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올려주느니 집 사자" 서울 금관구 아파트 줄줄이 최고가

허지윤 기자 2020. 10. 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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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했던 금관구(금천·구로·관악구) 지역에서도 역대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성현동아' 전용면적 84㎡형은 이달 6일 8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동일면적 기준 역대 최고가다. 전용면적 114㎡형도 지난달 24일에 8억9950만원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용면적 59㎡짜리는 지난달 18일 역대 최고 가격인 7억8800만원에, 84㎡짜리는 역대 최고가 9억3000만원에 각각 손바뀜이 생겼다. 봉천동 ‘봉천두산1, 2단지’ 전용 59㎡도 9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셋값을 더 올려주느니 집을 사자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거래가 뜸하지만, 이뤄졌다 하면 직전 거래가보다는 높은 값에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 본 잠실 주택가 전경. /고운호 기자

금천구에서도 지난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아파트 전용 101㎡가 역대 최고가인 1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8월에는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115㎡가 9억4800만원에 거래되며 역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구로구에서는 1998년에 준공된 구로동 ‘구로두산’ 전용 63㎡형이 지난 달 6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달 ‘구로삼성래미안’ 전용 109㎡도 9억원에 거래돼 동일면적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8월엔 개봉동 ‘개봉한진’ 전용 84㎡형도 최고가인 6억7000만원에 거래됐고, ‘개봉한마을’ 84㎡짜리도 최고가인 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0억원을 넘나드는 곳도 있다. 신도림동 ‘신도림 대림1,2차’ 84㎡형은 9억55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신도림 동아1차’ 84㎡형도 11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서울 안에서도 집값이 그나마 저렴한 축에 속했던 금천구와 구로구, 관악구의 아파트들도 줄줄이 최고가를 기록한 데에 최근의 전세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전세계약 연장을 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전세금에 대출을 보태 주택을 매수하겠다고 뒤늦게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신도림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15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는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세금에 대출을 더해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이들이 신고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은 금천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금천구는 2019년 1월(4억429만7000원) 대비 올해 9월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5억2588만5000원)이 30%나 뛰었다. 같은 기간 구로구는 9.4% 오른 5억7541만5000원, 관악구는 6.8% 상승한 5억3051만1000원이 됐다.

정부는 늘어난 세금을 회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6월 1일부터는 오른 종합부동산세율이 적용된다. 또 주택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양도세율이 70%로 적용되고, 1년 이상~2년 미만은 60%, 2년 이상 보유했으면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26~62%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 밖에 정부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던 주택들이 자동말소되면서 시장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7·10 대책에서 등록임대 중 단기(4년) 민간임대주택, 아파트 장기(8년) 일반매입 임대주택을 폐지하면서, 의무 임대기간 절반을 채우면 등록말소 뒤 5년 안에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부도 이를 통해 시중에 나올 수 있는 임대사업자 매물이 46만8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봤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시경제에 큰 문제가 없는 한 이들 지역 역시 집값이 내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다주택자들이 중저가 아파트를 우선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은 있으나, 금관구 지역에서 다주택자 보유분의 급매가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면서 "정책적 변수가 없는 한 가격이 하락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도 "서울인데다 교통 인프라가 뒷받침되고 2030세대의 패닉바잉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보유세 부담에 따른 급매와 가격 하락 가능성이 현재로선 작다"면서 "법인 및 다주택자도 서울보다는 지방에 사들였던 아파트를 먼저 처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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