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아웃 엎고 돌아온 이용규, 불꽃 투혼으로 탈꼴찌 이끄나

장민석 기자 2020. 10. 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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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타율 0.393
한화는 9위 SK와 승차 없어
8일 KIA전에서 안타를 때리는 이용규. / 연합뉴스

이용규(35·한화)는 시즌을 앞둔 본지 인터뷰에서 “올 시즌엔 원 없이 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작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에 갑자기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가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았다.

동료들의 투표로 올 시즌 한화 주장으로 뽑힌 이용규는 “작년에 동료에게 졌던 빚을 2배, 3배로 뛰면서 갚으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2월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전부터 엄격한 식단 관리와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6~7kg을 감량했다.

이용규는 올 시즌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의 타격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2.08로 최재훈(2.40)에 이어 팀 내 2위다. 한화의 올 시즌 타격 WAR이 4.49인 것을 감안하면 이용규의 비중을 알 수 있다. 그는 한화에서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다.

작년 한 해를 쉬었기에 올 시즌 풀타임 활약을 하고 싶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달 내복사근 부위가 3.8cm 찢어져 4주 진단을 받았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올 시즌 복귀가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용규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올 시즌을 이대로 끝낼 순 없었다. 2주가량 충분한 휴식과 함께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부상 부위가 기적처럼 빠르게 회복됐다. 이를 악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강철 몸’을 만든 것이 회복 속도를 빠르게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뛰어도 좋다는 의사 소견에 이용규는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남은 시즌 크게 무리할 필요가 없었지만 캡틴의 책임감은 남달랐다.

이용규는 2월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전부터 엄격한 식단 관리와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6~7kg을 감량했다.

10월 2일 롯데전에 복귀한 이용규는 2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4일 롯데전부터 안타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9일 키움전까지 그는 6경기에서 11안타를 몰아쳤다.

이용규는 이날 키움을 맞아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3-2로 앞선 2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툭 밀어치는 지능적인 안타로 1타점을 올렸다. 그는 4회에도 안타 하나를 추가했다. 부상에서 돌아오고 나서 10월 타율이 0.393에 달한다.

주장 이용규가 분전하는 한화는 최근 제대로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9일엔 키움을 7대6으로 제압했다. 키움은 4위로 떨어졌다.

한화는 한때 역대 최초 100패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최근 10경기에서 6승4패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현재 42승85패로 이 페이스를 유지해도 48승96패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한화는 최근 선전으로 탈꼴찌도 가능해졌다. 승률 0.331의 한화는 9위 SK(43승86패·승률 0.333)에 승차 없이 승률이 2리 뒤져 10위다. 10일 경기에서 한화가 키움을 꺾고, SK가 KIA에 패하면 길었던 꼴찌의 시간에서 드디어 벗어나게 된다.

한화는 10월 들어 최재훈(타율 0.444)과 정진호(0.370), 송광민(0.292) 등 베테랑 타자들이 힘을 내고 있다. 스무 살 노시환은 3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돌아온 이용규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면서 그라운드에선 몸을 던지는 솔선수범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한화 팬들은 올 시즌 야구를 보면서 웃는 날보다 화가 나는 날이 많았다. 그래도 시즌 막판 좋아진 모습으로 내년을 기대하게 한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지를 불태우는 이용규가 그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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