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Nostalgia]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 가레스 배리 – 183

이형주 기자 2020. 9. 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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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레스 배리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 온 것에서 나온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일주일에 한 명씩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 가레스 배리 - <183>

인생이라는 것은 아주 오묘하다. 어떤 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 곡선을 그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지하 깊숙하게 침잠하기도 한다. 그 진폭이 완만한 이도, 매우 요동치는 이도 있다.

이런 인생의 오묘함 속에서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명제를 증명한 선수. 이 선수는 재능있는 모든 선수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EPL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역사가 된 선수다. 동시에 커리어 막판 절도라는 범죄를 저지르며 지탄을 피할 수 없는 선수이기도 하다. 

배리는 1981년 잉글랜드 헤이스팅스에서 태어났다. 헤이스팅스는 잉글랜드 남부의 해안 휴양 도시다. 대부분의 프리미어리거들이 그러하듯 배리 역시 어린 시절부터 촉망받던 재능이었다. 

배리는 고향 헤이스팅스 옆의 대도시인 브라이튼을 연고로 하는 브라이튼 호브 알비언 유스팀에 들어가게 됐다. 영국 언론 <버밍엄 메일>에 따르면 이후 배리는 마이클 스탠딩과 함께 잉글랜드의 명문인 아스톤 빌라 유스로 적을 옮기게 되는데,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FA의 조정 끝에 빌라가 배리와 스탠딩 두 선수에 대한 브라이튼에 보상금을 전달하는 한편, 두 선수를 이적시킬 시 이적료의 일부를 브라이튼이 받는 셀 온 조항을 삽입하는 것으로 결론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배리의 절친한 친구이자 같이 적을 옮긴 스탠딩은 프로에서는 빛을 보지는 못하는데, 이후 선수 생활을 접은 뒤 친구의 에이전트로 일하게 된다.

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배리는 빌라 유스에서도 계속 정진하며 실력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1997/98시즌 5월 세필드 웬즈데이전에서 이안 테일러와 교체돼 투입됐다. 꿈의 무대이자, 그가 가장 많이 뛰게 될 무대에 첫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배리의 신인 시절 빌라는 3-5-2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마크 보스니치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수비는 스티브 왓슨, 스게이트, 우고 에히오구가 구성했다. 미드필더는 앨런 라이트, 이안 테일러, 리 헨드리, 마크 드라퍼가 위치했다. 공격은 주로 줄리안 요아킴과 스탄 콜리모어가 투톱으로 주로 나섰다. 

배리는 3-5-2 포메이션 속에서 왼쪽 센터백, 왼쪽 윙백, 왼쪽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이에 배리는 존 그레고리 감독의 신임을 받았으며 출전시간을 급격히 늘려나갔다. 이미 EPL 두 번째 시즌인 1998/99시즌부터 모든 대회 37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배리는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 됐다. 

배리는 빌라와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 1998/99시즌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는 빌라 소속으로 첫 골을 넣었다. 2000년 FA컵 준우승 멤버였고, 2001 UEFA 인터토토컵 준우승 멤버였다. 

2000년 중반 이후 잉글랜드는 케빈 놀란, 조이 바튼, 스콧 파커 등 중위권 팀들에서 매력적인 미드필더들이 배출되게 되는데, 배리도 여기에 꼽히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06/07시즌 토트넘 핫스퍼전에서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득점하는 배리

빌라는 그 중에서도 점차 전력이 상승했고 2007/08시즌 전후로는 당시 빅4라 불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FC, 리버풀 FC, 아스널 FC도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성장했다. 배리는 그 중심에 있었다. 

오닐 감독 지휘 하에 스콧 카슨, 윌프레드 보우마, 마르틴 라우르센, 게리 케이힐, 울로프 멜베리, 나이젤 레오 코커, 가레스 배리 스탈리안 페트로프, 애쉴리 영, 가브리엘 아그본라허, 욘 사레브가 포진한 당시 빌라는 매력적인 팀 그 자체였다. 

하지만 빌라는 빅4와의 격차를 좁히기만 했을 뿐 뒤집는 것에는 번번히 실패했다. 이에 우승컵과는 번번이 거리를 두게 됐다. 이로 인해 우승이라는 야망을 품고 있던 배리가 이적을 고민하기에 이른다. 

영국 언론 <기브미 스포츠>에 따르면 배리가 고민에 골몰하던 2008년 여름 리버풀에서 이적 제의가 날아들었다. EPL 우승을 원하는 리버풀이 배리에게 접근한 것이다. 리버풀은 다가오는 2008/09시즌에 오랜 숙원인 EPL 우승을 이루고자 했다.

당시 리버풀 감독 라파엘 베니테즈가 진단한 2007/08시즌 리버풀의 문제점은 하위권 팀들 상대로 무승부가 많았다는 것이었다. 리버풀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하위권 팀들은 비기거나 이기고 있는 상황에 자신의 진영 깊숙한 곳에 내려앉아 수비를 했다. 이로 인해 무승부가 자주 나왔다. 실제로 2007/08시즌 6R 버밍엄 시티전 무승부 등 뼈아픈 경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보강이 필요했다.

베니테즈가 원한 인물은 당시 빌라의 주장이었던 배리와 토트넘 핫스퍼의 주장이었던 로비 킨이었다. 베니테즈는 다양한 위치에서 공격 전개가 가능한 배리와 득점력이 탁월한 킨이 온다면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 여겼다. 당시 두 선수의 이적료는 약 1,800만 파운드(한화 약 281억 원) 정도로 비슷하게 형성됐다.

하지만 당시 공동 구단주였던 조지 질레트와 톰 힉스는 충분한 이적 자금을 쥐어주지 않았다. 때문에 릭 페리 단장은 택일을 해야 했다. 페리 단장을 비롯한 리버풀의 보드진은 언성 히어로 배리보다 꾸준한 득점을 올리는 킨을 더 높게 평가했다. 리버풀은 킨을 토트넘으로부터 영입했다. 베니테스는 배리 영입도 요청했지만 이는 구단주들의 반대로 결렬됐다. 이에 배리는 큰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배리는 그를 성장시켜준 빌라를 버려두고 리버풀에 합류하려는 열망을 보이면서 점차 클럽과 갈등을 빚게 됐다. 오닐 감독과도 갈등을 겪게 됐다. 배리는 2008/09시즌 빌라를 다시 6위에 올려놓으며 활약하나, 리버풀이 아니더라도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 

2009년 여름 이런 상황에서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 부임 후 클럽 위상을 높이고자 했던 맨시티가 1,200만 파운드(한화 약 187억 원)라는 적지 않은 금액으로 배리를 영입했다. 

빌라에서처럼 클럽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맨시티행은 배리에게도 많은 이점을 가져다주게 된다. 바로 트로피운. 앞서 언급됐던 배리와 유사한 상황의 잉글랜드 국적 중위권 미드필더들에 비해 우승컵을 가져가게 됐다. 

배리가 헌신한 빌라. 그 홈구장 빌라 파크.

2010/11시즌 마침내 이뤄낸 개인 첫 FA컵 우승도 배리에게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의미있던 것은 역시나 2011/12시즌 본인과 팀의 역사적인 첫 EPL 우승이었다. 배리는 시즌 내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마지막 경기인 퀸즈 파크 레인저스서도 끝까지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선발 출전해 열심히 뛰다 교체되며 대역전극에 힘을 보탠 바 있다. 

하지만 감격적인 우승 직후 배리는 노쇠화 기미를 드러내게 된다. 이에 2012/13시즌을 끝으로 맨시티 생활을 마무리하고 2013/14시즌부터 에버튼 FC 임대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눌러 앉게 됐다. 

완전 이적 첫 시즌인 2014/15시즌 부침을 겪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배리는 좋은 모습을 유지했다. 이에 에버튼의 든든한 베테랑으로 활약하며 중심을 잡아줬고 라이언 긱스, 프랭크 램파드에 이은 역대 세 번째 EPL 600경기 출장자로 자리했다. 

에버튼 시절 배리(사진 우측)

배리는 자신을 중용하던 로베르트 마르티네스 감독이 떠난 뒤 부임한 로날드 쿠만 감독 체제에서 이전만큼의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했다. 또한 에버튼이 리빌딩 기조를 띔에 따라 이적을 모색하게 됐다. 배리의 선택은 웨스트 브롬위치의 알비언이었다. 

그간 배리가 걸어온 길이 이미 역사로 자리하고 있었다. WBA에서 배리는 이전만큼 돋보이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묵묵함으로 헌신했다. 그가 쌓은 역사에 WBA서의 경기들이 더해지면서 새 역사가 만들어졌다. 

배리는 2017년 아스널 FC전에서 출전하며 EPL 633경기 출전을 기록, 632경기의 라이언 긱스를 누르고 EPL 최다 출전자가 되는 금자탑을 쌓았다. "위대한 발걸음이다"라는 토니 풀리스 감독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찬사를 비롯 축구인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배리는 자신이 만든 위대한 업적에 대한 찬사를, 찬사만으로 남겨두지 못했다. 범죄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 BBC에 따르면 배리는 2018/19시즌 자신의 팀의 강등권에 허덕이던 상황에서 팀 동료 조니 에반스, 보아즈 마이힐, 제이크 리버모어와 전지훈련 중 택시를 탈취해 호텔로 돌아가는 범죄를 저질렀다. 해당 행위만으로도 지탄을 받을만 했고, 여기에 더해 팀이 강등 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선 안 될 베테랑의 과오였다. 결국 이 시즌 팀은 강등됐고 배리는 방출되기에 이른다. 

WBA가 팀 사정상 배리를 다시 영입했고, 마지막 시즌이 된 이번 2019/20시즌에 팀의 EPL 복귀에 힘을 보태며 본업에서 자신의 실력은 다시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그가 해당 사건을 평생 안고 가야 한다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 

배리는 올 시즌 후 팀이 EPL에 복귀했기에 한 시즌 더 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WBA는 8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리의 은퇴를 알렸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이 아니었다면, 또 택시 탈취 사건을 벌이지 않았다면 더 화려할 수 있었던 레전드의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받을 수 있었던 그 스포트라이트를 온전히 받지 못한 채 상대적으로 초라한 마무리를 하게 됐다. 

6-1 대승 당시에 발로텔리의 득점이 나오자 기뻐하는 배리(사진 우측)

◇EPL 최고의 순간

2011/12시즌 9라운드에서 맨유와 맨시티가 맞붙었다. 이날 경기는 미리보는 결승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싱거웠다. 야야 투레, 가레스 배리, 다비드 실바로 이어지는 맨시티 미드필더진이 상대 미드필더진을 압도했고 6-1 맨시티의 대승으로 귀결됐다. 배리 역시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플레이 스타일

커리어 초기에는 왼쪽 센터백, 왼쪽 윙백, 중앙 미드필더 등 다재다능한 멀티 플레이어였다. 복수 포지션을 소화하는 만능 선수로 활약하다 점차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굳혀갔다. 이후 안정적인 볼배급을 장점으로 하는 중앙 미드필더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프로필

이름 – 가레스 배리

국적 – 영국(*잉글랜드 대표)

생년월일 - 1981년 2월 23일

신장 및 체중 – 183cm, 79kg

포지션 – 중앙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 왼쪽 풀백

국가대표 기록 – 53경기 3골

EPL 기록 – 653경기 56골

◇참고 영상 및 자료

프리미어리그 1997/98시즌~2019/20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아스톤 빌라 공식 홈페이지

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에버튼 FC 공식 홈페이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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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버밍엄/빌라 파크), EPL 공식 SNS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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