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된 걸그룹 출신들 고백이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 [이슈와치]

이수민 2020. 11.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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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누구를 위해 사는 걸까?" "저의 자아를 찾고 싶었어요."

20대 엄마가 된 걸그룹 출신들 고백이 무겁다.

MBN '미쓰백'에 출연 중인 그룹 크레용팝 출신 소율은 프로그램 합류 이유를 "자아를 찾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소율은 10월 8일 방송된 '미쓰백'에서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박소율'로서의 자아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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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희, 소율(위부터/사진=유튜브 채널 ‘율희의 집’, MBN ‘미쓰백’ 영상 캡처)

[뉴스엔 이수민 기자]

"내 인생은 누구를 위해 사는 걸까?" "저의 자아를 찾고 싶었어요."

20대 엄마가 된 걸그룹 출신들 고백이 무겁다. 자신의 '선택'이라는 점과 출산에 따른 '육아'는 부모라면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반문을 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씁쓸함을 떨칠 수 없다. 여전히 대비되는 성(性) 역할과 '워킹맘'의 현실이 두 사람 말 속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룹 라붐 출신 율희는 11월 25일 유튜브 채널 '율희의 집'에 '먹방도 하는 워킹 율희의 24시간 밀착카메라'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한 식당에서 유튜브 PD를 만난 율희는 독박 육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요즘 계속 집에 있었다. 시터 이모님이 토요일만 오신다. 평일에는 완전히 독박 육아지만 괜찮은 것 같다. 이모님이 계실 때나 안 계실 때나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잠이 잘 안 오니까 많이 우울해지더라. 낮에는 쌩쌩한데 밤만 되면 '내 인생은 누구를 위해 사는 걸까'라는 심오한 고민이 든다"라며 "'내 인생은 누가 찾아주지?', '내 인생인데 나를 위한 시간은 하루에 한 시간도 없네'라고 혼자 생각했다. 옆에서 누가 고요하게 자고 있으면 외롭더라"라고 털어놨다.

MBN '미쓰백'에 출연 중인 그룹 크레용팝 출신 소율은 프로그램 합류 이유를 "자아를 찾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소율은 10월 8일 방송된 '미쓰백'에서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박소율'로서의 자아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율희는 2018년 FT아일랜드 출신 최민환과 결혼했다. 이후 3남매를 품에 안으며 2017년 KBS2 '살림하는 남자들2'에 출연해 결혼 후 일상을 공개했다. 현재 최민환은 상근 예비역으로 군대 복무 중이다.

소율은 2016년 가수 문희준과 결혼했다. 지난해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문희준의 아내이자 잼잼이의 엄마로서 살림과 육아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미디어는 이상적인 가정과 부부의 관계성, 귀여운 자식들 모습에 집중한다. 간혹적으로 육아 고충과 살림의 고됨을 담기도 하지만, 현실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시청자들은 보이는 것을 본다. (대표로) 미디어에 노출된 두 사람도 주로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모습으로 국한되어 소비됐다. 이들의 뒤늦은 고백이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이는 개인 유튜브나 '사연의 판'을 깔아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결혼 후 고충을 털어놓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그들이 '어린', '여자 아이돌' 출신이라면 말이다.

가정 내 성역할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워킹맘'에 대한 처우 또한 달라지고 있다. 이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엄마'를 소화하며 방송 활동을 이어가는 여성 연예인들도 어렵지 않게 보인다.

다만 그 범위의 확장은 절실하다. 나아지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나아갈 길이 남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더 '많은' 미디어에서 '하고 싶은' 방송을 '눈치 보지 않고' 하는 워킹맘들이 보고 싶다.

뉴스엔 이수민 su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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