을 갑자기 들려줬을 때 귀 주변 근육의 전기활동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았다. 표면 근전도(EMG)를 측정한 결과 소리가 나자 그쪽 귓바퀴 주변 근육에 전기활동이 즉각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은 두 개의 팟캐스트를 따로 틀어 놓고 실험자가 그중 하나에 집중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폈다. 앞서 실험과 마찬가지로 듣고자 하는 자극에 가까운 귓바퀴 주변에서 전기자극이 강했는데, 의식적으로 소리에 집중할 때는 귓바퀴가 위로 쫑긋 솟고 동시에 귓바퀴 위쪽 가장자리가 뒤로 젖혀지는 움직임을 보였다.
연구 책임자인 다니엘 슈트라우스 자를란트대 교수는 “귀 근육 주변에서 전기적 신호가 나타나는 것은 그쪽으로 청각이 집중된다는 걸 뜻한다”며 “사람이 아직도 귓바퀴를 음원을 향해 움직이는 기초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는 “이 시스템이 약 2500만년 전 흔적기관이 돼 뇌 속에 ‘신경 화석’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소리 나는 쪽으로 귀가 저절로 향하는 기능은 사람과 침팬지 등 사람과 가까운 영장류에서 사라졌다. 영장류 가운데 긴팔원숭이는 아직 그 기능이 살아있다. 연구자들은 “2500만년 전 긴팔원숭이가 구세계원숭이로부터 분화했을 때 이미 귀를 움직이는 능력이 너무 약해져 더는 진화과정에서 약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화석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측정한 결과 낯선 소리를 들었을 때 귀 주변 근육으로 향하는 신경반응의 강도는 사람이 씹기, 미소 짓기, 의도적으로 귀 움직이기 등을 할 때보다 10분의 1∼100분의 1 수준으로 약했다. 연구자들은 야행성이던 원시 영장류가 주행성으로 바뀌면서 청각보다 시각에 의존하게 돼 귀를 움직이는 능력이 쇠퇴했을 것으로 설명했다. 이후 귀가 작아지고 딱딱해지는 과정에서 귀의 움직임은 더욱 감퇴했다.

이처럼 흔적만 남은 ‘귀를 쫑긋하는’ 능력은 우리에게 어떤 현실적인 의미가 있을까. 슈트라우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청기의 성능을 향상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어떤 소리에 주목하면 그쪽 귀의 근육 전기신호가 강해지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는 장치를 만들어 “원하는 소리는 증폭하고 무시해도 되는 그 밖의 소음은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새로운 보청기가 자신이 듣고자 하는 쪽의 소리를 더 잘 듣도록 자동으로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보청기가 거의 실시간으로 귀 근육의 전기활동을 해석하고 소형 프로세서가 사용자가 들으려고 하는 방향으로 지향성 마이크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이 라이프’ 3일 치에 실렸다.
인용 저널: eLife, DOI: 10.7554/eLife.5453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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